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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훼불·폄하 대응방식 확 달라졌다

  • 교계
  • 입력 2022.06.17 13:41
  • 수정 2022.06.17 22:06
  • 호수 1637
  • 댓글 5

참거나 외면 않고 사안 따라 종단·불교단체 등 적극 참여
정치, 행정, 방송 등 각 분야에서 사과·재발방지 이끌어내
“스님·불자들 역량 결집하고 행동해야 바뀐다” 인식 확산

3회 방영 전 송출된 사과문.
3회 방영 전 송출된 사과문.

훼불과 종교편향에 대한 불교계의 대응이 신속하고 강경해졌다. 종단 차원의 적극적인 문제제기에 뒤따르는 불교단체들의 외호 움직임도 체계적이고 발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교계의 목소리가 하나로 모아지면서 분명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등 사태 해결도 뚜렷한 결실을 맺는 양상이다.

지난 6월13일 JTBC 대표 등 주요 관계자들이 조계종 총무원을 사과방문했다. JTBC의 신작 드라마 ‘인사이더’ 첫 방송에서 불교를 폄훼·조롱하는 장면이 방송된 지 불과 5일 만에 이뤄진 전격적인 공식사과였다.

앞서 조계종에서는 해당 드라마의 방송 다음날 즉각 종교평화위원회 명의로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폄훼와 편향은 우리 사회에서 근절시켜야 하는 사회악이다. 불교계를 비하한 JTBC는 공개 참회하고 해당 영상을 즉각 삭제하라”는 강경한 입장이었다. 곧이어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조계종교구본사주지협의회, 전국비구니회, 중앙승가대 총동문회, 중앙신도회, 포교사단, 국제포교사회, 불교상담개발원, 대한불교청년회,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등이 잇따라 성명을 내고 공식 사과와 해당 방송 삭제를 요구했다. 출·재가를 막론한 불교계 단체들이 사실상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일각에서는 “JTBC를 항의 방문해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는 격양된 목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에 JTBC와 제작사 대표 등은 서둘러 불교계를 찾아 사과했다. 해당 영상 삭제와 재방송·VOD 다시보기송출 중단, 향후 방영될 3~4회 드라마 앞머리에 진정성 있는 사과문 게재도 약속했다. 실제 ‘인사이더’ 3회 방영 전 송출된 사과문에서는 “불교계와 시청자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향후 시청에 불편함이 없도록 제작과정에서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종교평화위원회 위원장 도심 스님은 “종단이 사태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적시하고 적극 대응하겠다는 명확한 입장을 밝힘으로써 불교계 단체들을 비롯한 사부대중이 뚜렷한 문제의식을 공유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며 “무엇보다 최근 잇따라 불거진 종교편향 사례에 대해 일관된 대응 의지를 견지해 온 것이 불자들 의식 전환의 동력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불교계의 적극적인 대응은 지난해 국공립합창단의 찬송공연, 천진암·주어사를 포함해 가톨릭 순례길 조성 사업을 추진한 경기도 광주시의 편향 행정, 공공기관의 스님 비하 홍보영상 유포,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불교폄하 발언, 문화체육관광부의 크리스마스 캐럴 대중화 캠페인 등의 과정을 거치며 뚜렷히 부각됐다. 종교편향과 훼불 사건에 대해 종단을 비롯한 불교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고 항의방문, 지역불교계와 연대한 공동대응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재발 방지 대책 등 긍정적인 성과를 이끌어냈다.

주윤식 조계종 중앙신도회장은 “불교를 향한 차별과 폄훼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더 이상 좌시해선 안 된다는 분위기가 불자들 사이에서 확고해졌다”며 “불자 스스로가 불교 외호에 책임의식을 갖고 행동에 나서면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었고, 이는 ‘행동하면 바뀐다’라는 학습효과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조석주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장도 “불교폄훼·편향에 대한 묵빈대처는 진정한 불교의 자비심이 아니”라며 “사회의 갈등과 대립이 확산되기 전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바로잡는 것이야말로 대자대비심이자 올바른 불교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교 차별행위에 대처하는 종단의 결연한 의지는 우리 대학생 법우들이 더욱 능동적이고 역동적으로 결집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청래 의원의 막말사건에서 비롯된 승려대회는 불교계 인식전환에 방점을 찍은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정 의원이 문화재구역입장료를 ‘통행세’로 사찰을 ‘봉이 김선달’로 폄하하자 불교계 민심은 들끓었다. 조계종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 조계종 중앙종회, 전국비구니회, 포교사단,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등이 잇따라 성명을 내고 강한 유감을 표현했다. 전국 사찰에서는 정청래 의원의 사과를 촉구 현수막 게시됐고, 매일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는 항의집회가 진행됐다.

조계종 차원에서는 ‘종교편향 불교왜곡 대응 특별위원회’가 구성됐으며 총무원 문화부장 성공 스님은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결국 한국불교가 처한 현실을 타개하겠다는 사부대중의 원력이 모여 전국승려대회가 봉행됐다. 상황이 이러하자 ‘모르쇠’로 일관했던 정 의원도 “스님·불자들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문화재보호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불교계의 부정적인 시각을 걷어내고 오히려 불교계 현안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

조계종 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덕문 스님은 “불교 차별행위가 드러날 때마나 종단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발 빠르게 대응하지 않았더라면 한국불교에 대한 잘못된 인식들이 국민들의 전반적인 정서에 고착화 된다”며 “다양한 영역에서 벌어지는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개선과 상시적인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신속하고 지속가능한 대응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비구니회장 본각 스님도 “사안에 대한 문제제기와 해결을 넘어 불교계 스스로 발전적인 대안을 마련할 때 불교 폄훼를 불식시킬 수 있다”며 “그것이 호법이고 전법이며 불교의 위상을 높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637호 / 2022년 6월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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