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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버리기 위해 원인 알아차리고 자애심 실천해야”

  • 수행
  • 입력 2022.06.23 14:39
  • 수정 2022.06.24 12:24
  • 호수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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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진흥원, 6월21일 일묵 스님 초청 화요열린강좌
‘화, 어떻게 버릴 것인가’ 주제…“잘못된 집착 내려놓아야”

“화를 알아차린 다음 없애기 위한 첫 번째 지혜는 화가 누구에게나 해롭다는 걸 이해하는 겁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제가 이 물에 독약을 타서 건네주면 아무도 먹지 않을 겁니다. 먹으면 죽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화라는 것이 우리 마음과 삶에 얼마나 해악을 끼치는지 이해하면 절대 가까이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제따와나선원장 일묵 스님은 6월21일 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이한구)이 ‘화, 어떻게 버릴 것인가’ 주제로 개최한 화요열린강좌에서 이같이 말했다. ‘화, 이해하면 사라진다’의 저자이기도 한 일묵 스님은 이날 화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버리는 지혜와, 수행을 통해 화를 제어하는 방법에 대해 강의했다. ‘화, 이해하면 사라진다’는 마음의 심층 구조를 분석해 화의 정체와 원인을 밝히고, 그 처방인 화를 다스리는 법까지 안내한 책으로 화를 없앤 그 자리에 우리를 자유와 행복으로 이끄는 지혜가 있음을 강조한다. 특히 일묵 스님은 책에서 “병의 원인을 알아야 제대로 된 처방과 치료할 수 있는 것처럼 화는 발생 원리의 고리를 끊어내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비로소 지혜가 솟아난다”고 전했다.

일묵 스님은 이날 부처님의 “모든 행위는 늘 변하여 한 가지 모습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제행무상(諸行無常) 가르침에 대해 설명하고 “대중들은 이 세상 모든 것이 변하고 사라지기 마련인 것을 모르고 집착하고, 본질적으로 괴로움인 것을 행복으로 잘못 알고 집착하며, 내 것이 아닌 것을 내 것이라고 착각해 집착한다”며 “수많은 마음 속 화는 이런 어리석음 때문에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산스크리트어로 화는 도사(Dosa)인데, 현재 상태를 더욱 나쁘게 한다는 뜻“이라며 “화가 일어나면 그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이 제일 괴롭다. 평소 착하게 살며 오랫동안 쌓아온 공덕도 순간의 화에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화가 많으면 끊이지 않는 불만들이 불면증을 유도한다”며 “심신의 편안함을 위해서라도 화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는 상대가 고통 받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화가 없는 사람은 친절하고 우호적으로 사람을 대합니다. 화의 반대말은 자애입니다. 자애로운 마음이 나와 남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을 이해하면 화를 버리고 자애심을 계발할 수 있습니다.”

일묵 스님에 의하면 화를 버리기 위해서는 화의 원인을 이해해야 한다. 탐욕을 조건으로 화가 일어나며 어리석음을 조건으로 탐욕이 일어나기에 화의 원인을 모르는 어리석음을 깨우치고, 자애로운 마음이 유익하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스님은 “화를 내는 게 오히려 내 마음을 병들게 만드는 등 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음을 알아차려야 한다”며 “화의 해로움을 통찰하고, 자애로운 마음이 주변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관찰해 보라”고 말했다. 이어 “화가 버려지면 자연스레 자비·연민과 같은 고귀한 마음이 생겨난다”며 “이런 마음으로 주변을 배려하는 행동과 칭찬·보시 등이 바로 지혜”라고 설명했다.

또한 수행을 통해 괴로움과 화의 원인인 집착을 완화시키고 벗어날 수 있다. 일묵 스님은 “수행이란 괴로움의 원인이 외부적인 게 아니라 마음속에 있음을 알고 탐진치를 내려놓는 것”이라며 “우리가 화가 났을 때 대상에게 화를 내는 게 아니라 내 마음에서 화가 났음을 알아차리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작정 화를 참으라는 의미가 아니”라며 “화가 나 마음의 균형이 깨져버린 상태에서 행동하면 나와 남에게 수많은 부작용이 발생한다. 행동하기 전 화를 가라앉혀 마음을 차분하고 평온한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638호 / 2022년 6월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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