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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법선양·불교쇄신에 한 생 바친 대선사의 진면목 

  • 출판
  • 입력 2022.08.29 14:25
  • 수정 2022.08.29 21:34
  • 호수 1646
  • 댓글 0

월산 대선사 생애와 중도선 사상
불국사 월산문도회 엮음 / 조계종출판사
464쪽 / 3만원

성림당 월산 스님 열반 25주기 앞두고 불국사 월산문도회서 발간
정화운동 매진 종단 기틀 세우고 중도선·불국선원 개창 수행 복원
‘법보신문’ 창간인 시대 변화 읽은 혜안…불교언론 사회적 역할 제시

성림당 월산 대종사. 열반 25주기를 앞두고 불국사 월산문도회가 스님의 생애와 사상을 조명하는 논문들을 엮어 책으로 발간했다. [법보신문DB}
성림당 월산 대종사. 열반 25주기를 앞두고 불국사 월산문도회가 스님의 생애와 사상을 조명하는 논문들을 엮어 책으로 발간했다. [법보신문DB}

“…동방의 선풍 새로 짓기 위하여, 그 결사로, 청담 성철 향곡 등과 한 뜻이었고, 동방의 법 떨치기 위하여, 그 정화로, 탄허 구산 관응 월하 경산 등과, 애오라지 한 몸이셨습니다.…”

시인 고은의 조시(弔詩)가 불국사에 울렸다. 성림당 월산 대종사가 1997년 9월6일 열반에 들었다. 영결식은 9월10일 불국사에서 원로회의장으로 거행됐다. 당시 종정 월하 스님이 법문하고 원로의장 혜암 스님이 영결사, 총무원장 월주 스님이 조사를 올렸다. 이날 불국사 범영루 앞 광장에는 1만여명의 사부대중이 운집했다.

“눈빛이 떨어질 때 산 속에 절이 쓸쓸하고 꽃과 새들도 슬피 울며 일월이 어두워졌네. 격식밖에 심오한 도를 누가 아는가. 송죽은 변함없이 언제나 푸르도다.”

원로의장 혜암 스님의 영결사로 마지막 길을 배웅한 지 25년, 월산 스님의 생애와 사상을 되돌아보고 근현대 불교에 남긴 발자취를 조명해 계승하려는 원력이 한 권의 책에 담겼다. 

8월31일(음 8월5일) 월산 스님 열반 25주기 다례재를 앞두고 불국사 월산문도회가 ‘월산 대선사 생애와 중도선 사상’을 출간했다. 앞서 2019년과 2021년에 불국사 월산문도회가 주최하고 대각사상연구원의 주관으로 월산 스님의 사상과 생애를 되돌아보았던 학술세미나에서 발표한 논문을 수정·보완해 엮었다. 2019년 ‘월산 대종사의 생애와 삶’이라는 주제로, 2021년에는 ‘월산 대선사 사상의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각각 진행된 두 차례의 학술세미나에서는 불국사 회주 성타 스님이 ‘월산 큰스님의 사상과 가르침’, 불국사 주지 종우 스님이 ‘월산 큰스님의 업적을 생각하면서’를 주제로 각각 기조발제 했고 ‘월산 큰스님의 생애와 사상’(김광식 동국대 특임교수), ‘월산 큰스님의 선사상’ ‘월산 큰스님의 중도선 사상’(보광 스님 대각사상연구원장, 동국대학교 명예교수), ‘월산 큰스님과 불국사 선원’(석길암 동국대 와이즈캠퍼스 불교학부 조교수), ‘불국선원 건립의 사상적 의미와 특징’(혜명 스님 동국대 와이즈캠퍼스 불교학부 교수), ‘불국사의 강학 전통’ ‘근현대 불국사의 사격’ (한상길 동국대 불교학술원 조교수), ‘월산 큰스님과 법보신문’(이재형 법보신문 편집국장), ‘금오문중의 위상과 성격’(김순석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원)을 주제로 한 논문들이 발표됐다. 

이 논문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으며 불국사승가대학원장 덕민 스님은 “학자들의 두 차례에 걸친 세미나를 통하여 자료의 고증과 조실 큰스님(월산 스님)의 업적을 학문적인 차원에서 정리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월산 스님의 선사상을 중도선(中道禪)으로 규명한 것은 백미”라고 평가했다.

김광식 교수는 ‘월산 큰스님의 생애와 사상’에서 현대 조계종단사와 연계해 월산 스님의 생애를 수행기(1943~1954), 불교정화운동 참여, 종단 활동기(1954~ 1974), 불국사의 사격 고양기(1974~ 1986), 불교사상 회향기(1986~1997)로 나눠 정리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김 교수는 금오 스님이 책임자로 있었던 불교교단 정화대책위원회가 추진한 전국비구승대표자대회(1954년 8월24~25일)에서 월산 스님이 대회 참가 승려의 자격을 심사하고 종헌제헌위원을 선출하는 전형위원 등 여러 분야의 실무위원으로 활동했음을 밝혔다. 

만공 스님으로부터 ‘이뭣고’ 화두를 받은 이후 불국선원을 개창해 후학들을 지도하기까지 이어진 철저한 수행이력도 조명됐다. 특히 수행자들이 각자의 근기에 따라 최적의 수행 방법을 선택하도록 지도하며 “한 법도 버리지 않는 것이 ‘중(中)’이고, 한마음도 산란하지 않는 것이 ‘도(道)’”라고 설한 월산 스님의 선사상을 ‘중도선’으로 조명한 보광 스님의 논문은 대선사로서 월산 스님의 진면목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사상적 기반 위에 1974년 개원한 불국선원은 한국불교의 전통복원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월산 스님의 신념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석길암 교수는 “불국선원 불사는 (정부에 의해 진행된 불국사) 복원 공사가 마무리된 시점을 진정한 출발점으로 삼아 근현대 시기 본분종사들이 지녔던 한국불교의 전통을 복원하는 데서 마무리된다는 의식”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법보신문’ 창간 또한 월산 스님이 평생 걸어온 정법선양, 불교쇄신의 연장선상에서 내린 결단이다. 이재형 법보신문 편집국장은 월산 스님이 법보신문을 통해 “사회변화가 가속화 되고 있는 이때에 불교가 미래에 대한 비전 없이 역사의 변혁을 외면한다면 불교는 이 땅에서 새로운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지적한 점을 상기시키며 “(월산 스님은) 선이 개인의 완성을 넘어 사회 속에서도 그 가치를 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을 표명하고 있다. 월산 스님은 불교계가 국가와 사회 속에 뛰어들 수 있도록 독려하고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것을 불교언론의 중요한 역할로 파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책에서는 월산 스님의 생애와 수행, 사상과 업적을 조명하는 동시에 불국사가 수행과 전법도량으로 거듭나기까지의 역사와 강학의 전통, 그리고 금오문중의 위상과 성격 등 월산 스님의 회상에서 한국불교의 중심으로 성장한 다양한 주변의 변화까지 두루 담아내고 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46호 / 2022년 8월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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