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지리산에서 수행하는 두 비구니스님의 일상과 수행을 담은 책 ‘지리산 스님들의 못 말리는 수행이야기’의 주인공이었던 천진 스님과 현현 스님은 종종 은사의 가르침을 언급했다. 두 스님의 수행 이야기가 입소문을 타면서 은사 정봉무무 스님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그렇게 지리산 깊숙이 자리잡은 홍서원을 찾는 불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 책은 열댓 명 둘러앉을 수 있는 홍서원 작은 공간에서의 소참법문을 엮었다.
참선을 왜 해야 하는지, 번뇌망상은 왜 일어나는지 묻는 불자들의 질문부터 담배를 끊는 방법, 어떤 사람이 로또에 당첨되는지, 결혼의 의미 등 일반인들이라도 관심 가질만한 비유들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쉽게 전한다.
소참법문이라고는 하지만 ‘나’에 대한 집착을 끊을 것, 삼귀의계와 오계를 반드시 지킬 것, 업의 무거움을 잊지 말 것 등을 거듭 강조하는 스님의 법문은 법당을 가득 채우기에 부족함 없는 울림으로 다가온다.
특히 스님은 소리를 통해 자신의 성품을 보는 ‘이근원통(耳根圓通)’ 수행을 제시한다. 헤아리고, 잣대를 세우고, 머리 쓰는 것이 일상인 현대인들에게 보편적이 가장 쉬운 수행법이라는 것. 초심자들에게, 또 불교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라도 쉽게 시작할 수있도록 친절한 설명도 담겨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55호 / 2022년 11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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