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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로 개종한 인도 달리트는 어떻게 달라졌나

  • 해외
  • 입력 2022.08.26 19:50
  • 수정 2022.08.27 07:11
  • 호수 1646
  • 댓글 1

미시간주립대학 키우네 교수 ‘초국가적 불교와 달리트이주’ 연구
“해외이주 달리트들, 다른 나라 불자들과 교류하며 정체성 확립”

1956년 10월14일 나그푸르에서 연설하는 암베드카르와 이를 경청하는 있는 달리트들.
1956년 10월14일 나그푸르에서 연설하는 암베드카르와 이를 경청하는 있는 달리트들.

인도의 달리트는 카스트 제도에서 가장 아래에 위치한 불가촉천민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크샤트리아라는 상위 계층이었음에도 카스트 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또 평등사상을 주창함으로써 대중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1950년대 암베드카르(1891~1956)는 평등의 종교인 불교로 개종하는 운동을 전개했다. 이 운동은 그의 사후에도 이어져 약 800만명의 달리트가 힌두교의 카스트 제도를 거부하고 불자가 됐다. 이후 달리트들은 연대와 저항으로 권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의 한 교수가 불자로 개종한 뒤 해외로 이주한 달리트 연구로 풀브라이트 국제장학상을 수상해 관심을 모은다.

미시간주립대학은 8월10일 홈페이지에 “존 키우네(Jon Keune) 종교연구학 부교수가 ‘초국가적 불교와 달리트 이주’ 연구로 풀브라이트 국제장학상을 수상했다”며 “그는 일본 도쿄대학, 영국 옥스퍼드대학, 대만국립대학, 인도 중부 불교학교 등을 방문해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게재했다. 풀브라이트 국제장학상은 미국 학계에서 활동하는 학자들과 전문가들에게 최대 2년까지 연구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존 키우네 미국 미시간주립대학 부교수.

키우네 교수의 이번 연구는 불교가 어떻게 다양한 사람들을 한데 모으고 서로를 이해하는지에 대한 것으로 인도 달리트 출신의 사회개혁운동가이자 정치가 빔라오 람지 암베드카르 관심에서 시작됐다. 키우네 교수는 1995년 암베드카르의 탄생지와 개종 현장인 나그푸르를 방문한 후 2014년부터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는 “해외로 이주한 뒤 변화된 환경에서 불자 달리트들이 고국의 박해와 트라우마의 역사를 딛고 어떻게 종교적인 정체성을 형성하는지 파악하고자 시작했다”며 “카스트와 인도 역사에 대한 지식이 없는 다른 국가의 불자들에게 자신을 설명하고 교류할 때 작용하는 불교의 역할이 궁금했다”고 밝혔다.

암베드카르는 불교의 자비와 평등을 인도 사회의 대안으로 여겨 1956년 10월14일 나그푸르에서 수십만의 달리트와 함께 불교에 귀의했다. 이후 달리트들의 귀의가 지속됐으며 불교가 부흥하는 계기가 되었다. 키우네 교수는 “암베드카르 추종자들에게 불교는 카스트에 대한 비판과 평등 증진을 의미한다”며 “당시 암베드카르와 달리트들은 특수한 인도의 제도인 카스트에 저항했고, 그 결과 다른 아시아 국가의 불자들과 다르게 불교를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달리트 불자들이 일과 학업 등의 이유로 이주하며 해외불자들과 교류하는 경우가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달리트 불자들은 해당 국가의 사회구조,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 종교, 문화적 민감성 등을 고려하며 교류를 이어나갔다. 이렇게 다른 배경을 가진 불자들이 만나 서로가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달리트들은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인식했다. 키우네 교수는 “이 연구는 소외되고 박해받는 달리트 그룹이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유로운 길을 모색하는 방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키우네 교수는 “수년에 걸쳐 달리트 공동체 구성원들을 만났고 일부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이 연구 프로젝트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상상하곤 했다”며 “풀브라이트 장학금으로 안식년 동안 연구에 집중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1646호 / 2022년 8월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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