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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영미권에 법향 전한 티베트 스님 원적

  • 해외
  • 입력 2022.09.30 20:00
  • 호수 1651
  • 댓글 0

국제카담파불교연합 창립 ‘켈상 갸초’ 9월17일 영국서 입적
세계 40여 국가에 1300개 이상 불교센터 설립해 불법 전파

서구에 티베트불교 보급에 진력한 켈상 갸초의 생전 모습. [부디스트도어글로벌 캡처]
서구에 티베트불교 보급에 진력한 켈상 갸초의 생전 모습. [부디스트도어글로벌 캡처]

‘신카담파 전통·국제카담파불교연합(New Kadampa Tradition-International Kadampa, NKT)’ 설립자이자 서구에 티베트불교를 보급한 켈상 갸초(Kelsang Gyatso)가 9월17일 세납 91세로 원적에 들었다. 

1931년 티베트 동부 랍상 추폰파(Lobsand Chuponpa)에서 태어난 켈상 갸초는 8세 때 앙런 잠파 링 사찰로 출가해 계를 받았으며 티베트에서 인도로 망명하기 전까지 세라불교대학에서 공부한 학승이었다. 겔룩파 소속의 세라불교대학은 티베트 라싸 3대 불교대학 중 하나다. 

1959년 중국이 티베트를 침공하자 켈상 갸초도 망명생활을 시작했다.  이때 그는 가장 아끼는 경전인 ‘입보살행론’과 ‘보리도차제광론’을 품에 안고 달라이라마를 따라 인도로 향했다. 

인도에 도착한 켈상 갸초는 직접 가져온 두 경전을 가르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후에는 유타란타주의 사찰로 거처를 옮겨 강의를 지속했다. 곧 티베트인들 사이에서 명망 높은 스승으로 소문났다. ‘영국의 티베트불교와 선불교: 이식, 개발 및 적응’을 저술한 데이비드 케이는 그의 저서에서 “켈상 갸초는 티베트 망명 공동체 내에서 매우 존경받는 학자이자 명상가”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후 켈상 갸초는 달라이라마의 요청에 따라 영국 북서부의 불교연구센터인 만주시리 연구소(Manjushri Institute)의 상주스님이 됐다. 그곳에서 연구소장이자 설립자인 라마 툽텐 에셰와 함께 불교를 가르쳤다. 켈상 갸초는 1990년까지 영국과 스페인에 15개의 불교센터를 설립하며 강의와 수행을 지속했다. 특히 1987년부터 1990년까지 스코틀랜드에서 진행한 3년 결사는 큰 주목을 받았으며 이 기간 동안 ‘즐거운 행운의 길’ ‘불교개론’ 등 5권의 책을 저술했다. 법향은 유럽 전체로 확산됐다. 

1991년 켈상 갸초는 ‘신카담파 전통’을 창설하고 2003년에는 ‘신카담파 전통·국제카담파불교연합’으로 확대하며 유럽을 넘어 국제사회로 불교를 전하기 시작했다. 그가 설립한 NKT의 특징은 ‘모든 사람을 환영합니다’라는 표어 아래,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 등 사부대중이 모두 동일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혼합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입문자들을 위한 ‘일반 프로그램’, 실무자를 양성하는 ‘재단 프로그램’, 다른 사람들을 지도할 ‘교사 양성 프로그램’ 등 세 가지로 나뉘어 있다. 

소속 불자들은 일반 프로그램을 통해 불성·업·명상·사성제·해탈·열반 등 불교 기본 사상과 수행법을 배운다. 재단 프로그램은 영국이나 미국 대학처럼 교과서, 강의, 소규모 및 대규모 토론, 시험 등을 포함하며 보살의 의미, 마음의 이해 등을 심층적으로 배운다. NKT 프로그램들 가운데 가장 중점을 둔 교사 양성 프로그램은 모든 스님, 법사들이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며 보살로 살겠다는 서원, 마하무드라 탄트라 등을 가르친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그는 1998년 영국 컴브리아, 2005년 미국 뉴욕, 2008년 브라질 상파울루와 호주 멜버른 등 전 세계에 티베트불교를 전할 수 있었다. 현재 전 세계 40여개 국에서 1300개 이상의 센터가 운영 중이며 만주시리 연구소는 만주시리 카담파 명상센터로 명칭이 변경돼 NKT의 본부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서구에 법향을 전한 켈상 갸초는 2013년을 기점으로 대중들 앞에서 모습을 감춘 채 입적하기 전까지 집중수행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NKT는 “스님이 일생에 걸쳐 뿌린 평화와 희망의 씨앗은 지금뿐 아니라 미래에도 결실을 맺을 것”이라며 “제자들은 세계 평화에 대한 스승의 소망을 이루고 가르침에 보답하기 위해 정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1651호 / 2022년 10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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