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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스님들의 특별한 산림 보존

  • 해외
  • 입력 2022.08.12 21:48
  • 호수 1644
  • 댓글 0

나무 지키기 위한 ‘나무 수계식’
주황색 가사 두르고 향 공양도
농민대상 산림보존 교육 병행

산림 파괴가 전 세계 지구온난화의 원인 중 하나로 여겨지는 가운데 산림을 지키기 위한 태국 스님들의 특별한 방법이 소개돼 화제다. 

전 세계 개발기관, NGO 단체들의 소식을 전하는 ‘데벡스(Devex)’는 8월1일 “주황색 가사로 기둥이 싸여 있고 뿌리 쪽에 향이 꽂혀 있는 나무를 태국 전역에서 볼 수 있다”며 “설치미술로 혼동될 수 있는 나무들은 스님들의 수계를 받았으며 벌목으로부터 산림을 지키기 위한 스님들의 노력”이라고 소개했다. 2014년 기준 태국에서는 매년 14만여 헥타르의 산림이 손실되고 있으며 산림의 파괴는 온실가스 배출을 증가시켜 전 세계의 지구온난화를 가속하고 홍수와 산사태를 비롯한 자연재해에 취약한 환경을 만든다.

1960년대 태국에서는 경제발전을 위해 추진한 공업화의 일환으로 공장 건립, 농축산물 대량안정공급 요청에 따른 계약농업 등이 성행하기 시작했다. 정부와 대기업들은 부지와 농지 마련을 이유로 산림 개간을 추진했으며 특히 대기업과 계약한 농민들은 납품을 위해 점점 더 많은 산림을 벌채해 농지로 만들었다. 

이에 스님들은 산림을 지키기 위해 나무에게 계를 주었다. 태국인 대다수가 독실한 불자라는 점에서 수계한 나무를 베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이러한 ‘나무 수계식’은 1980년대부터 시작됐으며 계를 주는 스님들에게는 ‘환경 스님’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나무 수계’의 저자인 수산 달링턴 미국 햄프셔대학 교수는 “산림을 지키기 위한 스님들의 노력은 불교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공덕’의 실천방법 중 하나”라며 “사람들이 자연과의 관계를 이해하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일부 태국 환경보호 NGO들은 많은 사람이 불성을 문제해결의 기준으로 삼고 있기에 불성의 활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조 바르게세 태국 자연보호 프로젝트 ‘아워 랜드(Our Land)’ 공동설립자는 “우리는 환경문제를 과학적으로만 해결하려 했다”며 “이제는 사람들과 자연을 연결할 수 있는 영적 지도자가 환경위기를 해결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환경보호단체 ‘빅 트리스 프로젝트(Big Trees Project)’ 설립자인 오라야 수타부트르는 “NGO는 스님들과의 협력을 첫 번째 과제로 고려해야 한다”며 “지역 정부나 마을 지도자 대신 사회 지도자 역할을 하는 스님과의 협력이 더 효과적일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을 하는 환경 스님들은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인들과 정치인, 개인사업자들로부터 많은 위협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2005년에는 환경 스님으로 활동하던 수바카노 스님이 칼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스님은 치앙마이 명상센터 인근 숲이 귤 농장으로 바뀌는 것을 막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스님들은 위협에도 불구하고 수계식뿐 아니라 농민들을 대상으로 환경 교육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산림 보존의 중요성을 전하고 있다. 치앙마이 환경 스님인 쿤수리 스님은 그가 주석하는 명상센터에 직접 농업학교를 개교, 운영하고 있다. 농민들은 수업과정을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배우고 있다. 학교는 매년 수십명의 농민이 등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쿤수리 스님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산림이 농민들에게 산소, 물, 좋은 음식 등을 제공한다는 것을 알면 산림보존에 도움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1644호 / 2022년 8월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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