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제22교구본사 해남 대흥사(주지 법상 스님)가 4월23일 경내 표충사(表忠祠) 일원에서 서산대사 탄신 502주년 ‘호국대성사 서산대재-대흥사 표충사 춘계제향’을 봉행했다. 서산대재는 사단법인 서산대사호국정신선양회가 주최하고 대흥사가 주관했으며 조계종 총무원, 문화체육관광부, 전라남도, 해남군, 해군 제3함대사령부 등이 후원했다.
호국대성사 서산대재는 대흥사 해탈문에서 표충사까지 스님의 위패를 봉송하는 예제관 행렬로 시작됐다. 대흥사는 전통제향을 고증해 2012년부터 서산대재를 봉행해 왔으며 유교식 제례에 이어 법요식, 추모재 순으로 제향을 진행했다.
유교식 제향에서는 표충사 향례 헌관과 집사들이 표충사에 전하는 향례홀기에 따라 서산대사와 사명당, 뇌묵당 진영에 향과 차를 봉향했다. 조광영 도의원, 조영천 해남교육장, 최형호 해남소방서장이 각각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으로 입제했다.
법요식에는 대흥사 조실 보선 스님을 비롯해 회주 월우, 주지 법상 스님과 동국선원 유나 정찬, 종회의원 원명, 미황사 주지 향문, 불교사회연구소장 원철, 백년대계본부 사무국장 여해 스님 등과 문금주 전남도청 행정부지사, 명현관 해남군수, 조광영 도의원 등이 동참했다.
대흥사 주지 법상 스님은 봉행사를 통해 “최근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의 전쟁 참상을 보면 호국정신의 가르침은 관념적인 교훈으로 회자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항양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생활화해야 한다”며 “호국의 정신은 애국과 애민의 마음을 바탕으로 타인의 존귀함을 알고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자비심으로 완성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우리는 수많은 환란 속에서 살고 있는데 이러한 환란을 떨쳐내는 방법은 상대를 배려하는 자비심과 실천해 나가는 보살행”이라며 “생활 속에 작은 배려 하나 봉사 하나 실천하는 일이 서산대사께서 전쟁의 환란 속에서 보여줬던 크신 뜻을 일상속에서 따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대흥사 조실 보선 스님은 법어를 통해 “호국애민은 부처님을 가르침을 생활화해 모두가 안락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서산대사의 그 큰 가르침을 잊지 말고 되새겨 나와 이웃을 위해 자비를 실천해 나가는 보살이 되자”고 말했다.
한편 1520년 태어난 휴정 서산 스님은 1552년 승과에 급제해 선교양종판사로 금강산, 두륜산, 묘향산 등지에서 후학들을 가르쳤다.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73세의 나이에 도총섭을 맡아 전국에 격문을 돌려 승병 1500여명을 결집해 승병장으로 평양성 탈환 전투를 이끌었다. 이후 1604년 정월 85세(법랍 65세)로 묘향산에서 입적했다. 스님의 가사와 발우, 염주, 교지 등은 대흥사에 보관됐다. 이후 후학들이 1669년 대흥사 인근에 표충사를 건립해 서산대사의 위국충정과 은덕을 기렸다.
신용훈 기자 boori13@beopbo.com
[1631호 / 2022년 5월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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