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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새 총무원장 진우 스님에 거는 기대

기자명 법보
  • 사설
  • 입력 2022.09.05 13:33
  • 호수 1647
  • 댓글 0

단일추대는 청렴성‧행정 능력 ‘방증’
“바꿀 건 과감히 바꾸겠다” 개혁적
말사 주지 교구 이양 공약 획기적
종단출자 별도 수익법인 설립 절실

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에 진우 스님이 당선됐다. 이로써 진우 스님은 1994년 총무원장 선거제도 도입 후 최초의 무투표 당선 총무원장으로 한국 불교사에 기록됐다. 

역대 선거와 달리 이번 선거에서 진우 스님이 단일후보로 확정된 건 ‘청정 선거’를 치르자는 공감대가 급속히 확대됐기 때문이다. 선거 때마다 횡행한 근거 없는 허위사실 유포 즉 ‘괴문서 사건’은 갈등을 심화시켰고, 금권선거 의혹은 세인의 눈살까지 찌푸리게 했다. 24개 교구본사 주지는 “종단의 화합과 안정을 위해 단일후보로 추대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중앙종회 최대 종책 모임인 불교광장의 ‘진우 스님 지지 선언’은 단일 추대 여론에 방점을 찍었다. 이례적인 ‘총무원장 추대’를 통해 청정 선거의 변곡점으로 삼으려 한 종단 지도자들의 깊은 고뇌가 엿보인다. 

총무원장은 단순한 관리자가 아니라 리더이다. 교단과 사회의 구성원들을 미래지향적이면서도 발전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지도자이다. 조계종이 한국불교 대표 종단인 점을 고려하면 그 무게는 더하다. 아니, 한없이 무겁다. 그러기에 매우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된다. 따라서 단독 출마하게 된 진우 스님을 향한 지지가 폭넓게 형성됐다는 건 교단을 이끌 리더십과 종책 추진 능력은 물론 청렴성까지도 인정했다는 방증이다. 

총무원장에 당선된 진우 스님은 위기관리 능력도 뛰어난 스님으로 정평이 나 있다. 2012년 위기에 내몰렸던 백양사를 안정적으로 수습했고, 2018년 전임 총무원장의 불신임에 따른 총무원장 직무대행을 맡아 종단을 추스르며 36대 총무원 집행부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조율했다. 종책 추진력도 강하다. 2019년 9월 제8대 교육원장에 선출된 스님은 승가교육제도 개편에 착수했다. 승가교육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때마다 진통이 있었던 점을 상기하면 급변하는 현대사회의 흐름을 반영한 교육 개편이 절실하다는 확고한 교육철학이 섰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었다고 본다. 

신임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향후 종단 운영과 관련해 소통·포교·교구를 3대 기조로 내세웠다. 신심을 토대로 한 소통을 강조한 건 공심으로 사부대중을 만나 종단발전의 지혜를 모으겠다는 뜻이다. 대중의 뜻을 외면한 독단 행보는 하지 않겠다는 약속이기도 하다. 어린이‧청년, 도심 포교 역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미래세대를 위한 장기적 포교정책을 수립할 전법위원회 구성과 분야별 포교를 위한 인력양성은 꼭 필요했던 종책이다. 

‘교구발전이 불교중흥’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며 교구 역량 확대를 천명한 건 획기적이다. 특히 말사 주지 임명권의 점진적 교구 이양 공약에 이목이 쏠린다. 이것은 총무원장 중심의 중앙집권적 권력 집중을 나누는 개혁적 불사이다. 교구 자주권이 확대되면 침체한 지역불교에 새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대도시 불교 활성화 및 포교거점 마련을 위한 권역별 종합불교센터 건립, 세계불교의 중심 역할 구현을 위한 대사회적 종책을 제시할 ‘K-불교센터’ 개설은 참신하다. 

아울러 종단의 숙원 불사라고 할 수 있는 국립공원 사찰 사유지 보상과 승려복지 확대에도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 또한 분담금 의존 일변도에서 벗어난 종단의 수익구조 다변화 모색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이미 이웃 종교에서 실행하고 있듯이 종단이 출자한 별도의 수익법인 설립을 심도 있게 논의할 때가 되었다. 종교인구 감소에 따라 사찰 수익도 줄어들게 자명하다고 보면 이 문제는 설왕설래 정도로 끝나서는 안 된다. 다소 예민한 문제이지만 총무원, 교육원, 포교원의 중앙종무기관 행정조직 재검토 여론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3원 모두 개별사업에 치우치면서 종단 역량이 집중‧확대되지 않아 ‘3원 독립’의 의미가 퇴색되어 간다는 의견이 오래전부터 대두 돼 왔다.

당선 소감을 통해 “사부대중이 함께 한다면 불교는 달라질 것”이라며 “잘하고 있는 것은 더 잘하도록 하고 고칠 것은 고칠 것이며 바꿀 것은 과감히 바꿀 것”이라고 천명한 신임 총무원장 진우 스님에 거는 기대는 실로 크다.

[1647호 / 2022년 9월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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