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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극복 상징 연등행렬 ‘감동!’

기자명 법보
  • 사설
  • 입력 2022.05.02 14:43
  • 호수 1631
  • 댓글 0

방역정책·수칙 지지하며 지킨 결과
2년 사이 ‘코로나 블루’ 심각 상태
‘부드러운 말’ 무재칠시 실천 해야      

국가중요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연등회가 3년 만에 재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019년 이후 중단됐던 연등행렬을 비롯해 서울 조계사와 우정국로, 인사동 일대에서도 전통문화마당이 펼쳐졌다. 불자로서는 손꼽아 기다려 온 연등축제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무산되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였지만 다행스럽게도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됐다. 전 국민이 정부의 방역 정책에 힘을 싣고 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지킨 결과다.

불자들과 시민, 외국인이 함께 어우러지며 자비 넘치는 세상, 세계평화를 소망했다. 조계사 앞 우정국로에서 열린 전통문화 마당에는 시민들과 외국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참선, 다도 등의 불교문화 행사는 물론 전통문화 놀이도 흥겹게 펼쳐졌다. 서울 홍인지문을 출발해 종로를 거쳐 조계사까지 이어진 수많은 연등은 시민들의 환호 속에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역경을 딛고 밝힌 자비·지혜의 등불이기에 감동은 더욱 깊고 지대했다.

돌이켜보면 그 어느 종교계보다 모범적으로 코로나19 선제 대응에 나선 불교계였다. ‘사찰발 대형 전염’ 사건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지켰음을 방증한다. 산문 폐쇄를 단행하고, 정기 법회도 가능한 한 자제했다. 마스크 대란이 발생했을 때도 조계종은 중국 동화선사에, 사회복지재단은 라오스 국립아동병원에, 중앙신도회는 이주민 법당에 마스크를 배포했다. 미국과 유럽이 ‘마스크 전쟁’을 불사할 때 우리는 생명의 고귀함을 새삼 깨달으며 부처님이 전하신 자비행을 펼쳤다. 

불교계의 방역 활동이 더욱 빛났던 건 시민들의 아픔까지 보듬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매일 ‘희망나눔 사찰음식 도시락’ 100개씩을 마련해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의료원 등에 전했다. 조계종 본말사 주지 스님 5000여명은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전액을 기부했다. 그리고 불자 자긍심 인 연등행렬도 전격 취소했다.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있는 코로나19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았기 때문이다.

최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지역사회 건강조사’에 따른 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간 국민의 신체활동은 위축되고 우울감과 스트레스는 높았다. ‘코로나 블루’의 심각성을 뒷받침하는 결과다. 우울감 경험률은 2019년 5.5%에서 코로나19 원년인 2020년 5.7%, 다음 해인 2021년에는 6.7%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것은 최근 1년간 연속 2주 이상 일상생활에서 지장을 느낄 정도의 슬픔이나 절망감 등을 경험한 사람들이 증가했다는 뜻이다. 평소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혹은 ‘많이’ 느낀다고 체감할 정도의 인구도 눈에 띄게 늘었다.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정도의 일상을 찾았지만 ‘코로나 블루’는 단기간에 치유되지 않는다.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일상’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하나의 일상이 존재하는 건 아니다. 남녀의 일상, 노소의 일상. 내외국인의 일상, 직업별 일상 등 천차만별이다. 잠, 식사, 독서, 여행, 음악감상, 체육활동 등 일상의 세부적 내용도 다양하다.

각자의 여건과 일상 내용이 다른 만큼 ‘코로나 블루’를 치유하는 방법도 각각 다르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우리 사회에 넘쳐날 때 ‘코로나 블루’ 치유 속도도 높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혼자 극복하는 것보다 서로 따듯한 말 한마디라도 나누며 치유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우리 불교계가 나누어왔던 ‘무재칠시’가 더욱 절실한 때다. 밝은 미소로 상대방을 대하는 화안시(和顔施), 부드러운 말 한마디를 전하는 언시(言施), 정답고 따뜻한 말 한마디로 대해주는 심시(心施), 호의를 담은 눈빛으로 대하는 안시(眼施), 할머니가 끌고 가는 리어카를 밀어 주는 등 남의 일을 돕는 신시(身施), 때와 장소에 맞게 자리를 내어주는 좌시(座施), 상대의 심중을 헤아려 알아서 도와주는 찰시(察施)를 나눠야 한다.

용기를 주고 위로하는 그 자리에서 ‘희망의 꽃’이 피어날 것이다. 이것은 ‘불자의 일상’이기도 하다. 봉축 표어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를 실현하는 원동력이다.

[1631호 / 2022년 5월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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