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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선생님들을 위한 스승님의 가르침

  • 출판
  • 입력 2022.07.04 14:52
  • 호수 1639
  • 댓글 0

법륜 스님과 선생님들이 
학교 현장에서 나눈 대화

선생님의 마음공부
법륜 스님 지음 / 정토출판
112쪽 / 6000원

일제강점기에는 3·1운동에 뛰어든 중학생이 있었고 1960년대는 독재정권 청산을 이끈고등학생들이, 그리고 1980년대의 민주화운동에는 대학생들이 있었다. 학생은 시대의 힘이었고 행동하는 지식인이었다. 그 학생들은 오늘날 ‘학생 문제’ ‘청소년 문제’라는 이름의 ‘문제아’가 되어있다. 하지만 이 책은 청소년들의 문제에 주목하기보다는 이처럼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문제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문제의 핵심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 ‘선생님’들에게 시선을 맞추고 있다. 문제의 중심에 접해있지만 조언과 위로, 도움과 응원보다는 책임과 의무라는 시선 속에 때로는 짓눌리고 때로는 회피하고 싶어지는 선생님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함께 이야기나누고 있다. 우리시대의 멘토, 스승으로 손꼽히는 법륜 스님은 이번에도 간결하면서도 문제의 핵심을 직시하는 특유의 화법으로 선생님들의 어려움과 아픔에 해법을 제시해준다. 

‘선생님의 마음공부’는 학교 현장에서 열린 법륜 스님과 선생님들과의 만남 시간에서 나눈 대화를 정리한 것이다. 학교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솔직하게 내놓은 선생님들은 법륜 스님과 함께 해결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했다. 

선생님이라고 의문과 두려움이 없을 수 없다. 수업시간이 두렵기도 하고, 한 없이 사랑스러울 것만 같은 아이들이 때론 의심스럽기도 하다.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아이들 때문에 난처하고 평범하지 않은 가정환경의 아이들 앞에서는 속수무책이 되기도 한다. 이런 환경 속에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선생님들에게 법륜 스님은 단도직입적으로 조언한다. 

“아이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서 준비는 자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되, 내가 모든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든지 잘 가르쳐야 한다든지 하는 생각은 하지 마십시오. 선생님은 학생들 공부를 도와주는 사람이지 무엇이든 모두 아는 박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이 모든 지식을 다 알 수는 없는 것과 같이 학생들도 모두 선생님의 말을 들으라는 법은 없습니다.…선생님들은 다만 바른 길을 일러주고 말할 뿐이어야 합니다. 학생들이 그 말을 모두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결국은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아 괴로워집니다.”

가르치고 이끌어주고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서 선생님의 어려움은 더 잘 가르치고, 더 좋은길로 이끌어주고 더 많은 도움을 주어 문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지나친 부담감에서 비롯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법륜 스님은 선생님의 이같은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그것에 대한 부담감 속에 혹시 자존심이나 권위의식이 도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묻는다. 무엇이든 잘해야만 권위있는 선생님이라는 생각은 자신과 학생,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법륜 스님은 동시에 선생님들에게 ‘자기 정진’을 당부한다. 오늘날 교육의 문제를 감당하고자 한다면 최소한 자기가 자기 인생 문제를 풀지 못해 전전긍긍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우선 스스로 행복하고 평화롭기 위해서 수행을 해야 하며 교사가 행복하고 평화로워야 아이들에게도 스승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고 행복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줄수 있다”는 법륜 스님은 “훈계조로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의 삶에서 아이들이 자연히 배우게 된다”고 조언한다. 

이 책은 흔한 위로와 힐링 대신 책은 조금 더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보도록 이끈다. 그러나 책망하거나 후회하지 말고 받아들이고 놓아주라고 조언한다. 흘려보내되 멈추지 않는 것. 그 속에서 선생님들이 이 시대의 진정한 스승의 길을 찾아가도록 이끌어준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39호 / 2022년 7월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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