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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배타적 굴레’ 벗어야 산다

기자명 법보
  • 사설
  • 입력 2022.06.13 13:17
  • 호수 1636
  • 댓글 0

개신교 호감·교회 신뢰 끝없는 추락
독선적 언행·공격적 선교 ‘화’ 불러
청정성 잃으면 불교 신뢰도 무너져

국민일보와 코디연구소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독교에 대한 대국민 이미지 조사’에서 ‘종교 호감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66.3%가 불교에 호감이 있다고 답했다. 천주교(65.4%)와 개신교(25.3%)가 뒤를 이었다. 각 종교를 상징하는 이미지 단어 분석도 진행했는데 불교는 ‘포용’ ‘상생’이, 천주교는 ‘도덕’ ‘헌신’이 핵심 단어로 꼽혔다. 반면 개신교를 대표하는 핵심 단어는 ‘배타’였고 주변 단어로는 ‘물질적인’ ‘이기적인’ ‘위선적인’ ‘세속적인’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주로 나타났다. 

한 언론의 설문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할 건 없다. 1000명 대상의 조사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조사 결과에 주목하는 건 이전 여론의 경향과 궤를 같이하기 때문이다. 2021년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가장 호감 가는 종교’ 부분에서 불교는 1위(20%)를 기록했다. 천주교가 13%였고 개신교는 6%를 기록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총 6차례에 걸쳐 ‘한국교회 신뢰도’를 조사해 왔다. 2020년 1월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가장 신뢰하는 종교는 가톨릭(30.0%), 불교(26.2%), 개신교(18.9%) 순이었다. 이전의 결과에서도 순위는 대체로 유사했다. 아울러 개신교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 증가는 지속됐는데 2020년 조사에서 교회 신뢰는 31.8%였다. 눈여겨보아야 할 건 2021년 1월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에서 20.9%를 기록했는데, 이번 국민일보 설문조사에서는 18.1%로 더 떨어졌다는 사실이다.

불교는 ‘모든 존재가 독립적이지 않고 상호 연계되어 변화하는 과정에 있다’는 연기법을 기초로 법을 전한다. 모든 존재가 ‘불성’을 갖고 있다고 보기에 차별하지 않는다. 따라서 ‘무릇 생명 있는 것은 모두 다 행복해야 한다’는 정신을 구현시키기 위해 나와 타인의 행복을 함께 추구하며 동시에 타인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여긴다. 이러한 자비심에서 자연스레 포용과 상생이 우려 나온다. 국민들이 불교에 깊은 호감을 느끼는 건 이 때문일 것이다. 

1980~1990년대 민주화 운동 전개 과정에서 기독교는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김수환 추기경과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행보와 약자를 품었던 명동성당의 역할은 정의, 인권, 도덕성 등의 키워드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해외 봉사’로 대표되는 이태석 신부의 업적 등은 ‘헌신’을 떠올리게 한다. 국민들이 천주교에 깊은 신뢰감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반면 개신교는 ‘신뢰할 수 없는 비호감 종교’로 점점 추락하고 있다. 추락하는 개신교에 날개가 없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설문조사에 응한 사람들이 전한 ‘일침’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기윤실의 2020년 조사에서 교회의 신뢰도를 높이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재정 투명성’과 ‘교회 지도자들의 삶 변화’에 이어 ‘타종교에 대한 태도를 고쳐야 한다(19.9%)’를 세 번째로 꼽았다. 

국민일보 조사 결과에서도 교회 신뢰 회복을 위해 ‘지도자들의 윤리적 삶 필요성’에 이어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언행 자제(34.0%)’가 두 번째로 꼽혔다. 이것은 한국 개신교 특유의 무분별한 공격적 선교행위를 멈추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민일보 조사 결과를 놓고 일각에서는 “이런 발표로 어렵게 사역하는 현장 목회자들을 더 힘들게 하느냐”는 반발도 있었다고 한다. 기윤실의 2020년 조사 결과를 놓고도 “여론 조작 아니냐?” “내 주변 사람들은 다 교회·목사님을 신뢰하는데 왜 가짜뉴스를 퍼뜨리냐?”는 항의가 있었다고 한다. 기윤실과 국민일보가 개신교의 민낯을 그대로 내보인 건 무종교인 50%를 넘어서는 시대에 놓인 교회의 절박한 상황을 타개하려는 몸부림의 일환일 것이다. 독선과 배척을 거두고 그 자리에 배려와 존중, 그리고 사랑을 심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개신교의 호감과 교회의 신뢰 회복은 요원하다. 

호감도에서 우위를 보이는 불교계라고 해서 안주해서는 안 된다. 승가의 청정성이 희박해져 가거나, 자비심 자리에 이기심이 들어차기 시작하면 불교 호감도는 물론 사찰에 대한 신뢰도는 언제는 급추락할 수 있다.

[1636호 / 2022년 6월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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