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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 독송 수행 최정희(수미정·54) - 상

기자명 법보

부처님 가르침 만난 환희심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경전 수지독송
몸·마음 전보다 건강해짐 느껴
잦은 갈등에 고통받던 삶 변화도

수미정·54
수미정·54

더없이 깊고 미묘한 법은 백천만겁에도 만나기 어렵도다. 
나 이제 보고 듣고 수지할 수 있으니, 원컨대 여래의 진실한 뜻을 알고자 하나이다.
無上甚深微妙法 百千萬劫難遭遇 
(무상심심미묘법 백천만겁난조우)
我今聞見得受持 願解如來眞實意 
(아금문견득수지 원해여래진실의)
- ‘금강경 개경게’

개경게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송이다. 매일 ‘금강경’을 독송하면서, 제일 먼저 보는 이 게송은 나 자신을 다독이고 정진하게 하는 살아있는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불교 공부를 시작한지 15년째가 되었다. 30대 초반부터 관음선원에서 공부를 시작했는데, 매일 ‘금강경’을 독송하면서, 기도하는 스님을 뵈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그 기쁨으로 ‘금강경’을 하루도 빠짐없이 수지독송하고 사경하며 지금까지 수행하고 있다. ‘금강경’을 처음 만났을 때 환희로움은 잊혀지지 않는다.

15년 동안 경전 공부를 멈추지 않았다. 직장을 퇴근하고 나면 발걸음은 자연스레 절로 향했다. 공부를 처음 시작할 땐 즐겁고 재미있었지만 피곤함을 이기지 못해 꾸벅꾸벅 졸기도 했다. 스스로 돌아봐도 ‘이렇게 대충 공부하는 게 부끄럽고 공부가 제대로 될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만두고 싶을 때가 많았다. 그러나 강의하시는 금해 스님은 한 번도 꾸짖거나 혼내지 않고 너그러이 이해해주셨다. 그래서 그런지, 졸리는 와중에도 스님께서 말씀하셨던 ‘맹구우목(盲龜遇木)’이란 가르침이 머릿속에 생생하다. 

맹구우목이란 ‘깊은 바다 속에 사는 눈 먼 거북이는 100년에 한번 물 위에 올라오는데, 그때 구멍 뚫린 나무를 만나 그 위에서 한번 쉴 수 있는 기회’를 말한다. 그만큼 만나기 힘든 인연이라는 것이다.

스님은 “부처님 법을 만나고 배울 수 있는 인연이 그만큼 힘들다”고 덧붙였다. 내겐 ‘아! 아무나 부처님 법을 만날 수 있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부처님께 특별히 선택된 불자인 양 내심 자랑스러웠고 이제라도 부처님 법을 만난 것이 기뻤다. 특히 처음부터 좋은 스승을 만나, 공부와 수행을 동시에 하면서 정진하는 기회를 얻었으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 ‘전생에 복을 많이 지었나보다’ 하고 스스로 대견해하고 흐뭇해했다.
사람의 몸을 받아 이 생에 나고, 마침내 불법을 공부해 더 넓은 부처님 세계로 발을 디뎠으니, ‘개경게’는 내게 초심을 일으키는 큰 힘이 된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금강경’을 독송하고, 출근길 지하철에서는 평안하고 심신에 안정을 주는 우학 스님의 ‘금강경’ 독경을 소리없이 따라한다. 사시기도 시간에는 유튜브로 금해 스님의 기도를 듣는다. 직장에서도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자세를 바로 잡는다. 저녁에 퇴근하고 나면 다시 한번 ‘금강경’을 사경하고 독송하며 하루를 마무리 한다. 그러다보니 직장에서의 잔실수가 많이 줄어들었고, 몸과 마음이 전보다 건강해졌음을 느낀다.

불교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법정 스님의 책을 읽으면서였다. 20세에 시작한 사회생활은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힘듦과 괴로움의 연속이었다. 그 때 괴로운 마음을 위로해주고 달래주었던 책이 법정 스님의 ‘무소유’였다. 스님의 평안하고 아름다운 글귀는 내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그때부터 불교가 좋아지기 시작했고 언젠간 공부해보고 싶었다.

결혼 후 동서의 소개로 관음선원과 인연이 닿아 불자가 되었다. 스님을 통해 ‘금강경’을 공부하면서 불교에 더욱 심취하게 되었다.

‘금강경’ 독송 수행은 나의 모든 것을 변화시켰고, 우리 가족과 이웃들, 모든 인연들에 대한 변화를 가져왔다. 갈등으로 고통스러웠던 삶은 평화로워졌고, 큰 어려움을 겪었을 때도 감정의 번뇌가 약해졌다. 그럴 때마다 ‘금강경'이 자랑스러웠다. 특히 ‘금강경’의 핵심 가르침인 ‘사구게’는 탐진치를 한방에 다스려주는 커다란 가르침이었다. 

‘사구게’는 나의 평소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변화시켰다. 경전 구절구절이 마음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났다.

[1643호 / 2022년 8월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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