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기 이후 백성들의 사랑을 받았던 민화는 급격한 산업화에 자취를 감추고 명맥이 끊기는 듯했다. 그러나 1980년대 민족과 민속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함께 재발견되기 시작한 민화는 2000년대 이후 폭넓게 확산됐다. 현재 민화교육기관이 1000여곳에 이르며, 민화를 그리는 사람도 20~3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도 나오고 있다.
가회민화박물관장 및 한국박물관협회장을 맡고 있는 저자의 이 책은 독자의 눈높이에 맞게 ‘민화의 모든 것’을 아우르는 인문교양서다. 민화란 무엇인지를 시작으로 민화의 역사, 종류, 구성과 색채, 그림 각각에 담긴 의미까지 140여 컷의 생생한 도판과 함께 만날 수 있다.
저자는 먼저 민화를 이해하는 다섯 가지 키워드로 ‘장식’ ‘토속신앙과 세계관’ ‘주술적 신앙’ ‘집단적 감수성’ ‘뽄’을 제시한다. 이를 토대로 민화의 양식적 특성을 밝히고 우리 선조들이 자유분방함 속에서 관념을 담는 법을 보여준다.
이어 민화의 종류를 20여가지로 분류해 각 종류별 특성과 다양한 그림을 소개한다. 산수화, 장생도, 인물화, 풍속화, 기록화, 도안화, 춘화도, 세화(歲畫)를 비롯해 꽃과 나무(화훼도·화조도), 채소와 과일(소과도), 동물과 물고기(축수도·어해도), 옛이야기(설화화), 다양한 그림들의 결합(혼성화)에 이르기까지 쉽고 친절하게 풀어낸다. 그 안에 담긴 상징, 익살과 해학을 통해 선조들의 생활 단면과 유쾌한 미학을 만날 수 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640호 / 2022년 7월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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