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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불교문화원 HK연구교수 문광 스님 

참선은 고통의 수레바퀴에서 살아나 최고의 행복 찾는 길

대중들 곁에 함께 앉는 것이 스님들이 할 수 있는 최고 포교
선원이 있고, 참선 이어가는 스님들 있는 한 불교 쇠퇴 없어
부처님 49년 설법도 마음자리 하나 바로 쓰라는 가르침일 뿐

문광 스님은 “세상의 모든 법은 오직 일어났다 사라지는 마음 하나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것”이라며 참선에 힘쓸 것을 당부했다.
문광 스님은 “세상의 모든 법은 오직 일어났다 사라지는 마음 하나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것”이라며 참선에 힘쓸 것을 당부했다.

오늘 이 자리에는 제가 가르침을 받아야 될 어른 스님들도 계십니다. 오늘 드리는 말씀은 법문이라기보다, 우리 보문사 선원이 멋지게 개원해 한국불교에 새로운 선풍을 드날리기를 바라는 축원이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부처님오신날입니다. 우리 불자, 사부대중 여러분께 오늘보다 더 기쁘고 행복한 날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이렇게 찬란하고 아름다운 4월 초파일에 부처님께서는 이 사바세계에 거룩한 모습을 나투셨습니다. 게다가 오늘은 어버이날이기도 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감사한 부처님과 부모님이 드디어 하루에 만난 날입니다. 그러니 오늘은 부처님과 부모님의 은혜가 함께 구족된 날로서 우리 모두의 근본 여래가 동시에 출연하는 날이 되겠습니다.

이와 같이 거룩한 날에 우리는 국사봉 자락의 보문사에 이렇게 함께 모였습니다. 조만간 이곳에는 스님들이 수행할 선원과 재가자가 수행하게 될 선원이 함께 문을 열게 됩니다. 이제는 세계적인 도시가 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 이렇게 사부대중이 함께 여법하게 참선 정진할 수 있는 선원이 생긴다는 것은 참으로 희유한 일이며 기쁘기 그지없는 일이라 하겠습니다. 이 모든 것이 보문사 주지이신 지범 선사님의 원력 덕분입니다. 오늘같이 중요한 날에 상좌보다 더 어릴 법한 저에게 초파일 법문을 맡기시는 것만 보아도, 스님의 대자비심과 광활하게 열려 있는 크나큰 마음의 힘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스님께서는 앞으로 참선 정진하고자 하는 모든 분들을 대자비로 섭수하셔서 선원의 문을 활짝 열어놓고 한국의 전통 수행법인 간화선 참선을 여법하게 지도해 주실 것입니다. 

제가 시봉했던 조계종 제10대 종정이셨던 혜암 큰스님께서는 스님의 포교 가운데 최고의 포교는 뭐니 뭐니 해도 대중들 곁에 스님이 함께 앉아주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앞으로 이곳 보문사 선원은 선원의 구참 수좌스님들과 거사님, 보살님들이 함께 가부좌를 틀고 힘 있게 정진하는 아름다운 도량으로 무한히 발전할 것입니다. 조만간 개원하게 될 선원 불사를 이끌어주시고 도와주신 보문사 사부대중 여러분들께 찬탄과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코로나19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이 불사를 마무리해 나가고 계신 지범 스님께 큰 박수를 한번 보내드리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부처님오신날이고 이곳 보문사는 간화선 참선 정진을 하는 수행도량이니, 부처님과 역대 조사스님들의 선지를 잠시 되새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부처님오신날입니다. 하지만 역대 조사스님들은 부처님이 오셨다고 하더라도 ‘지옥에 들어가는 것이 화살을 쏜 것처럼 빠르다’고 하였습니다. 부처님오신날에 부처님이 오셨다고 하는데 왜 화살처럼 지옥으로 뛰어든다고 말했을까요. 

그리고 ‘부처 불자를 말만 해도 3일 동안 양치질을 해야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또 무슨 소식입니까. 부처님은 이 사바세계에 태어나자마자 “천상천하 유아독존이요 삼계개고 아당안지”라고 하였으니, “천상과 천하에 오직 내가 가장 존귀하며 욕계‧색계‧무색계 삼계가 모두 고통이니 내가 마땅히 편안케 하리라라”는 사자후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삼계는 편안해졌을지 모르나 중생의 고통은 여전한데 이 누런 얼굴의 고타마 늙은이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단 말입니까. 대체 그 어떤 중생을 제도했다는 말입니까. 어떤 조사스님은 “한 중생도 제도한 바가 없다”고 말씀을 하셨고, 어떤 조사스님은 “어머니 배에서 나오기도 전에 이미 일체 중생을 제도해 마쳤다”고 하니 이것은 또한 어떤 소식입니까. 

석가세존은 가섭존자에게 다자탑전에서, 영산회상에서, 사라쌍수 아래에서 세 번 법을 전했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정법안장 열반묘심을 가섭존자에게 세 번 전했다고 하여 삼처전심이라고 하였는데, 어떤 조사스님들은 이를 두고 “자식을 예뻐하느라 추해지는 꼴을 알지 못했구나”라는 법문을 남겼습니다. 이는 또 어떤 소식입니까. 그렇다면 이러한 말들은 석가세존을 비방하는 말입니까, 아니면 찬탄하는 말입니까? “부처를 죽여야 부처가 살고 나를 죽여야 내가 사는 것이 이 불법 도리”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참선 한 가지 방법밖에 없습니다. 제가 동서고금의 별의별 학문과 사상, 철학과 종교를 좀 연구해 봤는데 이 참선법 외에는 이 고통의 수레바퀴에서 살아나갈 길이 없다는 것이 명백했습니다. 위대한 해탈과 최고의 행복의 길이 이 참선법에 있습니다. 팔만대장경을 바로 외우고 거꾸로 외워도 진리는 대장경 안에는 없습니다. 세계 문화유산 백만 개를 다 훔쳐서 가져와도 하루 참선하는 값어치도 안 됩니다. 세상의 모든 법은 오직 이 일어났다 사라지는 마음 하나 해결하기 위해서 나온 것이며, 부처님의 49년 설법도 선용기심일 뿐이니 이 마음자리 하나 바로 쓰라는 가르침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올해 개원할 이 보문사 선원에서 여러 스님들을 모시고 여러분은 여법하게 참선 정진하여 일체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참선의 기쁨인 선열의 열반락을 모두 함께 누리시길 바랍니다. 그렇다면 부처를 극찬했다가 비방하기도 하고, 부처를 살리기도 했다가 죽이기도 하는 필경의 의미는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고래를 풀어주어 만리 바다를 만끽하게 하고, 사자를 잡아 거두어 천리 산골에 평화를 도모하도다.’ 

이후 선에 관련된 내용들은 여기 선원의 수좌스님들께 들으시면 될 것 같고요, 저는 여러분들이 잘 안 보셨던 내용을 한 가지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여기 지금 가섭존자가 등장을 했습니다. 제가 ‘미륵삼부경’을 보니까 석가세존이 정법안장을 이은 가섭존자에게 수기를 주면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어떤 말씀이 있냐 하면 “가섭 그대는 열반에 들지 말고 미륵이 오실 때까지 기다렸다가 내가 전해주는 이 금루가사를 미륵에게 입혀드리고 이분이 미륵이라고 하는 걸 증명을 해준 뒤에 열반에 들어라” 이런 경전의 말씀이 ‘미륵삼부경’에 있습니다. 그러면 여러분, 우리가 역대조사라고 하는 큰스님들이 견성성불을 하시고 다시는 여기에 안 오신 걸로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다시 세상에 오시면 공부가 덜 끝나서 오시는 거다, 이렇게 생각을 하시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미륵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셔서 용화정토를 만들 때까지 수도 없이 많은 역대 조사스님들이 원력으로 태어나셔서, 업력으로 태어나시는 게 아니라 원력수생하셔서 이 많은 생을 거듭하면서 이곳에 오셔서 불법, 즉 법의 바퀴를 굴려주고 계셨다는 겁니다. 

이 말씀을 왜 드리느냐 하면 우리가 지금 앞에 70년대 80년대 90년대 2000년대까지 큰스님들이 많이 입적하셨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이 석가세존이 가섭존자에게 했던 말씀에 입각해 보면 역대 조사스님들이 끊임없이 다시 오셔서 이 불법을 흥하게 하고 보살행을 다 하시다가 미륵불이 오셔서 또 모든 중생을 제도해 주실 때까지 다시 와 주신다는 얘기입니다. 마지막에 가섭존자가 열반하시는 모습이 미륵경전에 나와 있습니다. 미륵이 오셨을 때 가섭존자는 여전히 기사굴산에서 두타고행을 하고 계십니다. 그랬더니 미륵 부처님이 제자들을 이끌고 찾아갑니다. 도인들은 서로 눈만 마주치면 누군지 아시잖아요. 기사굴산에 가서 가섭존자를 이렇게 만나 뵙고 딱 서로가 알아보시고 난 다음에 가섭존자가 나오셔서 금루가사를 입혀드리고 마지막 설법을 하실 때까지 그 앞에 자리를 마련해 두고 나서 가섭존자가 열반에 드십니다. 이때 가섭존자가 허공중으로 날아가는데 허공중에서 다비가 됩니다. 허공중에서 이렇게 다비에 드시면서 하늘에서 이와 뼈가 사리가 되어 땅으로 툭 떨어집니다. 그 땅에 떨어진 가섭존자의 유골 사리가 법문을 설합니다. 그 장면이 너무나 아름답고 거룩합니다. 그러시면서 ‘이제 새로운 부처님 시대가 와서 여러분들은 이제 다 제도가 될 것이니 이제부터라도 다시금 계를 받고 정진을 하라’는 내용이 가섭존자의 마지막 열반송에 나옵니다. 이런 모습이 너무 거룩합니다. 

그러니 여러분 지금 와 계시는 스님들, 지금 선원에서 정진하고 계시는 이 한국의 스님들을 지극히 존중하셔서 이 가운데 과거사에 큰스님들이 다시 오셨구나라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한국불교가 위기니 어쩌니 그런 말씀은 귀에 담지 마십시오. 우리가 위기 아니었던 적이 어디 한 번이라도 있습니까. 한국에 선원이 있는 한, 한국의 참선을 옛날 그대로 하고 계신 스님들이 있는 한, 한국불교는 쇠하지 않습니다. 한국불교의 힘은 우리 선원에 있습니다. 여러분, 미륵경전에 보시면 미륵이 어떠한 세상에 오는지 설명이 나와 있습니다. 

희한하게도 미륵은 도시로 오신다고 되어있습니다. 닭 우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다 들린다 했고, 집의 지붕들이 막 이어져 있는 곳으로 오신다고 돼 있습니다. 앞으로 이곳 보문사 선원, 1천만 명이 살고 있는 이 서울 한복판 여기서 참선 정진할 수 있는 선원을 개원해 놓는다면 그야말로 여기서 정진하는 이 처소에서 기라성과 같은 그런 도인들이 많이 배출되지 않겠느냐, 승속을 막론하고 앞으로 용화정토를 만들어줄 수 있는 위대한 선지식들이 이곳에서 많이 나오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제 선원에서 수십 안거를 나시고 수십 년을 참선정진을 해 오셨던 모든 선원의 수좌스님들이 우리 주지 지범 스님과 함께 위층 선원에서 정진을 해 주시고 여러분들은 아래층 선원에서 정진을 하시면서 용맹정진 하시게 되면 이곳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다시금 불국토가 될 것입니다. 오늘 초파일이 지나고 나면 아마 이 보문사 선원의 내년 초파일 법회는 선원이 열린 상태에서 법회를 하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도 자주 찾아와서 다시 초발심을 내서 정진하겠습니다. 우리 자타일시성불도해서 세세생생 보살도를 할 수 있도록 열심히 정진하고 노력하는 그런 초파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리=대구지사 윤지홍 지사장

이 법문은 5월8일 서울 상도동 보문사 부처님오신날 특별법문에서 문광 스님이 설한 내용을 요약 게재한 것입니다. 

[1635호 / 2022년 6월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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