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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미술 전시회를 찾아야 할 이유

3년여 간 지속된 코로나19 방역조치가 조금씩 완화되고 있다. 2022년이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기대도 커지고 있다. 불교계 역시 국가중요무형문화재인 연등회가 3년 만에 재개되는 등 따뜻한 봄바람을 타고 반가운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잔뜩 움츠렸던 불교미술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코로나19로 세상이 멈춰 서기 전 불교미술계는 부처님오신날을 전후해 크고 작은 전시회로 봉축기간을 장엄했다. 부처님오신날은 불자들에게 가장 큰 축제이기도 하지만 불교미술인들이 전시회를 통해 지난 1년간의 노력과 열정을 선보이고 불자들과 소통하는 귀한 자리였다. 그러나 불교미술인들은 코로나19로 2년이 넘게 혹독한 시련의 시간을 견뎌야 했다.

5월1일까지 서울 학고재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는 법관 스님이 그렇다. 스님은 이번 전시회를 위해 지난 2년간 꾸준히 작업을 진행해왔고, 몇 달 전부터는 밤잠까지 줄여가며 매일 15시간가량 붓을 들었다고 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45점의 작품들 모두 그 지난한 과정을 통해 탄생한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손묵광 사진작가는 2년간 전국에 산재된 마애불을 찾아 직접 촬영한 200여점의 사진 중 25점을 엄선해 전남대 박물관에서 ‘피안의 미소’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갖는다. 그는 마애불 촬영을 위해 지구 한 바퀴 이상의 거리를 이동했고, 하나의 탑을 찍기 위해 서너 번 답사는 예사이며 최고의 작품을 위해 차 안에서 밤을 지새운 날도 적지 않았다. 

서울 비로자나국제선원 갤러리 까루나에서 열리는 선진 스님의 ‘바로 지금 여기’ 설치미술전, 새벽 산사의 고요하면서도 명징한 풍경을 화폭에 담아온 한동훈 작가의 개인전 ‘새벽녘 너머’, 김상희 작가의 고려불화 재현전 ‘천개의 강 천개의 달빛’ 등 지금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작품이 이 같은 과정을 통해 태어난 결과물이다. 

불교미술인들이 인고의 시간을 견디며 피와 땀으로 빚어낸 작품은 이 시대의 불교미술인 동시에 미래의 불교유산이다. 불교유산은 작가의 노력만으로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이 시대를 동행하는 불자들의 호응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결과물이 그대로 미래로 흘러 위대한 유산으로 남게 된다. 삼국시대와 고려시대, 조선시대와 현재를 거친 불화, 불상, 건축물들이 오늘날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기억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현태 기자
김현태 기자

불교를 주제로 한 전시회에 주빈은 불자일 수밖에 없다. 불교미술인을 위해, 포교를 위해 불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모처럼 마련된 자리를 불자들이 외면한다면 불교미술인은 물론 미래의 불교유산도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미래 불교유산을 일구는 것은 불자들의 몫이다.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한다는 마음으로 가까운 전시장을 찾아 불교미술인들의 그간의 작업을 감상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628호 / 2022년 4월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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