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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참회기도도량서 금강경 가르침 새기다

  • 수행
  • 입력 2022.10.20 15:25
  • 수정 2022.10.20 19:44
  • 호수 1654
  • 댓글 2

도선사 불자 1000여명, 매달 1~21일 금강경 독송 정진
나와 남에 대한 참회정진으로 중생구제 원력 되새겨

마애관음보살상이 보존된 석불전에서 기도 정진하는 불자들.
오전 7시. 마애관음보살상이 보존된 석불전에서 기도 정진하는 불자들.

호국참회기도도량 삼각산 도선사. 도량 곳곳에는 이른 아침부터 기도하는 불자들로 가득했다. 늦가을 서늘한 바람이 매서웠지만 모두들 약속이나 한 듯 고요 속에 절을 하거나 경전을 펼쳐들고 있었다. 이윽고 법회 시작을 알리는 법고가 울리자 불자들의 간절한 염원이 담긴 독송 소리가 도량을 가득 메웠다. 이날 정진에 참여한 연호심(65) 불자는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낸다는 ‘일체유심조’를 제대로 알기 위해 수행해 왔다고 밝혔다. 

“처음 독송정진을 시작할 때 주지스님은 ‘금강경에서 청담 스님의 불교사상과 삶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어요. 꾸준히 정진하며 매 순간 일체유심조를 되새기며 사람을 대하니 변화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평안하고 가족들도 좋은 일이 많아졌어요. 더 열심히 정진해 참된 보살행을 펼치는 것이 목표입니다.”

도선사(주지 태원 스님)에서는 매일 오전 10시 ‘금강경’ 독송 정진이 펼쳐진다. 매달 1일부터 21일까지 주지 태원 스님의 집전 속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어진다. 전체 접수자도 1000여명에 이른다. 제8차 금강경 독송정진이 진행 중인 10월18일, 아침 기온이 5도까지 떨어지는 등 쌀쌀한 날씨에도 200여명의 불자들이 정진에 나섰다. 

도선사의 ‘금강경 21일 독송 정진’은 지난해 9월 주지로 부임한 태원 스님이 조계종 초대 총무원장 청담 스님(1902~1971)의 정법불교를 유지 계승하고자 시작했다. 1961년 도선사 주지를 역임한 청담 스님은 1964년 한국불교 중흥을 이끈 도제양성기관 실달학원(悉達學園)을 설립하는 등 도선사 중흥을 이끌었다. 또 ‘호국참회불교’를 주창하고 조계종 소의경전인 ‘금강경’을 강설·전수하며 평화 염원에 입각한 실천·생활불교운동을 전개했다. ‘호국참회불교’는 국가가 위태로울 때마다 나서서 수호한 한국불교의 밑바탕에는 자비심으로 자신의 업을 참회하고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일념이 있었다는 사실에서 착안한 사상이다. 도선사는 청담 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특별정진·기도 등 크고 작은 행사 때마다 ‘금강경’ 독송을 이어오고 있다. 

도선사 주지 태원 스님. 스님은 이날 집전부터 축원까지 도맡아 진행했다.
도선사 주지 태원 스님. 스님은 이날 집전부터 축원까지 도맡아 진행했다.

태원 스님은 “참회 정진으로 중생구제 원력을 세울 것을 강조한 청담 스님 덕분에 도선사가 새로운 중흥을 맞을 수 있었다”며 “불교가 발전하려면 올바른 정진으로 불심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청담 스님의 원력을 이어받아 ‘금강경’ 독송 정진으로 불자들에게 자비심을 함양하고, 호국참회기도도량의 위상을 재정립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총무원장 스님이 강조한 포교의 중요성에 공감한다”며 “도선사 실달불교대학, 어린이법회, 청담중·고등학교 등 청년불자 양성에도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호국참회원 3층 법당에 모인 대중들은 주지스님의 목탁과 집전스님의 법고에 맞춰 ‘금강경’을 일제히 독송했다. 1시간여 이어진 독송은 사시예불, 축원으로 마무리됐다. 석불전, 대웅전에서 정진하던 불자들도 경내에 울려 퍼진 독송 소리에 맞춰 경전을 읽어나갔다.

“부모님의 영가 천도를 발원하고자 정진에 참여했다”고 밝힌 진각심(65) 불자는 “제16장 능정업장분을 주의 깊게 독송한다”며 “내 업장을 깨끗이 맑힘과 동시에 부모님의 업장이 소멸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금강경 수지 독송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화가 나면 주체가 되지 않던 마음을 금강경 독송으로 다잡을 수 있었다”는 만득행(64) 불자는 “성냄도 남 탓이 아니라 결국 내 마음 작용임을 알았다”며 “성을 내려는 마음이 들었음을 먼저 참회하고, 상대방도 자비심으로 용서하기 위해 정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선사 전경.
도선사 전경.

한편 도선사는 조계종 직할교구본사 조계사의 말사로, 862년(경문왕2) 도선(道詵) 스님이 창건했다. 도선 스님은 이곳의 산세가 1000년 후 말법시대에 불법을 다시 일으킬 곳이라 내다보고 절을 세운 뒤 큰 암석을 주장자로 갈라 마애관음보살상을 조각했다고 전해진다. 조선 후기 북한산성을 쌓을 때 승병들이 도선사에서 방번(防番)을 서기도 했다. 

삼각산 도선사 입구.
삼각산 도선사 천왕문.

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654호 / 2022년 10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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