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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이 전통문화 보존·계승에 앞장서길”

  • 법보시
  • 입력 2022.04.15 16:39
  • 수정 2022.04.18 15:07
  • 호수 1629
  • 댓글 0

백창호 한국전통등연구원장

1996년부터 전통등 복원…비천장엄등 비롯해 200여종 재연
양주 창작센터서 10여명의 직원들과 전통등 제작·보급 매진

백창호 한국전통등연구원장은 “불교계의 청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지적하고 일깨워주는 것도 불교언론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백창호 한국전통등연구원장은 “불교계의 청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지적하고 일깨워주는 것도 불교언론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전통 등문화를 복원하고 현대에 맞게 재창조하고 있는 백창호 한국전통등연구원장이 4월13일 법보신문을 교도소, 군·병원법당, 관공서 등에 보내는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했다. 백 원장은 “불교언론은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다 아름답고 평화롭게 만드는 데에 기여해야 한다”며 “법보신문을 통해 많은 분들이 불교와 인연이 닿고 지혜로운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법보신문이 전통등을 비롯해 우리 민족의 다양한 전통문화가 제대로 보존·계승돼 사라지지 않도록 불교계의 관심을 불러일으켜달라”고 당부했다.

전통등은 어둠을 밝히는 도구로 한국인의 의식과 정서가 담긴 문화유산이다. 백 원장은 2012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연등회와 지역 축제에서 다양한 전통등이 등장할 수 있도록 만든 주역이다. 한지를 이용해 고문헌에 나오는 전통등을 200여종 넘게 재현했으며, 불교 소재 외에도 동화,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역사적 사건 등 현대인의 감성에 맞춘 작품을 꾸준히 창작해 전통등 대중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어둠이 절망과 슬픔을 상징한다면 등은 희망과 설렘의 시작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고단한 삶의 현실에서 간절한 소망을 등에 담았고 그 원하는 바에 따라 다양한 등을 만들어왔습니다. 등문화의 복원은 우리 정서와 미의식의 복원이기도 합니다.”

동국대 미술학과를 졸업한 백 원장이 전통등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6년이었다. 학창시절 미술학도이면서 민주화운동에도 적극 참여했던 그가 뒤늦게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였다.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총괄하는 봉축기획단에서 전통등 재현 프로젝트를 맡아달라는 제안을 해왔다. 처음엔 단순하게 생각했지만 막상 등을 만들자니 막막했다. 제등행렬 때 사용하고 거리에 내걸리는 주름등도 한국의 전통등과는 거리가 멀었다. 우리 것을 되살리자는 사명감과 반드시 복원하겠다는 은근한 오기가 솟았다.

그해 가을 백 원장은 전통등연구회를 결성하고 전통등 복원의 발원을 세웠다. 주변에선 “전통등이 무엇이냐” “그걸로 생활이 되겠느냐”고 우려했지만 아랑곳 않았다. 틈만 나면 도서관에 찾아가 옛날 문헌을 뒤적였고 한지를 잘 만든다는 공방도 수시로 찾아다녔다. 다행히 옛 문헌과 그림에서 단편적이나마 전통등의 복원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그 과정을 거쳐 20여종의 등을 복원했고, 1997년 4월 조계종 총무원 청사에서 전통등시연회를 열 수 있었다.

2년 뒤 전통등 재현 프로젝트는 마무리됐지만 전통등에 대한 그의 열정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생계를 위해 인쇄업을 하면서도 전통등 제작 강좌를 열고, 목어장엄등, 주악비천장엄등 등을 만들어 연등회 때마다 선보였다. 작품에 대한 연구로 밤을 지새우거나 부족한 역량을 탓하며 자책하는 날도 많았지만 그럴수록 전통등 제작기술도 눈부시게 향상됐다. 특히 그는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지역행사에도 전통등이 등장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 결과 서울, 진주, 영주, 안동, 청주, 울산, 안양, 영월, 여수, 부산 등지에서 그의 전통등이 장엄됐으며, 싱가포르, 중국 등 외국 유명한 등축제에 초청돼 전시되기도 했다. 2012년부터는 경기도 양주 광적로에 창작센터를 이전해 10여명의 직원들과 전통등 제작 및 보급의 한길을 걷고 있다.

봉축행사를 계기로 전통등의 길에 들어섰기에 불교에 대한 그의 애정도 남다르다. 불교계가 대중으로부터 신뢰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크지만 때때로 실망이 적지 않다.

“불교언론이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펴고 훼불로부터 불교를 지켜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불어 불교계의 청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지적하고 일깨워주는 것도 불교언론의 몫입니다. 그 길을 법보신문이 꿋꿋이 걸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629호 / 2022년 4월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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