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영제국 하늘에 불교 떠오르다

기자명 탁효정
  • 해외
  • 입력 2004.03.22 13:00
  • 댓글 0
영국서 제2의 종교로 자리매김

“불교는 실용적 철학이자 심리학”


영국의 제1종교는 단연 영국국교인 가톨릭이다. 그렇다면 영국내 제2종교는 무엇일까? 믿기 어렵겠지만 불교이다.

<사진설명>1998년 영국 컴브리아주에 설립된 최초의 까담파 사찰 만주쉬리센터.

영국 국영방송 BBC 뉴스는 3월 4일 “불교가 두 번째 종교가 되다”라는 제목으로 영국내 불교신자의 증가를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최근 콘월과 데본 지역에서 실시한 인구조사에서 총인구 127만6186명 중에서 89만9749명이 기독교도라고 답해 1위를 차지했으며 2639명이 불자라고 답해 불교가 2위를 차지했다. 또 2168명이 이슬람교라고 답했으며, 1087명이 유대교, 755명이 힌두교, 280명이 시크교를 믿고 있다고 답했다.

1990년대 말까지 영국의 종교표본조사에서 기독교가 1위, 이슬람교가 2위, 유대교가 3위로 나타났고, 불교는 기타 항목에 포함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불교인구가 2위를 차지했다는 것에 대해 영국 언론들은 놀라움을 표하고 있다. BBC 뉴스는 “교회의 멤버들이 빠져나가는 사이 동양의 종교가 그 자리로 밀려오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불교의 현황=2001년 인구 센서스에 따르면 영국에는 총 15만1816명의 불자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영국불교회를 비롯한 불교 관계자들은 영국 내 불교수행자 내지 불교에 관심을 갖고 있는 잠재적 불자의 수가 약 50만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티베트-남방불교 강세

영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불교는 주로 티베트불교와 남방불교이다.

영국은 18세기 인도를 통해 최초로 불교를 받아들인 데다 1960년대 이후 상당수의 티베트와 남아시아인들이 영국으로 이주해오면서 남방과 티베트 불교의 전통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티베트 불교 중에서도 캬규와 겔룩파의 사찰이 많은데, 최근 영국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을 보이고 있는 종파는 까담파(New Kadampa Tradition)이다.

<사진설명>런던의 한 불교 센터에서 열린 교리강좌에 참석하고 있는 불자들.


불자인구 지속적으로 증가

게쉬 켈상 갸초에 의해 창립된 까담파는 10세기 초 인도에서 티베트로 건너간 아티샤 스님의 전통을 이어가는 그룹으로 겔룩파에서 파생된 종파이다. 이 까담파는 영국에 30개 이상의 센터와 많은 그룹들을 운영하고 있다.

소걀 린포체에 의해 창립된 리그파 또한 가장 큰 티베트 불교 그룹 중에 하나이다. 좬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티베트의 지혜좭의 저자인 소걀 린포체의 가르침은 영국 내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영국불교의 특징=영국을 비롯한 서구의 종교인구 조사에서 실제 불교 수행자와 인구센서스 결과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다른 종교의 기반 위에서 불교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Chris-Buddhist(기독교 불자), Jew-Buddhist(유대교 불자) 같은 신종 용어들이 생겨나고 있다.

서구의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불교교리의 비강제성 그리고 서구사회로 진입한 스님들의 유연한 포교 태도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BBC 칼럼리스트 다이애나 세인트 루스는 “영국 불교인들은 스스로를 불자라고 칭하는 자체가 무아(無我)의 원리에 거스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을 불교도로 분류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지만 “불교에 관심을 갖고 불교의 원리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험주의 철학의 종주국답게 영국인들은 매우 합리적인 이유에서 불교를 선택하고 있다. 그들이 불교를 받아들이는 이유는 바로 불교가 평화로운 마음을 개발하는 ‘실용적인 철학이자 심리학’이기 때문이다.

켈상 랍장 스님은 “불교가 명상을 통하여 매우 평화로운 마음의 상태를 개발하는 것을 다루기 때문에 영국인들에게 매우 인기가 있다”며 “영국인에게 있어서 불교는 그들의 일상을 돕고 내면의 평화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우 실용적인 수행법이자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불교의 역사=영국에 불교가 처음으로 소개된 것은 인도를 식민 지배할 당시인 18세기부터였으며, 고고학적인 관심으로 시작된 것이었다. 영국에 종교로 불교가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말부터였다. 1885년 팔리경전학회가 런던에 설립되면서 불교경전 시리즈가 출판됐고, 1898년에는 앨런 베네트가 스리랑카에 가서 영국 최초의 비구가 되어 돌아왔다.

영국에 본격적으로 불교공동체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1906년 J. R. 페인과 R.J. 잭슨에 의해서 영국불교회(Buddhist of England) 창설되면서부터이다.


“불교는 평화를 개발하는 철학”

1943년 런던 중심가인 하이드파크 인근에 랭카스터 게이트 사원이 최초로 건립됐으며 뒤이어 영국 전역에 불교사찰, 불교 도서관, 불교 박물관이 건립됐다. 1960년대에는 동양의 이주민들이 자국의 종교를 가지고 영국으로 대거 밀려들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의 티베트 침공 이후 수천명의 티베트 사람들이 영국으로 이주해왔으며, 이와 함께 유입된 티베트 불교는 영국 불교의 저변 확대를 가져왔다.


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