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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주어사, 천주학 강학시기에도 사찰 존속 확인

  • 성보
  • 입력 2022.05.20 16:55
  • 수정 2022.05.20 18:12
  • 호수 1633
  • 댓글 1

불교문화재연구소·여주시, 5월20일 시굴조사 현장설명회
‘옴’자 암막새편·명문기와 출토…보존 위한 정밀조사 필요

김진덕 불교문화재연구소 팀장이 유물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김진덕 불교문화재연구소 팀장이 유물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몇몇 관련 문헌 기록을 통해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주어사지의 실체가 밝혀졌다. 시굴조사 결과 19세기까지 사찰이 운영됐음을 확인할 수 있는 다수 유물들이 출토됐다. 향후 발굴조사를 통해 천주학을 공부하던 이들을 보호하다 희생된 스님들의 존재 등이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불교문화재연구소와 여주시는 5월20일 오전 10시 여주 주어사지에서 시굴조사 현장설명회를 개최하고 조사 성과를 공개했다. 주어사지 발굴조사는 여주시가 추진하는 종합정비계획에 따라 사지(寺址)조사 전문기관인 불교문화재연구소에서 5월10일부터 실시한 것으로 주어사지의 범위와 유적 실체 확인을 통해 향후 보존·정비에 필요한 학술자료를 확보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번 시굴조사 결과 주어사지 중심사역에서는 건물지, 담장, 축대 등을 비롯해 폐사 이후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숯가마가 확인됐다. 건물지 내부에는 구들장과 온돌시설이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남아있고, 숯가마 하부에서 확인되는 건물지는 금당지로 추정된다.

도자기 편을 설명하고 있다.
도자기 편을 설명하고 있다.

중심사역에서는 사찰로 추정되는 유물도 다수 발견됐다. ‘옴’자가 그려진 암막새편과 명문 기와편 등이 출토됐는데, 훼손된 명문 기와편에서 ‘化主(화주)’라는 글자가 뚜렷이 새겨져 있고, 당시 ‘옴’자 암막새편은 사찰에서 주로 사용했던 것을 미뤄보아 이곳이 사찰이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출토된 도자기편과 상평통보, 중호문 수키와편 등 유구와 유물을 통해 주어사지의 사찰 운영 시기가 조선시대 후기인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유지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정조 3년(1779) 실학자 권철신이 ‘천진암·주어사에서 육경과 양명학 등을 강학했다’는 기록을 바탕으로 가톨릭이 주장하는 강학시기보다 훨씬 이후까지 스님들이 사찰에 상주했다는 것을 보여주며, 스님들이 천주학 공부를 위해 깊은 산골 사찰로 피신했던 이들을 자비로 감싸 안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불교문화재연구소장 제정 스님은 “골짜기가 깊고, 사찰의 규모가 크지 않지만 임진왜란 이후 만들어진 기와와 백자 등이 출토되는 것은 주어사지가 지역의 신행 중심 도량으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정밀발굴조사를 통해 사찰의 가람배치 특성 등이 밝혀질 때 더욱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천주교인들을 숨겨주다 스님들이 희생되고 폐사에 이른 주어사지 시굴조사를 계기로 우리 불자들이 제대로 된 역사에 관심을 갖고 부처님의 지혜를 알게 되길 바란다”며 “향후 주어사지는 중장기적인 보존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정밀발굴조사가 필요하며, 원형에 가까운 복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사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듣는 참석자들.

여주=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633호 / 2022년 5월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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