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옹, 청화, 월하, 덕암 스님 등 불교계의 대표적인 선지식들이 잇따라 열반에 들면서 불자들에게 허탈함과 서운함이 팽배해 있던 차에 들려온 선 법문 소식에 불자들은 희색이 만면하다. 불자들의 허전한 마음과 새로운 선지식의 출현을 고대하는 중생심에 부응한 선사들께 불자들을 대표하여 심심한 감사의 뜻을 표명하는 바이다.
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이달부터 조계사와 봉은사, 상도동 보문사에서 많은 선사들이 나서 간화선의 요의를 설명하고, 선 법문에 나선다. 이 장엄한 자리에 나서는 선사들의 대부분은 불교 언론에서조차 소개되지 않았던 분들이 많다. 그만큼 산중의 수행처를 떠나지 않았던 분들이다. 그러나 그분들은 선가에서 익히 그 명성이 잘 알려진 분들이다. 오래전부터 제방의 선원에서 조실과 선원장으로 지내면서 정진을 거듭하고 후학을 양성하면서 충분히 그 기량이 검증됐지만 인연이 성숙하지 않았기에 대중들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을 뿐이다. 이런 분들이 마침내 불자들의 마음을 읽고, 나라의 정신을 바르게 이끌어갈 참 스승을 기다리는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잠시 산중에서 내려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시기로 마음을 낸 것이니 고맙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또 몇 해 전부터 교계 일각에서 제기되어온 근거 없는 간화선 위기설 등을 직접 잠재우기 위한 뜻도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지난 2월 초 경상북도 봉화군의 각화사에서 정진 중이던 고우 스님이 언론에 선원을 공개하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 응한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답한 스님의 한마디 한마디가 거침이 없고, 쉬운 언어로 이뤄져 있으면서도 많을 것을 생각하게 하는 것에 대해 많은 국민들은 감동과 함께 참다운 선지식을 만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부디 많은 불자들이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고 새로운 선지식들이 뿜어내는 법향을 만끽, 정진의 고삐를 새롭게 다잡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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