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해 실시한 동원령으로 자국민의 부담도 갈수록 커져가는 가운데 러시아 자치공화국 중 하나인 칼미키야 공화국의 불교 지도자가 러시아를 규탄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예브 포스트(Kiv Post)는 10월4일 “칼미키야 공화국의 최고 불교 지도자인 텔로 툴쿠 린포체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동유럽 캅카스 인근 사막지대에 위치한 칼미키야 공화국은 유럽을 통틀어 유일한 불교국가로 알려져 있으며 칼미키야 공화국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칼미크 족은 위구르 신장 지역에서 이주해 온 몽골계 민족이다.
기사에 따르면 텔로 툴쿠 린포체는 한 러시아 블로거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며 아무도 이 전쟁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우리 모두는 평화롭게 살기를 원하며 동시에 각 국가가 발전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측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며 그들은 국가, 토지, 진실, 헌법, 국민을 수호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옳다고 말할 수 없다”고 러시아를 규탄했다.
이와 함께 린포체는 “칼미키야 불자들과 정부 사이의 갈등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지난 6월 부처님오신날 기념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일부를 병합하고 동원령을 실시한 이후, 더이상 침묵을 유지할 수 없어 이와 같은 성명을 발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 불자들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동참하도록 부추긴 다른 불교단체들은 진정한 불자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현재 텔로 툴쿠 린포체는 몽골에서 동원을 피하기 위해 탈출한 수천명의 칼미크 불교도를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1653호 / 2022년 10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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