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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계 미국인들 사이서 각광받는 불교

  • 해외
  • 입력 2022.10.21 12:29
  • 수정 2022.10.21 12:30
  • 호수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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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스로어, 10월13일 가톨릭서 불교 귀의한 필리핀인 소개
정토진종·위빠사나·조동선 등 다양…“그들에 위안·평화 안겨줘”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 불교국가와 인접한 필리핀은 가톨릭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해외로 이주하는 필리핀 이민자들 사이에 불교가 각광받고 있다. 

해외 불교매체 라이온스로어(Lion’s Roar)는 10월13일 “미국은 10월 한달 동안 ‘필리핀계 미국인 역사의 달’을 기념한다”며 “염불, 위빠사나, 묵조선 등 다양한 불교가 필리핀계 미국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살펴봤다.

젠 라초(Jen Racho)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사는 불자다. 가톨릭 신자인 부모님에 의해 가톨릭 미션스쿨에서 공부한 젠은 기도와 미사 등을 항상 가까이했다. 가톨릭은 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큰 부분을 차지했다. 젠은 “100세까지 살았던 나의 할머니 베아트리스 라초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항상 묵주를 손에 들고 기도하곤 하셨다”며 “필리핀 사람들은 300년 이상 유지된 스페인 식민지배의 결과로 80%이상이 가톨릭 신자”라고 설명했다. 

그의 삶은 묵조선을 만나며 조금씩 변화했다. 처음에는 선에 대해 거부감을 느꼈다. 가톨릭 신자로서의 정체성이 더욱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중수행에서 과거를 돌아보는 경험을 한 후 가톨릭 대신 불교가 삶 속에 자리잡았다. 이후 위빠사나 수행도 겸하며 불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젠은 “온 마음과 생각을 수행에 맡길 때 평화와 온전함, 연기의 이치를 발견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그는 ‘클라우드 인 워터 선센터(Cloud in Water Zen Center)’에서 명상을 지도하고 있다. 

“부처님 가르침에 빚진 삶”이라고 강조한 칼 팔마(Karl Palma)는 20대에 불교를 접했다. 마음을 관찰한다는 불교가 흥미로웠던 칼은 수행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명상은 곧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됐으며 번뇌가 휘몰아칠 때면 부처님 가르침을 상기하고 ‘지금 여기’로 돌아오고자 노력한다. 칼은 “수행 덕분에 스트레스가 주는 경고를 알아챌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빅토리아 마우시사(Victoria Mausisa)의 어머니는 여타 필리핀 엄마들과는 다른 명상수행자였다. 어렸을 적 빅토리아는 앉은 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어머니를 이상하게 여겼다. 빅토리아는 “명상을 ‘조용한 시간’이라고 불렀다”며 “어머니를 따라 명상을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빅토리아는 수행할 때면 평화가 몸에 스며드는 느낌을 받았다. 그 경험은 불교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왔다. 책을 통해 틱낫한 스님의 가르침을 접했을 때 그는 마침내 해방감과 편안함을 느꼈다. 빅토리아는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함께 스님의 가르침을 공유하며 불교를 안식처로 받아들였다”며 “무아, 인연법, 불성 등을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리 칸델라리오(Jury Candelario)는 남편과의 만남을 계기로 일련종과 인연을 맺었다. 과거 필리핀 게이로서의 정체성은 그에게 회의감과 두려움을 심어주었다. 그는 혼란 속에서 그를 포용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았다. 주리는 “인생의 목표는 동성애자인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평화를 찾는 것이었다”며 “불교는 나에게 불성과 그 내면의 만족, 평화, 행복을 찾는 길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불교는 주리에게 새로운 도전을 위한 용기도 심어주었다. 불교를 만난 이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40대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학교로 돌아온 그는 현재 존 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주리는 “동성애자로서 에이즈 환자들을 돕는 것이 소명임을 알게 됐다”며 “불교가 인생의 목표를 찾고 달성하도록 도와주었다”고 강조했다. 

라이온스로어는 “이들의 공통점은 필리핀에서 지배적인 종교인 가톨릭과의 투쟁”이라며 “불교는 그들에게 위안과 평화로움을 안겨주었다”고 평가했다.

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1654호 / 2022년 10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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