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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수행 이옥선(지혜장·51) - 하

기자명 법보

모든 원인 내 마음에 있음 깨달아
수행하며 날 사랑하는 법 알게 돼
괴로웠던 순간 진정한 나 발견해
진짜 나로 살기 위해 정진할 것

지혜장·51
지혜장·51

남보다 나를 더 사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나를 사랑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그러다 참나를 탐구하며 심리상담하는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는 “너는 이미 ‘그것’이야”라며 “네 본성은 이미 네 안에 있어. 네가 그것을 인정하고 참나로 살면 돼”라고 말했다. 

그동안 내면 밖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들과 사람들이 나를 괴롭힌다고 생각해 남을 원망하고 미워하며 살았다. 하지만 모든 원인은 내 마음가짐에 있었다. 친구가 내 마음을 알아주고, 인정해주고, 보듬어주자 햇살에 서리가 녹듯 내 마음속에 꽁꽁 얼어있던 감정들이 녹아내렸다. 이후 늘 참나 수행을 통해 정신을 일깨우고 나 자신을 살폈다. 남을 걱정하던 내 마음을 알고 인정하며 있는 그대로 수용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남을 신경쓰는 마음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그게 바로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었다. 나는 나를 사랑하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음을 알아차렸다. 

지난해 여름, 나봄명상예술원을 알게 됐다. 공동체 삶을 꿈꾸던 지인이 “단체수행에 참여해보자”고 제안했고, 때마침 나봄명상예술원에서 1박2일 명상프로그램을 진행한다기에 흔쾌히 따라나섰다. 혼자서 명상하던 내겐 여럿이 함께 명상할 때의 충만감을 느끼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다. 도착한 명상센터는 문을 연 지 얼마되지 않았음에도 장엄한 느낌이 들었다. 마음이 끌렸던 것은 회원들을 위해 손수 식사를 준비하는 이기와 원장의 뒷모습이었다. 온 정성을 다해 요리하는 그의 뒷모습에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음이 느껴졌다. 특히 이기와 원장의 “모든 중생들이 괴로움에서 벗어나 청정본심 그 자리를 깨닫길 바라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프로그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명상하다가 어느 순간 온 우주의 원력이 나봄명상예술원과 함께하길 바라는 자신을 발견했다. “내가 그 우주 원력의 한 조각이 되면 안 될까?”라는 마음이 올라왔다. 아무것도 없었던 그곳을 지금의 명상센터로 일궈낸 이 원장의 뜻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몇 가지를 생각해보고 “명상예술원을 돕고 싶다”고 전하니 이 원장은 흔쾌히 허락했다. 가볍고 기쁜 마음으로 명상캠프가 있을 때마다 힘을 보탰다. 이제는 그 누구보다 내 자신이 행복하고 즐거웠다. 마치 내가 그곳의 주인이 된 것 같았고, 온 우주가 내게 주는 선물인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단체의 장이 내게 “당신은 겸손하지 않은 행동을 했다”며 어떤 잘못을 지적했다. 너무나 억울했다. 완전히 부정당하자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며칠을 정신 못 차리고 헤맸다.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 때 이 원장이 자신의 유튜브 인터뷰 영상을 보냈다. 15분의 짧은 동영상에는 이 원장의 “우리는 누구나 ‘텅 빈 마음’ 그 본성으로 돌아가면 진정한 자신을 만날 수 있다”는 말이 담겨있었다. ‘텅 빈 본성’이라는 말이 내 마음에 텅 하고 들어왔다. 순간 모든 것이 멈추었다.

“아! 나는 그냥 아무것도 아니구나! 그냥 텅 비어있구나! 이게 진짜 나구나! 이게 불성이고, 참 나구나! 우리가 하는 말이나 행동들은 그저 텅 빈 그것을 통과하고 있는 거구나. 그저 자신만의 경험에 의해 굳어진 방식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구나. 그것은 나쁜 것도 없고 좋은 것도 없고, 잘한 것도 아니고, 잘못한 것도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며 모든 상황이 다 이해됐다. 억울했던 마음도 사라지고, 나를 그렇게 만들었던 사람들도 이해됐다. 나를 내세우며 살았던 지난날들이 부끄러웠다. 명상캠프에 달려가 이 원장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니 너무나 기뻐하며 진심을 다해 축하해주었다. 다른 사람들은 내 이야기를 잘 듣지 않아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 유일하게 진심으로 기뻐해주며 축하해주는 원장이 참 감사했다. 보여지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 그 ‘텅 빔’의 체험은 말로 설명하기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알아봐 주고 축하해주는 스승 같은 도반을 만난 것은 참으로 행운이다. 

한 순간이라도 진짜 나로 살고 싶다는 소망으로 오늘도 열심히 수행 정진하는 내가 참 좋다. 그런 나의 가슴에 손을 얹고 가만히 속삭인다.

“오늘도 수고 많았어. 참 잘했어. 나는 너를 사랑해.” 

[1638호 / 2022년 6월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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