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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오음염불법 홍성아(선복·59)

기자명 법보

친구 권유로 불교 입문하고 정진
사찰 순례중 염불 수행 지도받아 
꾸준한 기도로 찾아온 성격 변화
가족 사고무탈, 부처님께 감사해

선복·59
선복·59

평소 사찰을 좋아해 가끔 절에 놀러 가곤 했다. 그러다 친구의 권유로 불교에 입문하고 도심포교당에 다니기 시작했다. 새벽기도, 사시기도 등에 꾸준히 참석하며 경전 읽는 법을 배웠다. 

시간만 나면 도반들과 이절 저절 기도하러 다니며 기도하는 법도 배웠다. 혼자서도 매일 날이 새기도 전에 절 앞에 가서 기다리다 기도하고 오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도반들과 순천 금전산 금강암에 방문했다. 꼭두새벽부터 출발해 산을 타기 시작했다. 금강암까지 가는 길은 가파르고 험해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고 온몸이 쑤셨지만 부처님을 보러 간다는 기쁜 마음에 쉬지 않고 올라갔다. 법당에서 만난 대선 스님은 도반들과 차담하며 정토 수행법과 호흡오음염불, 나무아미타불 염불 수행을 가르쳐주었다. 불심이 무엇인지 잘 몰랐지만 그날부터 다니던 동네 포교당을 그만두고 금강암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산을 올랐다. 스님 가르침대로 호흡오음염불법과 나무아미타불 염불 수행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처음엔 염불이 너무 어려웠다. 염불하다 음이 틀리기도 하고 절 예절을 잘 몰라 스님께 꾸중을 듣기도 했지만 매일 절에 와 수행할 수 있음이 행복했다. 

사시기도 때 부처님께 마지를 올리는데 멀리서 범종 소리가 아주 작게 들려왔다. 금강암에는 범종이 없다. 신기하게도 매일 부처님께 마지를 올리는 순간마다 범종 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그래서 스님께 “왜 범종도 없는데 제게 종소리가 들려오나요?” 하고 묻자  스님은 “왜 종소리를 듣습니까? 듣지 마십시오”라고 했다. 스님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아 “제가 종소리를 들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라고 했더니 스님은 “다 자기가 들을려고 하니까 들리는 겁니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들으니 그때만 되면 ‘오늘도 종소리가 들려오지 않을까’ 하고 귀를 기울이고 있던 자신을 알아차렸다. 

어느 날 음식물의 상태가 변한 것 같아 버렸는데 스님이 어떻게 알았는지 음식을 왜 버리느냐고 호통을 쳤다. 스님은 “불자들이 얼마나 힘들게 가져와 부처님께 올린 공양물을 물어보지도 않고 함부로 버리느냐”고 꾸중했다. 스님은 “금강암하고 인연은 여기까지”라며 내일부터 오지 말라고 했다. 이틀 뒤 스님의 화가 풀렸을까 해서 다시 찾아갔더니 스님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주워담아 깨끗이 헹구어 냄비에 끓여 먹었다”고 말했다. 

나는 너무 죄송하고 부끄러웠다. 이 가르침으로 공양물 곡식 한 톨도 소중하다는 것을 배웠다. 그렇게 열심히 산에 다니면서 나도 모르게 기도가 됐나보다. 자식들이 “엄마는 조금 있으면 스님 되어 절로 갈 것 같다”며 “엄마가 절에 다니면서 화도 잘 안내고 말도 부드럽게 하는 등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바뀌어서 좋다”는 말을 들으니 내 기도가 헛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에 환희심이 났다.

어느 날 아들이 집에 들어오면서 “어젯밤 바다에 빠져 죽을 뻔 했다가 살아왔다”고 말했다.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 무슨 소리냐고 다그치니 친구들이랑 전남 무안 선착장 방파제로 밤낚시를 갔다가 발이 미끄러져 바닷물 속에 빠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해 무서웠다고 한다. 아들은 어렸을 적부터 물 공포증이 있어 물에 빠지면 패닉이 왔었다. 그런데 이번엔 “물에 빠지는 순간 누군가 안아준 것처럼 느껴지면서 마음이 편해졌다”며 ‘내가 여기서 허우적대면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아들은 “물속에선 숨을 참았다가 물밖으로 머리가 나오면 푸하고 숨쉬길 몇 차례 반복하다 발견돼 친구들의 도움으로 살아왔다”며 “하마터면 엄마 못보고 죽을 뻔 했다”고 하는데 ‘부처님께서 도와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또 고속도로에서 화물차가 사위의 차를 받은 일이 있다. 운전석 문을 밀고 지나갔음에도 천만다행으로 사위는 다친 곳이 하나 없었다. 차는 잔뜩 찌그러져 폐차됐다. 사위는 “다 장모님 기도 덕분에 목숨 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날도 나는 금강암에서 나무아미타불 염불을 하고 있었다.

항상 부처님께 감사하다. 오늘도 호흡오음염불 수행으로 가족과 주변인의 안전을 기도하고 있다.

[1630호 / 2022년 4월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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