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버스웰 교수, UCLA 한국불교 석좌교수직 신설에 47억원 약정기부

  • 해외
  • 입력 2022.05.20 20:51
  • 수정 2022.06.27 11:04
  • 호수 1633
  • 댓글 1

국외 최초 ‘한국불교학 석좌교수…‘보조 지눌’로 명명
한국불교학 연구 대학원생 지원 장학금 설립에도 사용

버스웰 부부의 사진. [UCLA 캡처]
버스웰 부부의 사진. [UCLA 캡처]

로버트 버스웰 교수와 그의 아내 크리스티나 버스웰씨가 미국 UCLA의 한국불교 석좌교수직 신설을 위해 거액을 약정기부했다.

불교학 저명 교수인 로버트 E. 버스웰 주니어와 그의 아내이자 한국어 번역가인 크리스티나 리 버스웰씨가 최근 UCLA(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에 총 370만 달러(한화 47억 상당)의 기금을 전달했다. 기금은 한국 선의 중흥조로 꼽히는 보조 지눌국사(1158~1210)의 이름을 딴 ‘보조 지눌 석좌교수직’ 신설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며 한국불교학을 공부하는 대학원생 지원을 위한 ‘로버트 E 및 크리스티나 L. 버스웰 장학금’ 설립에도 사용된다.

로버트 버스웰 교수는 한국불교를 전공한 대표적인 서양학자이자 불교 수행 연구자로 유명하다. 순천 송광사로 출가해 ‘혜명(慧明)’이라는 법명을 받은 그는 5년 이상을 머물며 선수행에 매진했다. 이때 송광사에 국제선원을 개원한 구산 스님을 만나 한국선불교와 보조 지눌국사에 대한 연구로 한국불교계에 이름을 알렸다. 미국과 유럽학계에 최초로 한국불교를 소개했을 뿐 아니라 일본, 중국불교 연구 수준 이상으로 정착시켰다. 2000년 UCLA에 불교학연구소를 설립해 초대 소장을 역임했으며 동아시아학과장도 겸임했다. 불교를 광범위하게 다룬 저서를 다수 출간했으며 2권으로 구성된 ‘불교 백과사전’(Macmillan Library Reference 2003)의 편집장으로 활동했다. 120만 단어로 이루어진 ‘프린스턴 불교사전’(Princeton University Press 2013)을 공동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그의 아내인 크리스티나 버스웰은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났다. 13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온 그녀는 “한국계 미국인 이민자로 살아가면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지속적으로 던졌다”며 “계속 답을 찾던 중 만난 불교가 가장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스토니브룩에 위치한 뉴욕주립대학에서 종교학 학사, 콜롬비아대학에서 한국학 연구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렇게 한국불교와의 인연이 깊은 버스웰 부부의 한국불교학 석좌교수직 신설을 위한 통 큰 기부는 매우 뜻깊다. 버스웰 교수가 올해 은퇴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UCLA에서 한국불교를 가르치는 그의 후임이 불명확한 상황에서 그가 퇴임하면 한국불교학을 연구하고 가르칠 교수가 없어진다. 그렇기에 한국불교학 전공자만이 재직할 수 있는 석좌교수직 신설을 위한 기부는 미국에서 한국불교학의 맥이 이어지길 바라는 그의 염원이 담긴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 버스웰 교수로부터 직접 배웠던 이수미 덕성여대 철학과 교수는 5월20일 법보신문과의 통화에서 “퇴임을 앞둔 버스웰 교수가 한국불교학 석좌교수직 신설에 나선 것은 UCLA에서 한국불교학이 이어지길 바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UCLA측에 따르면 로버트 버스웰 교수는 “보조 지눌국사는 수행으로 깨달음을 얻기 위해선 교리에 대한 확고한 기초가 필요하다고 믿었으며 교리와 선의 결합은 한국불교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남아있다”며 “석좌교수직 이름을 한국불교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스님이자 학문적 연구에 영감을 준 보조 지눌국사의 이름으로 명명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슈버그(David Schaberg) UCLA 인문학부 학장은 “로버스 버스웰 교수가 불교학과 한국학 분야에 미친 영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며 “그는 이 두 분야에 관련된 최대의 프로그램을 UCLA에 구축했을 뿐 아니라 전 세계 학술 기관에서 가르치고 공부하는 수십 명의 학자를 지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부부의 선물에 대단히 감사하다”고 밝혔다.

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1633호 / 2022년 5월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