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토란'같은 비구니 스님 모임들

전문분야 노하우 나눠 활동성 배가

친목 넘어 사회활동 활발

동창-지역-직능 등 교류 목적 다양

불교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흔히 스님은 너무나 한가롭고 여유롭게 '도닦고' 있는 사람이라고 잘못 생각한다. 그렇지만 스님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여유롭지도 않고 오히려 세간 사람들보다 더 바쁘기도 하다. 특히 비구니 스님들은 활동 폭이 좁고 소극적일 것 같지만 모임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다. 각종 비구니 스님 모임을 통해 대외적인 활동하는 것이다.

많은 비구니 스님들이 다양한 동기와 목적으로 모임을 꾸린다. 특정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구니 스님들이 지역을 기반으로 모이기도 하고 졸업한 학교를 중심으로 모이기도 한다. 또 스님들이 주로 하는 일을 관심사로 뭉치기도 한다.

비구니 화엄회는 동국대 불교대학원을 졸업한 비구니 스님들의 모임으로 학교를 중심으로 생긴 모임의 대표적인 경우다. 동국대 불교대학원 1기 졸업생을 주축으로 2, 3기 졸업생으로 구성됐다. 16명으로 구성된 이 모임은 장애인포교, 군포교, 포교당 운영, 유치원 운영, 강사 등 교계의 각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스님들이 모였기 때문에 각 분야에서 어떤 일이 있는지 이야기를 나눈다. 모임 때마다 회의록을 작성해 어떤 의논을 했는지, 회비는 어떻게 쓰이는지를 기록한다. 1년에 2번 모은 회비는 장애인을 위한 포교활동을 하는 광림사 연화복지원에 장학금으로 전달한다. 총무를 맡고 있는 백화사 일법 스님은 "활동에 바쁜 젊은 스님들이 모여서 정보교환도 하고 좋은 일도 하기 때문에 보람이 크다"고 설명했다.

하는 일을 중심으로 모여 같은 관심사를 이야기하는 모임들도 많다. 병원법당스님들의 모임은 보훈병원의 지문 스님, 서울대학병원 은진 스님, 아산병원의 지홍 스님 등 병원법당을 운영하는 스님들이 모이는 모임이다. 2달에 한번 꼴로 회원스님들이 돌아가면서 모임을 주선한다. 병원에서 환자와 환자의 보호자를 만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만나면 환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류를 이룬다. 환자들의 반응과 안정시키는 법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병원법당스님 모임만이 아니라 경승스님들의 모임인 '경우회'도 있고 어린이집·유치원을 운영하는 스님들의 모임 '법류회', 불교 꽃꽂이를 하는 스님들의 모임 '한국불교꽃예술회'도 있다. 법류회 회장으로 대구 금강유치원을 운영하는 현철 스님은 "법류회는 회원스님들 연령, 거주지역이 다양하지만 어린이 포교와 보육에 관여한 스님 회원들이 모였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불심을 심어주는 것에 대한 고민, 보육교사 연수회 활성화 등에 대한 논의를 한다"고 설명했다.

정수암 상덕 스님이 회장으로 있는 '한국불교꽃예술회'는 지연, 정명, 보명 스님 등이 동참하고 있으며 '한국불교비구니꽃꽂이회'라는 명칭으로 활동하다 꽃꽂이 전시에 재가자들도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게 돼 4년 전 명칭을 바꾸게 됐다. 1년에 한번 꽃꽂이 전시회를 여는 것을 주요한 활동으로 한다.

경기-충청지역에서 포교당을 운영하는 비구니스님들이 모인 '선각회', 포교당 주지인 40~50대 비구니 스님들의 모임 '문수회' 등은 포교당 운영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포교 노하우를 교환한다. 올해로 창립 7년째인 선각회는 청각장애인 불자 자녀들에게 해마다 장학금을 지원하고 각 회원 포교당이 갹출해 5000만원의 비구니 스님 노후 복지 기금도 마련했다. 문수회는 10년이 됐는데 한 달에 한번씩 모여서 천안, 괴산 등 전국에 있는 13명의 회원 사찰을 돌아가며 방문한다. 모임 스님들은 각 사찰만이 아니라 어른 스님들이 특별한 행사를 준비할 경우에 네일 내일을 가리지 않고 동참하기도 한다. 꽃꽂이 전시회, 찬불가 행사 등에 참여하고 모은 회비는 소쩍새 마을에 전달한다고.

이밖에 지역 중심으로 모인 대전 청림회, 부산 금련회, 의정부 자비회 등도 있어 지역포교에 관심을 기울이고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광림사 해성스님은 "활동노하우를 전하고 방향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서로 의견을 나눌수 있는 모임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공선림 기자 knw@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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