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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불자 20명, 하늘 맞닿은 참선도량서 화두삼매에 들다

  • 수행
  • 입력 2022.09.27 19:00
  • 수정 2022.09.28 12:59
  • 호수 1651
  • 댓글 0

서울 망월사 천중선원, 9월23~25일 재가참선반 개최
불자 20여명 정진…“이웃 제도하는 보살행 목표해야”

나무들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망월사.
나무들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망월사.
망월사 천중선원.
망월사 천중선원.

서울 도봉산, 좁은 바윗길을 1시간 30분여 올라가다보면 바위능선에 자리 잡은 고즈넉한 사찰이 드러난다. 조계종 종립특별선원 망월사 천중선원(天中禪院)이다. 이름처럼 탁 트인 하늘을 마주하고 있는 이곳은 하안거를 마친 수행자들이 만행을 떠났음에도 진리와 마주하려는 이들의 치열함이 식지 않았다.

도봉산 망월사(주지 철견 스님)는 스님들의 안거가 끝난 기간 동안 선방을 불자들에게 내어주고 있다. 1년에 두 차례 봄(음력 2월23~25일, 음력 3월1~3일)과 가을(음력 8월28~30일, 9월5~7일)에 운영하는 재가불자선원은 참선을 깊이 체험하거나 정진하려는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매년 20~30여명의 재가수행자가 참여하고 있으며, 9월23~25일 3일간 진행한 ‘재가참선입문반’에도 20여명이 정진에 나섰다.

조계종 제25교구본사 봉선사 말사인 망월사는 유서 깊은 참선수행도량으로 안거 때마다 많은 선객들이 바랑을 내려놓는다. 망월사는 신라 선덕여왕 8년(639) 해호 스님이 당시 월성(月城)으로 불렸던 수도 경주와 왕실의 융성을 기리고자 망월사(望月寺)를 창건했다고 전한다. 신라 말기에는 경순왕의 태자가 은거했다고 전해지며 고려 문종20년(1066) 혜거국사에 의해 중창됐다. 조선시대에는 천봉·영월·도암 스님 등 많은 고승이 배출됐으며 1925년 용성 스님이 이곳에서 30년 활구참선정혜결사를 시작한 후 만공·한암·전강·금오·춘성 스님이 주석하며 후학을 제접했다. 한국전쟁 때 큰 피해를 입었으나 1986년 능엄 스님이 재건해 지금에 이르렀다.

수행은 엄중한 묵언 속에 매일 새벽·아침·점심·저녁 각 2시간씩 총 4회에 걸쳐 진행된다. 참선 입문자들이 있음을 감안해 50분 좌선, 10분 행선으로 이뤄지며, 화두는 따로 주어지지 않고 자세, 호흡, 소리에 집중하도록 지도한다.

23일 오전 10시에 입방한 수행자들은 개인정비 후 오후 1시에 입재했다. 주지 철견 스님은 입선에 앞서 ‘좌선의’를 주제로 법문을 펼쳤다. ‘좌선의’는 좌선하는 방법을 설명한 남송 자각종색 스님의 저술이다. 스님에 따르면 올바른 자세는 참선에 있어서 가장 기초적이고 필수적이며 건강과도 직결된다.

철견 스님은 “수행자는 올바른 자세와 더불어 널리 이웃을 제도하겠다는 보살정신을 일차적 목표로 둬야 한다”며 “자세와 정신의 중요성을 체계적으로 다룬 ‘좌선의’를 반드시 읽어야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는 것”이라며 “이미 내 속에 갖춰진 한없이 평화롭고 자유로운 불성을 회복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10분간 행선하는 재가수행자들.
10분간 행선하는 재가수행자들.

참여한 재가수행자들은 이번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도 참선에 매진할 것을 다짐했다. 평소 참선에 관심이 많았다는 김진석(성해·67) 불자는 “스님들의 수행공간을 재가불자들에게 열어준다는 소식을 듣고 신청했다”며 “스님의 지도에 따라 자세를 올바르게 하고 내면을 바로 본다는 생각에만 몰두했다. 새와 바람소리만 들리는 대자연 속에서 내면의 평화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참선을 배우고자 이곳저곳 찾아다녔다는 고태현(73) 불자는 “참선하며 주변 소리, 바람에 그저 몸을 맡기고 내면에 집중했다. 신경이 아주 예민한 편인데 참선을 하니 몸도 마음도 이완되고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망월사 대웅전에서 바라본 영산전. [망월사]
망월사 대웅전에서 바라본 영산전. [망월사]

망월사는 10월4~10일 나한 7일 철야정진기도를 앞두고 있다. 영산전에서 열리는 7일 철야정진기도는 6명의 스님들이 2명씩 2시간마다 교대하며 7일간 염불이 끊이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651호 / 2022년 10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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