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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모든 순간이 선 아닌 것이 없다

  • 수행
  • 입력 2022.09.07 16:50
  • 수정 2022.09.14 10:18
  • 호수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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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선원, 9월6일 서울 본원서 생활참선반 개강법회 봉행
2023년 2월28일까지 매주 화요일 참선 일상화 위해 정진

“탁…탁…탁” 죽비 3타와 함께 불이 꺼지자 사부대중들은 일제히 자세를 고쳐 앉았다. 어두워진 선원에는 한결 부드러워진 숨소리만 작게 들렸다. 침묵. 30여분이 지난 뒤 다시 죽비 3타. 천천히 눈을 뜬 이들의 얼굴에는 평온함 속에서도 정진에 대한 다부진 각오가 여실히 드러났다. 

도심 간화선수행도량 서울 공생선원(선원장 무각 스님)이 9월6일 생활참선반을 개강했다. 불자들은 내년 2월28일까지 일상에서 참선을 실천하며 매주 화요일마다 무각 스님의 ‘돈오입도요문론’ 주제 법문을 듣고 초발심으로 재무장한다. ‘돈오입도요문론'은 마조 도일 스님의 제자인 대주 혜해 스님이 해탈은 오로지 좌선을 통한 돈오에 있음을 서술한 선어록이다.

이날 오전 10시 쌍문동 삼환프라자 7층 본원에서 봉행된 개강법회는 40여명의 불자가 참석한 가운데 사시예불·법문·참선으로 진행됐다. 

공생선원은 ‘일상의 모든 순간이 선 아닌 것이 없다’는 행주좌와어묵동정(行住坐臥語默動靜)을 기치로 정진하고 있다. 공생선원에 따르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동·결과와 그에 대한 평가는 전부 자신의 마음이 만드는 것이다. 삶의 고통과 불행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내면을 깊이 성찰함으로써 마음이 이리저리 휩쓸림을 알아차리고, 마음을 올바르게 활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일상에서 이뤄지는 이러한 배움의 과정이 바로 참선이다. 공생선원은 참선이 스님들만의 어려운 수행이라는 오해를 풀고 대중화하고자 2002년 개원한 이래 사부대중이 함께 정진하는 시민선방으로 운영해왔다.

선원장 무각 스님은 법문에서 일상과 참선은 둘이 아님을 강조했다. 스님은 “자연과 인간은 둘이 아니고, 남자와 여자도 둘이 아니며, 젊은이와 늙은이도 둘이 아니다”라며 “삶과 참선도 다름이 없다”고 말했다. 스님에 따르면 일상이 곧 참선이다. 만약 자리에 앉아 명상하는 것만이 참선이라고 한다면, 앉고 서는 것으로써 이미  둘로 나눠져 버린다. 

무각 스님은 이어 ‘돈오입도요문론'을 주제로 강의하는 이유를 밝혔다. 스님은“공부를 하는 이유는 자유와 행복, 그리고 완전해지기 위함”라며 “혜해 스님은 ‘돈오입도요문론'에서 간화선 수행과 깨달음을 증득하기 위해 알아야 할 내용을 50여개의 주제로 정리해 간단명료·직설적으로 설명했다. ‘단박에 깨친다’는 돈오를 위해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부가 깊어지기 전엔 수행하고자 하는 마음 역시 깊어지기 어렵습니다. 또 혼자 공부하다보면 기대하는 사람이 없어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곳에 와서 공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참석자들은 참선이 곧 생활이 되도록 정진할 것을 다짐했다. 참선이야말로 평생 해야 하는 공부라는 최혜영(섭진·62) 불자는 “남편과 자식에게 바라는 점이 많아 처음엔 스님의 법문이 이해가지 않았으나, 점차 분별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행주좌와어묵동정의 가르침대로 서있거나 누워있거나 항상 내면을 성찰하며 정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혁(일현·52) 불자도 “공부는 특정한 장소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삶 자체가 공부여야 함을 알았다”며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지혜롭게 판단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생선원은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에 참선입문반과 ‘화엄경 십정품·여래출현품’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02)900-2448 

고민규 mingg@beopbo.com

[1648호 / 2022년 9월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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