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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한국 가톨릭의 세력확장 끝은 어디일까

기자명 법보신문
  • 기고
  • 입력 2022.10.12 17:43
  • 수정 2022.10.12 20:06
  • 호수 1653
  • 댓글 4

이기룡 포교사단 서울지역단 불교문화해설포교팀 포교사

법계도 도용하고도 “강강술래” 주장은 억지
법계도는 사상뿐 아니라 수행 방편으로 활용

정대불사에 참여한 불자들이 법계도를 따라 걷는 모습. 이기룡 포교사 제공
정대불사에 참여한 불자들이 법계도를 따라 걷는 모습. 이기룡 포교사 제공

자신들의 선대인 ‘천주학쟁이’들이 쫓겨 다닐 때 스님들이 숨겨주고, ‘강학’ 장소를 제공했던 절터를 ‘천진암 한국천주교 성지’를 만들고도 성이 차지 않는 듯, 불교 수행의 상징체계의 하나인 ‘법계도’ 문양을 무단 도용하여 나전칠화를 제작해 바티칸 성당에 헌납하고도, “강강술래를 모티브로…” 어쩌고 하며 억지를 부리는 횡포를 서슴지 않고 있다.

‘곡학아세(曲學阿世)’하는 얼치기 먹물들도 혀를 찰 ‘곡학아성曲學阿聖’(학문 지식을 비틀어서 천주님의 환심을 삼)의 꼼수의 끝은 어디까지일지 관심을 갖고 지켜 볼 일이다.

불가 수행의 중요한 방편중 하나인 ‘법계도 포행’의 뿌리는 신라의 의상대사(625~702)가 당의 지엄(608~668)선사의 지도를 받으며 수행할 때(668년) 창안한 것으로 전해온다.

불교 경전중 방대하기로 이름난 ‘화엄경’의 핵심사상을 7자로 된 30행(총 210자) 속에 응축시킨 게송이 ‘법성게’이며, 이 게송을 사각인(四角印) 속에 새겨 넣은 그림시[圖詩] 형태의 바탕도면이 법계도로 수행자들은 법성게를 독송하며, 법계도를 따라 돌며 자신의 잘못을 참회도 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기도 하는 수행을 거듭하도록 배운다.

이 법계도 수행의 특징은 철저하게 ‘묵언’ 중심이며, 자기 성찰을 원칙으로 한다. 반드시 들고 나는 곳을 통해서 정해진 길을 순리대로 걸을 뿐 뛰거나, 멈추어 서지 않는다. 다른 사람보다 힘이 있다고 추월하지 않으며, 중도에 포기해서도 안 되고, 남에게 방해가 되어서도 안 된다고 배운다.

다른 게임이나, 여흥, 심심풀이 놀이와 확실하게 다른 점은 ‘승부’를 따지지 않는 것이다. 참가한 대중은 누구나 똑같은 코스를 동일한 조건으로 걷되, 낙오자를 탈락시키지 않고 다함께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친다. 이를테면, ‘자타일시성불도(自他一時成佛道)’를 실천하며 배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여법한 불교의식을 행할 때나 정대불사(頂戴佛事, 경전을 정수리에 이고 간절함을 표현)시 법계도를 따라 걸으며,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고 부처님 가르침을 따라서 착하게 살아갈 것을 마음속으로 서원하는 수행의 나침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누구나 자기의 종교나 신행생활을 즐기며 행복한 삶을 살 권리와 의무가 있다. 따라서 자신의 종교가 제일이라 자랑하거나 권유할 수 있다는데 토를 달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다른 종교의 상징체계를 훔쳐다 변조한 문양으로 수천만 원짜리 나전칠화를 제작해 바티칸 교황청에 헌납하고서도, ‘강강술래···’ 어쩌니 하며 생떼를 부리는 것은 분명 궁색한 궤변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직접비교는 어떨지 모르지만, 차세대 문단의 주역으로 꼽히던 소설가는 몇 줄의 구절을 베껴 넣었다는 이유만으로, 또 다른 스타급 뮤지션은 표절당사자가 ‘문제 삼지 않을 정도…’라는 입장 천명에도 불구하고 ‘몇 개 소절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재기불능의 혹독한 여론재판을 받은 것이 불과 얼마 전이다.

이기룡 포교사 제공
이기룡 포교사 제공

참고로 법성게 전문은 이렇다.

法性圓融 無二相법성원융 무이상/법의성품 원융하여 두 모습 아니고
諸法不動 本來寂제법부동 본래적/모든 법 부동하여 본래부터 고요하네
無名無相 絶一切무명무상 절일체/이름이나 모양 없고 일체가 끊어지니
證智所知 非餘境증지소지 비여경/증지로써 알뿐 다른 경계가 아니어라
眞性甚深 極微妙진성심심 극미묘/참 성품은 지극히 깊고도 미묘하여
不守自性 隨緣成불수자성 수연성/자성이라 지키지 않고 인연 따라 이루어지느니
一中一切 多中一일중일체 다중일/하나중에 여럿 있고 여럿 중에 하나이며
一卽一切 多卽一일즉일체 다즉일/하나가 곧 여럿이고 여럿이 곧 하나이라
一微塵中 含十方일미진중 함시방/하나의 티끌 속에 시방(十方이 들어있고
一切塵中 亦如是일체진중 역여시/일체의 티끌도 또한 그러하니라
無量遠劫 卽一念무량원겁 즉일념/한량없이 멀고 긴 시간이 곧 한 생각이요
一念卽是 無量劫일념즉시 무량겁/한 생각이 곧 한량없는 세월이다
九世十世 互相卽구세십세 호상즉/옛과 지금이 같이 있으나
仍不雜亂 隔別成잉불잡란 격별성/어지럽게 헐크러지 않고 제각각 이루어지네
初發心時 便正覺초발심시 변정각/처음 발심이 곧 깨달음이요
生死涅槃 常共和생사열반 상공화/생사열반이 언제난 한 몸 이니라
理事冥然 無分別이사명연 무분별/이치와 현실이 밝고 분별 없어
十佛普賢 大人境십불보현 대인경/모든 부처와 보살이 경계와
能仁海印 三昧中능인해인 삼매중/능히 해인삼매에 들어 있고
繁出如意 不思議번출여의 부사의/부사의 도리 마음대로 나투시니
雨寶益生 滿虛空우보익생 만허공/삶에 이로운 감로법우가 허공에 가득하여
衆生隨器 得利益중생수기 득이익/중생의 근기 따라 이익을 얻음이로다
是故行者 還本際시고행자 환본제/그러므로 행자가 근본에 돌아갈제
破息妄想 必不得파식망상 필부득/망상을 부수어 쉬지 않을 수 있고
無緣善巧 捉如意무연선교 착여의/인연 없이 참된 방편으로 여의를 잡아
歸家隨分 得資糧귀가수분 득자량/분수 따라 돌아갈 자량(물자)을 얻네
以陀羅尼 無盡寶이다라니 무진보/한량없는 보배 다라니로
莊嚴法界 實寶殿장엄법계 실보전/법계를 장엄하고 도량을 채우네
窮坐實際 中道床궁좌실제 중도상/마침내 실제 중도 자리에 오르니
舊來不動 名爲佛구래부동 명위불/예로부터 부동하여 부처라 이름이니라.

이기룡 포교사
이기룡 포교사

(이상 총 210자)

[1653호 / 2022년 10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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