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벽 선사는 ‘전신법요’에서 깨닫지 못한 모든 이는 꿈속에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말한다. 우리들은 잠이 들고 꿈을 꾸면서도 꿈인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깨어나서야 알아차린다. 모든 수행은 꿈속에서 헤매고 있는 중생들이 자신을 알아차리는 방법이다. 그 중에서도 간화선 화두 수행법은 꿈을 알아차리고 깨어나는데 가장 좋은 수단이다.”
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이한구)은 5월10일 서울 마포 다보빌딩 3층 다보원에서 ‘한산사 용성선원장 월암 스님 초청 5월 화요열린강좌’를 개최했다. ‘친절한 간화선’의 저자이기도 한 월암 스님은 이날 ‘간화선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간화선 수행법을 강의했다.
월암 스님은 “사회에서 말하는 ‘친절’은 따뜻하게 배려한다는 뜻이지만 조사선에서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스님은 “조사선의 ‘친’은 친하다는 의미를 넘어 ‘몸소, 직접, 온몸을 다 해, 온 정성을 다해서’이며, ‘절’은 간절하다는 뜻을 가진다”며 “그렇기에 조사 선문에서 ‘친절’은 우리가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성취하자는 의미로 사용된다. 이는 곧 ‘내면의 자성을 깨우쳐 온 몸·정성·생명을 다해 간절하게 수행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어 간화선의 핵심인 화두 수행을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월암 스님에 의하면 화두는 ‘어떤 것의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는 것’이며, 일상 속 당연하게 여기던 일들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치를 알아내 의심을 풀어가는 수행법이다. 화두는 곧 내면의 불성을 찾아가는 과정인 것이다.
월암 스님은 "깨달음을 위해서는 확고한 마음으로 꾸준히 정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화두 수행의 전제는 발심”이라며 “성철 스님과 같은 대종장도 ‘화두 수행이 잘 됬느냐’고 묻지 않고 발심이 잘 되었는지를 점검했다”고 말했다. 또한 “발심이 되지 않는 것은 풀이 우거진 산속에 씨앗을 뿌리며 곡식을 수확하길 바라는 것과 같다”며 “원리를 배우고 사유하는 연습을 통해 자기 것으로 만드는 문사수(聞思修)의 지혜로 굳센 발심을 내어 정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633호 / 2022년 5월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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