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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36대 총무원장 원행 스님 퇴임…“사부대중에 감사”

  • 교계
  • 입력 2022.09.28 12:57
  • 수정 2022.09.30 15:17
  • 호수 1651
  • 댓글 0

9월28일 역사문화기념관서 퇴임식
원로의장 대원 스님 등 300명 동참
백만원력결집·코로나19 위기극복 등
4년간 공적 돌아보며 임기 마무리
원행 스님 “여러분 덕분에 가능했다”
“한국불교·종단 발전 위해 노력하길”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9월28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공연장에서 열린 퇴임식을 끝으로 지난 4년간의 공식임기를 마무리했다. 1994년 이후 평화롭게 종권을 이양하고 공식 퇴임식을 갖는 것은 지난 2009년 지관 스님과 2017년 자승 스님에 이어 세 번째다. 1994년 이후 여덟 명의 총무원장을 배출했지만 공식 퇴임식이 세 번에 불과하다는 것은 그만큼 조계종의 부침이 많았음을 대변한다.

원로의장 대원 스님을 비롯해 포교원장 범해, 총무원 부실장 및 중앙종무기관 스님과 재가종무원 등 300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열린 퇴임식은 원행 스님의 지난 4년을 돌아보는 동영상과 치사, 퇴임사, 송별사, 각계 인사 순으로 1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원행 스님의 4년간 행적을 따라 만든 생생한 영상 기록들은 ‘종단 안정과 화합, 한국불교 미래’를 위해 헌신했던 스님의 원력이 고스란히 담겼다.

2018년 9월 전임 총무원장의 불신임이라는 초유의 상황 속에서 제36대 총무원장 당선된 원행 스님은 종단 혼란을 안정시키고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2019년 불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원력을 모아 한국불교의 미래를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는 기치로 ‘백만원력 결집불사’를 추진하면서 종단 사부대중의 결속을 다져나갔다. 그 결과 인도 부다가야에 종단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사찰 분황사와 세종 신도시 포교의 중심이 될 광제사 및 전통문화체험관, 계룡대 군장병들의 포교도량 호국홍제사를 건립했다. 이어 불교문화재를 전문적으로 관리·보수할 수 있는 연구시설과 10·27법난 기념관 건립 사업도 속속 진행 중이다. 또한 재임기간 전 세계를 감염병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 팬더믹 위기도 선제적 대응으로 극복해 나갔다. 도난된 수많은 성보문화재를 환수해 제자리로 돌려놓았으며, 연등회를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함으로써 한국불교의 위상을 제고했다.

이렇듯 원행 스님의 4년간 공적은 동영상을 통해 재생됐고, 퇴임식에 동참한 대중들은 큰 박수로 스님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이례적으로 퇴임식에 참석한 원로의장 대원 스님은 “원행 스님은 2018년 화합과 혁신, 미래불교라는 서원으로 취임해 지난 4년간 종단 안정과 화합, 한국불교의 미래를 위한 초석 마련을 위해 진력해 왔다”며 “그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감염병 위기 속에서 종단을 안정적으로 이끌었으며, 한국불교의 백년대계를 위한 백만원력 결집불사를 통해 수많은 불사를 진행하는 등 종단발전을 위해 실천한 노고의 시간을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고 치하했다. 이어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회향의 시간을 맞고 있다”며 “지난 4년간 수고 많으셨다. 새로운 회상에서 한국불교 미래를 위한 자리에서 계속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원 스님은 종정 성파 스님을 대신해 원행 스님에게 종정 공로패를 전달했고, 이어 “종단발전을 위해 헌신한 공로가 지대하다”며 원로회의 의장 공로패도 수여했다.

원행 스님은 “오늘 이 자리에서 회향할 수 있도록 그동안 격려와 협조를 아끼지 않았던 사부대중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이어 36대 총무원 집행부가 진행한 여러 사업들을 일일이 열거하며 “이 모든 것은 여러분들의 채찍과 협력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일들”이라며 재차 감사의 뜻을 전했다. 스님은 “이제 새로운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중심으로 더 알차게 꾸려나가길 바란다”며 “한국불교와 종단발전을 위해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포교원장 범해 스님은 송별사를 통해 “부처님께서는 모든 것이 변하고 무상하다고 말씀하셨지만, 우리 종단의 지도자를 보내드리는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며 “이 자리에 있는 사부대중 모두는 스님의 노고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스님께서 이룩하신 여러 업적들은 우리 종단의 큰 복덕이고 사부대중의 자랑”이라며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산중으로 돌아가시더라도 후학들이 수행하고 정진할 수 있도록 잘 이끌어달라”고 했다.

퇴임식에 동참한 대중들은 원행 스님에게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건강하십시오”를 외치며 아쉬움을 달랬고, 원행 스님은 합장으로 인사했다.

원행 스님은 이날 동국대 및 중앙승가대 발전 및 승려복지회 기금으로 1억원을 보시했고, 종무원 조합 등에 금일봉을 전달했다.

지난 4년간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으로서 소임을 모두 내려놓은 원행 스님은 서울 조계사 대웅전을 찾아 부처님께 퇴임을 고했고, 37대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비롯한 중앙종무기관 스님과 종무원, 조계사 신도 등의 환송을 받으며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나섰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제36대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4년 성과

백만원력결집·승려복지로 미래불교 기틀 마련

‘전임 총무원장 불신임’ 혼란 속에서 소통·화합으로 종단 안정
코로나19 감염병 위기서 선제적 대응으로 한국불교 위상 제고
연등회 유네스코 등재…정부·지자체 등 종교편향에 단호히 대응

2018년 9월 ‘소통과 화합, 혁신으로 미래불교를 열겠다’는 발원으로 출범한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4년은 종단 혼란을 안정시키고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시기로 평가된다. 특히 원행 스님이 역점적으로 추진한 ‘백만원력 결집불사’는 전임 총무원장 불신임이라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종단 사부대중의 결속력을 높이고 미래불교의 근간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또한 재임기간 전 세계를 감염병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 팬더믹 위기에 선제적 대응으로 한국불교의 위상을 제고했고, 연등회 유네스코 등재 등 한국불교 전통문화 선양에도 큰 자취를 남겼다.

백만원력 결집불사=원행 스님은 2019년 4월 “한 방울의 물이 모여 강을 이루고 큰 바다가 되듯, 불자 한명 한명의 원력이 백만이 되면 모든 어려움을 능히 극복할 수 있다”며 백만원력 결집을 제안했다. 2500년 전 수닷타 장자가 전 재산을 기부해 기원정사를 건립하고 찬란한 불교 역사를 꽃피울 수 있는 토대를 만든 것처럼 불자 한 사람이 매일 대승원력보살로 거듭날 것을 발원하고 하루 100원을 보시하면 한 달에 3000원이 되고, 백만 명이 실천한다면 매년 360억원의 기금이 조성돼 한국불교의 중흥과 미래를 위한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원행 스님의 제안으로 시작된 백만원력 결집은 종단 안팎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백만원력결집에 공감한 불자와 사찰의 동참이 이어졌다. 인도 부다가야에 한국사찰을 건립하겠다는 소식에 통도사 청하문도회가 인도 현지에 부지 2000평을 기증했고, 설매·연취 불자가 50억원을 기부했으며, 백천문화재단이 보건소 건립기금 3억원을 보시했다. 불자들과 사찰의 개별동참도 이어져 지난 3년여간 백만원력 결집불사 기금으로만 120억여원이 모연됐다. 이렇게 조성된 기금으로 조계종은 올해 5월 인도 부다가야에 한국사찰 분황사를 건립했으며, 세종 광제사 및 전통문화체험관, 계룡대 호국홍제사 등을 건립하는 성과를 냈다. 양평 불교문화재 연구시설 건립을 위해 올해 4월 착공식을 거행했으며, 10·27법난 기념관 건립과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 모시기 불사 등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극복=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이 우리 사회를 휩쓸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감염병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런 위기 속에서 조계종의 대응은 눈부셨다. 조계종은 코로나19 감염병이 확산되자 전국 사찰에 선제적으로 지침을 내려 법회 및 각종 모임을 자제하도록 했다. 이에 일부 사찰은 자체적으로 산문을 폐쇄하고 정부의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각종 모임을 취소했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감염자가 속출하는 여느 종교시설과 달리 사찰에서의 감염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조계종은 한발 더 나아가 한국불교종단협의회와 협의를 통해 매년 열리던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을 연기하고,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연등회마저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자진 취소했다. 조계종 본말사 스님 5000여명은 정부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전 국민에게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을 모두 기부해 국가재정 위기를 타개하는 데 힘을 보탰다. 감염병 확산방지를 위한 종단 차원의 선제적 대응에 전국 사찰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전국의 사찰들은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도 저소득 가정과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실천에 앞장섰고, ‘토닥토닥 템플스테이’를 열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의료진과 소상공인, 일반인들의 대상으로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불교계는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불교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연등회 유네스코 지정 및 도난 성보 회수=원행 스님의 재임기간 연등회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는 쾌거도 있었다. 유네스코는 2020년 12월 천년을 이어 온 연등회의 공동체 정신과 가치가 인정된다며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확정했다. 비록 코로나19 확산으로 현장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원행 스님은 12월16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문화재청장과 함께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15차 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 회의를 생중계로 지켜보며 연등회의 유네스코 등재 순간을 함께 했다.

원행 스님은 재임기간 잃어버린 성보를 되찾아 본래의 자리인 예경의 대상으로 모시도록 하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봉은사 시왕도, 운문사 칠성도, 범어사 신중도, 송광사 치성광여래도, 신흥사 영산회상도,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 등 많은 도난 성보를 환수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런가 하면 현 시대 불자와 국민들에게 부처님 가르침을 오늘의 언어로 전하기 위해 첫 종단본 ‘불교성전’을 편찬해 전국 곳곳에서 불교성전을 독송하고 연찬하게 했다.

승려복지=원행 스님은 재임기간 조계종 승려복지사업에 있어 괄목할 말한 성장을 이뤘다. 조계종 승려복지는 종단 스님들이 의료, 주거, 생활에 있어 안정적 여건을 마련해 수행에 전념하도록 하자는 취지로, 2011년 승려복지법 제정하면서 본격화됐다. 10여년이 지나면서 승려복지사업은 기본골격을 마련했지만, 언제나 재원마련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았다. 이에 조계종은 2019년 종단 지도자 포럼을 개최해 승가복지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2020년부터 승려복지 본인부담금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종단 스님들의 소속감 고취와 승려복지제도에 대한 참여의식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어떻게 스님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느냐가 관건이었지만, 승려복지회를 중심으로 교구본사와 각 사찰을 상대로 적극적인 홍보를 펼쳤다. 그 결과 시행 첫해 종단 스님들의 86.66%가 본인부담금 제도에 동참하는 성과를 냈다.

안정적 재원마련의 틀을 마련한 조계종은 2020년 10월 승려복지 통합관리 프로그램을 구축했으며, 국민연금 등 국가 사회보험을 활용해 스님들의 복지혜택을 넓혀 나갔다. 2021년 승려복지법을 개정해 승려복지 수혜대상자도 기본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사미·사미니 스님에게로까지 확대했다. 현재 스님들의 안정된 노후를 위해 불교요양원 건립을 위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종교편향 대응=2021년 10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국립공원 내 사찰 ‘문화재관람료’를 ‘통행세’로, 이를 징수하는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빗대 사기꾼 집단으로 폄하하면서 불교계의 공분을 샀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순방 때마다 성당을 찾아 노골적인 친가톨릭행보를 해온 데다, 경기도 광주시가 주어사, 남한산성 등 불교유적이 포함된 지역을 묶어 가톨릭순례길을 조성하고, 찬송가로 일관한 국공립합창단의 선교공연 등 정부와 지자체를 중심으로 진행된 종교편향으로 불교계의 불만이 커질대로 커진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정청래 의원의 발언은 불교계를 결집시키는 계기가 됐다.

원행 스님은 ‘종교편향 불교왜곡 범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자행되는 종교편향을 근절하겠다고 나섰고, 올해 1월21일 서울 조계사에서 스님 5000여명이 동참하는 승려대회를 개최해 단호하게 대응했다. 불교계의 강한 반발에 정치권은 사찰 문화재관람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문화재보호법을 개정했으며, 대선후보들은 전통사찰의 규제를 해소할 수 있는 제도개선을 약속하는 성과를 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651호 / 2022년 10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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