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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됐던 성보 7건 25점 30년 만에 환지본처

  • 교계
  • 입력 2022.06.08 16:32
  • 수정 2022.06.10 22:09
  • 호수 1636
  • 댓글 0

조계종, 6월8일 도난성보 환지본처 고불식
지능범죄수사대 등 경찰과 공조로 거둔 성과
대흥사 아미타삼존불 등 역사·문화 가치 높아
원행 스님 “도난 성보 되찾기 위해 힘모아야”

조계종이 전국 사찰에서 도난됐다 30여년 만에 원소장처로 돌아온 성보의 환지본처를 기념해 성대한 고불식을 열었다. 이번에 되찾은 성보는 1989년에서 1994년 사이에 도난된 후 장기간 은닉되다 경찰 수사와 법원 판결을 통해 환수된 불상 등 7건 25점이다.

조계종은 6월8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도난성보 환수 고불식을 봉행했다. 이날 고불식에는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해 교육원장 진우, 포교원장 범해 스님과 총무부장 삼혜 스님을 비롯한 중앙종무기관 스님, 도난 성보 피해사찰 주지스님 등이 동참했다.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오늘 도난됐던 소중한 성보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환수돼 이제 원봉안처인 사찰에 봉안하게 됐다”며 “환지본처를 기념하기 위해 부처님께 아뢰고 널리 세상에 알리는 날이다. 이보다 좋은 날이 또 있겠느냐”고 했다. 스님은 또 “소중한 문화유산이자 예경의 대상인 성보는 민중의 발원과 염원을 담아 조성돼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다”며 “하지만 사부대중의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련과 수난을 겪게 됐다. 특히 현대에 이르러 수많은 성보들이 약탈, 도난됐으며 소멸되고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성보문화유산을 지키고자 했던 다양한 노력들이 줄기차게 이어져 왔고, 우리 종단 역시 성보를 지키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힘써왔다”며 “오늘 소중한 성보가 환지본처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노력해 준 관계자들께 감사드리며 아직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한 수많은 성보들이 하루속히 원봉안처에서 예경 받을 수 있도록 사부대중 모두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조계종 문화부에 따르면 이번에 환수된 성보는 2016년 4월 도난된 문경 김룡사 사천왕도를 수사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조계종은 서울지능범죄수사대 및 광진경찰서와 공조체제를 구축, A사립박물관장이 불법적으로 은닉하고 있던 도난 성보문화유산에 대한 환수에 본격 나섰다. 그 결과 그해 9월 김룡사 사천왕도를 환수해 이운했고, 10월 불상 6건을 임의제출 받아 불교중앙박물관에 임시 보관했다. 이 과정에서 성보를 도난당한 피해사찰 주지스님들이 모여 도난불교문화재 피해사찰 협의회를 구성하고 성보 환수를 위한 노력을 진행해 왔다.

이런 가운데 2018년 7월 법원이 A씨에 대해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데 이어 항소심에서도 동일한 형량을 선고했다. 특히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은닉하고 있던 성보에 대해 최초로 몰수를 선고해 도난 성보가 원봉안처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 2020년 6월 대법원이 원심을 확정했다. 조계종은 이 판결 이후 검찰과의 협의를 통해 몰수된 성보를 소송이 아닌 행정절차를 통해 환부 결정을 받아냄에 따라 2021년 12월 최종 사찰 소유권을 인정받았다.

이번에 회수된 도난 성보는 완주 위봉사 관음·지장보살입상, 해남 대흥사 아미타삼존불상, 문경 운암사 관음·대세지보살좌상, 장수 팔성사 아미타불좌상, 군위 법주사 관음·대세지보살좌상, 여수 용문사 관음보살좌상, 문경 김룡사 사천왕도로 국가지정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역사적·예술적 가치가 뛰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고불식에서 도난불교문화재 피해사찰협의회장 법륜 스님은 “1993년 팔성사 부처님이 도난된 이후 참회하는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으로 한시도 편할 날이 없었다”며 “그러다 2016년 총무원으로부터 부처님이 환지본처 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한량없는 눈물을 흘렸다. 환지본처를 위해 노력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고불식에 앞서 조계종은 성보 소유권 회복에 대한 성과를 국민과 나누고 도난성보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4월29일부터 환수된 도난유산을 불교중앙박물관에서 기획전시하고 있다. 기획전시가 완료되면 6월20~22일 도난성보가 소장돼 있던 원사찰에 봉안할 예정이다.

문화부장 성공 스님은 “성보의 환지본처는 문화유산의 제자리 찾기뿐 아니라 성보를 다시 예경의 대상으로 봉안해 신앙적 가치를 회복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종단은 앞으로도 제자리를 떠난 성보들이 청정도량으로 돌아와 예전처럼 예경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도난된 성보를 돌려받게 된 해남 대흥사, 장수 팔성사, 군위 법주사, 완주 위봉사, 여수 용문사 주지스님들은 이날 도난된 성보 환수에 사용해달라며 각각 1000만원의 기금을 총무원장 원행 스님에게 전달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636호 / 2022년 6월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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