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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나지 않았던 아미타불, 빛으로 나투다

  • 해외
  • 입력 2022.07.22 20:31
  • 수정 2022.07.25 10:27
  • 호수 1642
  • 댓글 2

신시내티 미술박물관 청동거울
전 세계서 손꼽히는 희귀 유물

거울로 반사된 아미타부처님. [박물관 캡처]
거울로 반사된 아미타부처님. [박물관 캡처]

미국 미술박물관이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유물이 진가를 드러냈다. 

CNN은 7월13일 “신시내티 미술박물관이 보유한 수천 개의 동아시아 유물 중에서도 눈에 띄지 않았던 작은 청동 거울의 비밀이 밝혀졌다”며 “특정 빛에서 반사 표면에 숨겨진 형상이나 무늬를 드러내는 희귀한 고대 거울인 일명 ‘마법의 거울’”이라고 보도했다. 청동거울은 15~16세기 사이 중국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미술박물관에는 1961년 정식 등록됐다.

기사에 따르면 청동거울은 2017년 전시 이후 보관실에 안치돼 있었다. 유물을 조명하는 호우-메이 성 큐레이터는 청동거울 뒷면에 ‘나무아미타불’이 중국어로 조각됐으며 일본 에도시대 청동거울과 유사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에 보존 전문가와 보관실을 방문해 거울에 빛을 쏘았고 벽면에 맺힌 반사광이 흐릿한 형상을 나타내는 것을 목격했다. 

그들은 추가 조사를 진행해 반사광의 형상이 아미타불인 것을 밝혀냈다. 이 발견으로 미술박물관은 ‘마법의 거울’로 불리는 청동반사거울을 소유한 몇 안 되는 박물관 중 하나로 위상이 높아졌다. 미술박물관 측은 불교사찰이나 높은 신분의 집에 장식되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성 큐레이터는 “아미타불의 모습을 보고 환희로움에 휩싸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마법의 거울’이라고 불리는 청동반사거울은 빛이 반사면에 닿으면 숨겨진 형태가 나타나는 반사 청동 제작 기법으로 제작된 거울로, 빛이 거울을 통과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켜 중국에서는 ‘투광경(透光鏡)’이라고 불린다. 고대 이집트, 인더스 문명 등 다양한 문명에서 발견됐으나 최초로 완벽하게 만든 문명은 중국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에도시대(1603~1868)에 이르러 이 기법을 개발하고 발전시켰다. 과학자들은 청동반사거울 제작을 위해 장인들이 청동판의 한쪽 면에 나타내고자 하는 단어, 형태 등을 주조하고 다른 면은 연마를 거듭해 평평하게 만든 것으로 추측할 뿐, 현재까지도 기법을 명확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성 큐레이터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많은 박물관이 청동거울의 진가를 알아채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청동거울이 아미타불의 형상을 나타내고 ‘나무아미타불’이 조각돼 있다는 점에서 죄의 경중을 비춰주는 ‘업경대’와 비슷하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1642호 / 2022년 7월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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