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禪에도 병이 있습니까 ?

기자명 현웅 스님

자기경계 빠지면 위험…선지식 만나 점검해야

Q : 선(禪)에도 병이 있습니까 ?

A : 사실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긴 경전을 바로 보고 바로 믿어 공부하면 선병(禪病)이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가르침은 완벽하지만 후대 사람들이 공부 하다가 자기 경계에 빠진다든가 또 바로 깨닫지 않고 경을 해석해서 자기 것인 양 믿어 큰 깨달음을 뒤로한다든가 할 때 선병이 생기는 것입니다.

간화선을 수행하는 중에도 선병을 일으키기 쉬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은 선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선을 하는 사람들이 미리 할 것과 나중에 할 것을 구별하지 못할 때 생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초보자들이 선을 할 때 어록을 많이 본다든가, 선법문을 많이 듣는다든가 하면서 수행 보다는 이해가 앞서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러나 본인이 이해하는 것하고 깨달음에서 오는 지혜를 구별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이런 경우 바른 안목을 가진 스승을 믿고 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그럼에도‘일체중생이 개유불성이다’라는 말을 자기경계대로 함부로 해석하고는 자신의 경험을 스스로 인정하고 믿어 자기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러나 근본 뿌리가 끊어지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중생심은 한 갈래 두 갈래로 일어나고 나중에는 엉뚱한데 떨어지고야 맙니다. 뒤늦게야 자각하지만 그때는 이미 새로운 업을 많이 쌓아서 큰 스승을 만나 뉘우침이 오기 전에는 고치기 어렵게 됩니다.

특히 선을 공부하는 중에 깨치고 닦을 것이 없다, 우리가 부처다, 불교의 핵심은 공이다라든가 하는 선가의 말을 잘못 알아듣게 되면 큰 공부에 못 들어갑니다.

선에서 ‘깨치고 닦을 것이 없다’는 말은 법의 성질을 말한 것이고 ‘너 자신이 부처다’란 말은 석가모니가 깨닫고 나서 “일체중생을 둘러보니 모두 부처의 성품을 가지고 있더라”.해서 나온 말로 중생에게 믿음을 심어주는 법문입니다. 이런 법문을 믿음대신에 아는 것으로 이해하게 되면 믿음의 뿌리를 내리지 못해 선을 공부하는데 큰 독이 되고 병이 됩니다.

선병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는 첫째 올바른 스승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고 좋은 도반을 주변에 두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또 남의 은혜를 아는 마음도 중요합니다. 가장 해로운 것은 아는 마음이 앞에 있어 높은 벽이 되니 제일로 해로운 것입니다. 그래서 가섭존자도 아난에게 “네 눈앞에 철간대를 없애버려라”했던 것입니다.

우리가 바른 믿음이 준비되면 아는 생각이 침범 못하고 어리석음이 지혜로 바꿔집니다. 어떤 것이 바른 믿음인가? 부처님이 깨달아 설파한 말씀에 자신이 아는 생각이 전혀 섞이지 않고 믿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은 저절로 관이 되어서 자기 업식을 돌아보게 되어 업식이 뿌리가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렇게 깨닫게 되면 업식을 버리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없어져서 집착을 버린다든가 하는 노력도 안 하게 됩니다.


현웅 스님/미국 버클리 육조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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