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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는 어떻게 국가적 인물로 추앙됐나

  • 불서
  • 입력 2022.08.01 14:40
  • 수정 2022.08.10 10:31
  • 호수 1643
  • 댓글 0

만해 한용운의 기억과 계승
김광식 지음 / 인북스
508쪽 / 1만8000원

만해 스님 사상 계승한 인물·단체 
사료·증언 바탕해 정리한 학술서
만해 스님의 동지·제자 등 재평가

만해 스님(1879~1944)의 삶과 사상을 기억하고 계승하려는 노력은 오랜 세월 이어져왔다. 만해 스님을 주제로 다룬 논문과 저술도 2000여편에 이르고, 만해학회와 만해연구소 등 학술연구단체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매년 만해문학상, 만해백일장, 만해축전 등이 진행 중이며 백담사, 만해마을, 남한산성, 홍성에 각각 만해박물관이 건립됐다. 이렇듯 전 국민적 차원에서 한 인물의 사상을 계승·실천하고 있음은 만해 스님을 제외하고 다른 사례를 찾기 어렵다.

근현대불교사 연구의 권위자인 저자는 만해 스님이 근현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역사적 인물이 된 것은 신념에 투철한 그의 생애와 선구적인 사상 때문이라고 말한다. 동시에 그의 정신을 계승·실천하고자 평생 노력한 수많은 인물과 단체들의 활동에 힘입는 바가 크다고 분석한다.

'만해 한용운의 기억과 계승'은 만해 스님의 사상을 계승한 인물과 단체에 관한 내용을 사료와 증언을 바탕으로 정리한 학술서다. 그동안 저자는 평전 및 연구서 발간, 논문 집필, 대중적 글쓰기, 강연 등을 통해 만해 스님의 삶과 민족운동, 불교개혁을 중점적으로 다뤄왔다. 만해정신의 계승과 실천의 역사를 만해학의 범주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만해 스님의 동지와 제자들의 삶을 조명하고, 만해사상의 계승에 관련된 단체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동안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과 일화를 조명해 재평가하고 있는 이 책은 전체 3부로 구성됐다. 제1부에서는 만해 스님에게 독립운동 자금을 전달한 수덕사 만공 스님, 만해 전집 편찬에 필요한 자료를 평생 동안 보관해 온 박광, 해인사 주지를 역임하며 만당의 주축이 되었던 고경 스님을 만해의 동지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수덕사의 만공 스님이 독립운동 자금을 만해 스님을 통해 중국의 임시정부에 전달했다는 스님들의 증언과 만해 스님에게 밀사를 보낸 바 있다는 김구의 발언 기록 등을 그 근거로 들며 만해와 백범의 비밀 채널이 존재했을 것으로 유추한다.

2부에서는 한국 선불교에 큰 자취를 남긴 경봉 스님을 비롯해 석주, 허영호, 화산 등 통도사, 해인사, 범어사 등에서 만해의 가르침을 받았거나, 중앙불전 재학생 신분으로 만해 스님과 독립운동을 했던 제자들을 다루고 있다. 출가자가 중심이 된 제자들 중에는 조종현, 김어수, 조영암 등 문학인들도 포함되어 있으며, 의병이 되어 직접 항일투쟁에 앞장섰던 응송(박영희) 스님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광복 후 정부에서 내무부장관을 역임한 백성욱과 문교부장관을 지낸 김법린 역시 만해의 영향을 받아 독립운동과 불교개혁에 동참했다는  행적을 문헌자료로 복원하고 있다.

3부에서는 만해 스님의 묘지 이장과 비석 건립, 만해전집 발간 등 추모사업의 경과를 분석했다. 만해 스님을 추모하고 사상 선양을 위해 결성된 각종 조직과 연구 단체, 학교와 지방자치 단체 등의 활동 등이 성공적인 결과에 이르기까지 여러 난관이 있었으나, 한국불교 방향 정립의 주체가 돼 만해의 정신이 불교 발전에 올곧게 기여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컸음을 역설하고 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643호 / 2022년 8월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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