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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법향 전해온 정공 스님 아미타불 곁으로

  • 해외
  • 입력 2022.07.29 19:49
  • 호수 1643
  • 댓글 6

7월26일 대만 대남극락사서 세납 96세·법납 63세로 원적
정종학회 등 단체 설립해 전법 진력…영상·문서 포교 활용
‘화해사상’ 제언해 이웃종교와 교류…3500명에 장학금도

정공 스님이 7월26일 대만 대남극락사에서 원적에 들었다. 스님은 출가 이래 전법과 교육, 세계평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정공 스님이 7월26일 대만 대남극락사에서 원적에 들었다. 스님은 출가 이래 전법과 교육, 세계평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중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홍콩, 호주, 미국 등 세계 각지에 정토사상을 심어온 정공 스님이 7월26일 오전 2시 대만 대남극락사에서 원적에 들었다. 

1927년 3월18일 중국 안휘성 여강현에서 태어난 정공(淨空) 스님은 당대의 위대한 철학자로 손꼽히는 방동미 교수의 문하에서 고전, 역사, 철학, 불교를 13년 동안 공부했다. 다양한 불교경전과 주석서를 공부하고 유교, 도교, 이슬람교를 비롯한 이웃종교 연구도 병행했다. 무엇보다 정토불교를 연구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과 노력을 쏟았다. 이후 스님은 1959년 대만 대북 임제사에서 구족계를 받았으며 이때 ‘정공’을 법명으로 받았다. 

법이 전해져야 미래 불자를 양성할 수 있다고 본 정공 스님은 1977년부터 전 세계를 순회하며 강연했다. 또 대중을 위한 수행센터를 설립하고 불교교육을 위한 단체들을 설립했다. 1986년 미국 워싱턴 콜롬비아 특구에 염불도량 화부불교회, 1995년 싱가포르에 거사림·정종학회, 2001년 호주 투움바시에 정토학습대학협회를 설립하는 등 전법에 매진했다. 최근까지도 호주 정종학원과 홍콩불타교육협회를 중심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무량수경 회집본’ ‘대방광불화엄경’ ‘능엄경’ ‘지장경’과 ‘정토오경’ 등을 가르쳤다. 

정공 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 세계에 전파하기 위해 인터넷과 위성 텔레비전 등 전파매체를 도입하고 경전과 책을 비롯한 문서포교, 테이프와 DVD제작 등으로 이루어지는 영상포교에도 진력했다. 이와 같은 저작물들을 전 세계에 무료로 배포해 대중이 언제든지 부처님 가르침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세계 유명 도서관과 대학, 불교단체에 경전 수천 부를 보시하고 가르침을 베풀면서 법향이 전 세계에 퍼져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 

특히 “부처님이 가르치신 원래의 불교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한 정공 스님은 평생 어떠한 명예도, 물질적 풍요로움도 구하지 않았다. 대신 ‘진성(真誠)’ ‘청정(清淨)’ ‘평등(平等)’ ‘정각(正覺)’ ‘자비(慈悲)’ ‘간파(看破)’ ‘방하(放下)’ ‘자재(自在)’ ‘수연(隨緣)’ ‘염불(念佛)’ 등 열 가지를 기본 지침으로 삼아 전 세계를 순회하며 불법을 가르치고 직접 모범을 보였다. 해외에서 돌아온 이후에는 녹음 스튜디오에서 강의를 재개해 부처님 법을 전했다. 

‘화해사상’ 보급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화해사상은 “모든 종교는 신과 성인의 자비롭고 사랑스러운 가르침이며 하나의 정신으로 융합할 수 있다”는 것이 스님의 신념이기도 했다. 순수하고 차별없는 무한한 연민의 화해사상에 기반해 스님은 갈등을 해결하고 세계평화를 이루기 위한 종교협력과 인종화합을 제언했다. 1988년 싱가포르를 방문해 9대 종교 지도자들을 직접 만났고, 종교 강사들을 초청해 그들의 종교를 소개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는 스님의 화해사상을 가장 잘 드러내는 행사였으며 이웃종교인들과 교류하는 계기가 됐다. 

‘UPEACE 아시아 태평양 프로그램’이 태국 방콕에서 ‘종교: 평화인가 갈등인가’를 주제로 개최된 세미나, 함자 하즈 인도네시아 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진 압두라만 와힛 당시 대통령과 장관 및 종교 대표자들과의 대담에서 정공 스님은 인종화합과 사회평화를 위한 많은 계획을 제안했다. 스님의 제언에 크게 공감한 와힛 전 대통령은 여러 차례 스님을 초청해 가르침을 구하기도 했다. 

2004년 1월 유네스코와 아시아 NGO 정상회의 초청으로 일본 오카야마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정공 스님은 전 세계 종교 지도자 및 학자들을 대상으로 “모든 종교는 연민과 자애의 가르침이며 갈등을 해결하고 재난을 피하기 위해서는 먼저 개개인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불만을 해결해야 한다”며 “내면의 갈등을 해결하면 마음은 깨끗해지며 자애로 넘쳐나고 이는 밝은 미래로 연결된다”는 메시지로 큰 울림을 주었다. 같은 해 4월 사이드 아킬 시라지 인도네시아 종교부 장관의 초청으로 이뤄진 ‘인류, 사랑, 세계평화’에 대한 연설에서도 “도덕적 가르침의 회복이 세계평화의 기초”라고 화해사상의 의미를 역설했다. 

정공 스님은 교육불사에도 매진했다. 평소 “불교는 우주의 모든 중생을 위한 완전한 교육이며 세상에 직접 나투신 석가모니 부처님은 책임감 있는 자발적인 사회교육자”라며 교육자로서 불교의 역할을 강조한 정공 스님은 중국에 화장장학금, 호주 그리피스대학과 서던퀸즐랜드대학에 장학회를 설립했다. 또 인도네시아 종교부에 연락을 취해 인문, 신학, 철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결과로 매년 3500명의 학생이 장학금을 지원받고 있다.

이같은 자비와 이타적 활동에 대해 미국 달라스시와 호주 투움바시는 명예시민권 수여로 고마움을 대신했다. 호주 그리피스대학, 퀸즐랜드대학, 서던퀸즐랜드대학과 인도네시아 샤리프 히다야툴라 이슬람국립대학도 명예박사학위를 수여로 스님의 뜻을 지지했다. 

정공 스님의 책을 여러 차례 번역한 허만항 번역가는 “시전, 권전, 정전 등 세 가지를 법륜 구성의 요소로 꼽는데 정공 스님은 그 중 경전을 주도적으로 유통한 권전의 역할을 수행하신 분”이라며 “특히 경전과 주석서에 입각해 가르침을 설하는 강경 법사의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생에 걸쳐 전파매체, 인쇄물 등 다양한 방편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진력하셨다”며 정공 스님의 입적을 안타까워했다.

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1643호 / 2022년 8월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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