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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불교국가 부탄서 비구니 승가 탄생

  • 해외
  • 입력 2022.06.23 16:58
  • 수정 2022.06.24 20:13
  • 호수 1638
  • 댓글 1

6월21일, 부탄서 144명 여성 출가자에 비구니계 수계
부탄 티베트불교 최고 지도자 제켄포, 직접 수계법사로
“티베트불교 남녀불평등 종식 출발점” 해외불교계도 주목

6월21일 부탄 파로마을 람탕카 불교사찰에서 부탄 불교계 최고 지도자 제 켄포가 직접 144명의 티베트불교 여성 출가수행자들에게 비구니계를 수계했다. [페이스북 캡처]
6월21일 부탄 파로마을 람탕카 불교사찰에서 부탄 불교계 최고 지도자 제 켄포가 직접 144명의 티베트불교 여성 출가수행자들에게 비구니계를 수계했다. [페이스북 캡처]

티베트불교 국가 부탄에서 6월21일 144명의 비구니스님들이 탄생했다. 티베트불교의 지파인 드룩빠카규파의 최고 지도자 툴쿠 지그메 초에다 제 켄포가 직접 주재한 수계식은 티베트불교 내에 제도화된 남녀불평등 종식을 위한 출발점으로 평가되며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해외 종교전문 매체 ‘종교뉴스 서비스(Religion News Service, RNS)’는 6월21일 “부탄 파로 람탕카 불교사찰에서 티베트불교 전통을 따르는 144명의 여성 출가자들이 부탄 불교계 최고지도자 제 켄포를 계사로 비구니계를 수계했다”며 “수계식은 아시아 전역의 스님, 학자 및 정치 지도자들의 거센 반대에도 티베트불교 여성 출가자들의 비구니계 수계를 위해 진행된 수많은 노력의 결과”라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이 소식은 부탄 중앙 수도원 페이스북에 처음으로 게재됐다.

부처님 사후 비구니스님들은 비구, 우바새, 우바이와 더불어 사부대중의 한 축으로 자리했다. 그러나 전쟁, 기근, 질병 등으로 동남아시아와 티베트 전역에서 비구니스님들의 수가 줄어들며 점차 계가 끊기기 시작했다. 특히 상좌부불교계에서는 비구니계맥이 단절됐고 티베트불교에는 비구니계가 전래되지 않아 비구니 승가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여러 나라의 비구니스님들은 계맥을 잇기 위해 대승불교 스님들의 도움을 받았다. 1996년에는 스리랑카 비구니스님들이 한 번도 끊어진 적 없는 한국대승불교 비구니스님들에게서 계를 받아 비구니 승가를 이어갈 수 있었다.

부탄 등 해외불교계에서도 비구니 승가 결성을 위한 운동이 일어났다. 현재 부탄을 통치하는 지그메 케사르 남곌 왕축 국왕의 어머니 체링 양돈 상왕비가 2009년 부탄 비구니 재단을 설립해 부탄에 있는 비구니 스님들의 권리를 신장시켰다. 티베트불교의 최고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서 활동하는 비구 보디 상좌부불교 스님도 비구니 승가 운동을 지지했다. 2007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티베트불교 비구니 계맥 복원 국제세미나’에서는 비구니 수계에 대한 근거가 제시되기도 했다.

미국 출신의 담초 다이애나 피네간 스님은 이날 봉행된 수계식에 대해 “여러 나라의 불교계가 비구니스님을 인정하고 있으나 티베트불교 차원에서 여성 출가자들에게 수계의 기회가 주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티베트불교 내에서 제도적으로 정착된 남녀불평등을 종식시키는 중요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독일에서 작가로 활동 중인 잠파 체드로엔 비구니스님은 “오늘 봉행된 수계식은 모든 여성 불제자들에게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으로 티베트불교를 21세기로 가져오는 전환점”이라며 “동시에 비구니스님들에게는 불교발전을 위한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라고 강조했다.

수잔 므로직 마운트 홀요크 대학 종교 부교수는 “이 역사적인 수계식을 바탕으로 티베트불교 내에서 비구니스님들이 완전히 수계할 수 있도록 다른 나라의 불교계에 추가적인 지지를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1638호 / 2022년 6월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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