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축총림 통도사의 소장 문화재를 통해 전통 향(香) 관련 문화를 조명·복원하기 위한 특별한 자리를 마련한다.

통도사성보박물관(관장 송천 스님)은 5월28일부터 9월4일까지 관내 1층 기획전시실에서 향 도구 특별기획전 ‘청공향사(淸供香事)’를 개최한다. 이 자리는 통도사에 남아 있는 향 문화와 관련한 문화적 자산을 살펴 옛 향 문화를 조명하고 복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에서는 국보 ‘표충사 청동은입사향완(1177)’을 비롯한 소장 문화재와 통도사 율학승가대학원장 덕문, 정법사 주지 광우, 광제사 주지 원행 스님이 30여년간 수집한 한·중·일 향 도구와 관련된 유물이 함께 소개된다.

통도사에는 수많은 불교문화 가운데 향 문화와 관련된 유물과 기록이 곳곳에 남아있다. ‘통도사사적약록’에는 “자장율사의 제자인 곡성 스님이 좌선할 때 오색구름이 절 위를 덮고 다섯 가지 향기가 골짜기에 가득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또 금강계단이 축조되고 21년이 지난 뒤 저술된 ‘계단도경’에는 석종형 부도의 구조 및 형식에 오분향례의 의미가 있다는 것과 석종형 부도의 정면에 향로가 조각되어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삼장 및 각종 의식문에 수록된 게송을 통해서도 통도사 향 문화에 대한 내용을 알 수 있다. 특히 불교의 수행과 교화에 향 문화가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양의 향로가 제작됐고 향완, 병향로, 향시반 등과 같은 다양한 도구가 함께 발전했다. 이 가운데 병향로는 이운의식을 행할 때 주로 활용한 향로로, 긴 손잡이가 있어 장시간의 이운의식을 봉행하기에 편리하게 제작됐다. 향시반은 선원에서 입선시간을 재기 위해 사용한 향시계다.

관장 송천 스님은 “이번 전시를 통해 사찰의 향 문화 전승과 보존에 대해 살펴보고 수행과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통도사 성보박물관은 관내 중앙괘불전에서 이번 특별전 연계 ‘시연 및 특강’을 진행한다. 5월28일 오후 2시 통도사 율학승가대학원장 덕문 스님이 ‘향으로 전하는 가르침’, 7월23일 오전 11시 광제사 주지 원행 스님이 ‘향으로 드러낸 진리의 세계(향 재료와 전향의식)’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다. 8월20일 오후 1시에는 통도사 염불대학원장 영산 스님의 ‘헌향 및 고향의식’ 시연이 펼쳐진다. 055)384-0010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634호 / 2022년 6월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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