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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침 실천으로 관응 큰스님 기리자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04.03.22 13:00
  • 댓글 0
대강백 관응당 지안 대종사가 지난 2월 28일 입적했다. 지난 3월 3일 직지사에서 봉행된 관응 큰스님의 영결식과 다비식에는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많은 스님과 불자들이 운집하여 스님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애도했다.

관응 큰스님은 황악산 직지사의 조실로 중암에 주석하면서 간경과 후학양성에 탁월한 업적을 남긴 분이다. 생전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를 꺼려 언론 등을 멀리함으로써 대중적 인지도는 높지 않았지만 한국불교 강맥을 이어가는 강사들에게는 거대한 산맥 같은 어른이셨다. 관응 큰스님이 남긴 일화들이 마치 하나의 전설처럼 들려오는 것은 스님의 위신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를 알게 하는 것들이다.

지난해 말 잇따라 선지식들이 열반에 들면서 슬픔에 빠져 있던 불자들에게 들려온 또 하나의 슬픈 소식이다. 큰스님들이 육신을 버리는 것이 결코 슬퍼할 일은 아닐지 모르나 의지할 선지식이 점점 사라진다는 것은 기뻐할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전에도 강조한 바와 같이 선지식의 입적을 맞아 더욱 정진하고 그분들이 남긴 가르침을 스승으로 삶아 바르게 살아가는 것이 올바른 불자들의 태도일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도 입멸을 맞아 스승과의 여읨을 슬퍼하는 제자들에게 가르침과 규율을 스승으로 삼고, 다른 곳에서 진리를 찾지 말과 스스로 마음의 등불을 밝히라고 당부한 바 있다.

따라서 우리도 관응 큰스님이 생전에 남긴 가르침과 유훈, 행적들을 잊지 말고 따라 실천하는 것으로 스님의 입멸을 기려야 할 것이다. 진정 우리가 의지한 것은 관응 큰스님의 색신이 아니라 큰스님의 남긴 가르침과 삶의 궤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스님은 입멸에 드시면서 한마디의 유훈도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든 형상 있는 것들은 다 부질없는 것임을 웅변으로 보여준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법의 세계란 성전의 일구를 찾는 것인데, 이리저리 흔적을 남기는 것이 법의 경계에서는 탐탁치 않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 평생을 법답게 살아간 관응 큰스님을 기리는 것은 법답게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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