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팔공총림 방장 진제 스님 동안거 결제 법어

기자명 법보
  • 교계
  • 입력 2022.11.07 14:50
  • 호수 1656
  • 댓글 0

태산 같은 용맹심·불퇴전 각오로
매일 발심하고 신심 새로 다져라

진리의 옛 바람이 항상 드날리고 있음이여!
바람을 따라서 비가 화(化)해서 앞산을 지나가누나.

바람을 따라 비가 화(化)해서 앞산을 지나간다는 이 말의 뜻을 알 것 같으면, 삼세 제불(三世諸佛)과 역대 조사(歷代祖師)와 더불어 함께 손을 잡고 억만년이 다하도록 부처님의 열반락(涅槃樂)을 수용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심오한 진리를 바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어느 누구라도 나고 죽는 굴레를 벗어날 수가 없다.

금일은 임인년 동안거 결제일이라. 이 삼동구순(三冬九旬) 결제 동안 모여서 안거(安居)를 시작함은 부처님의 가르침인 생사해탈의 대오견성(大悟見性)을 이루기 위한 것이다. 결제에 임하는 사부대중들은 이번 안거에는 반드시 대오견성 하겠다는 태산 같은 용맹심과 불퇴전(不退轉)의 각오로 매일 매일 발심(發心)과 신심(信心)을 새롭게 다져야 할 것이라.

금생에 이 마음을 밝히지 못하면 어느 생에 견성법(見性法)을 만나리오. 과거생으로부터 부처님 전에 정법(正法)의 인연을 간절하게 세운 자만이 이 견성법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니, 각자 화두를 성성하게 챙겨 일념이 지속되게끔 혼신의 노력을 다할지어다. 

사람의 몸을 받기도 어렵고, 사람 몸을 받았다 하더라도 불법(佛法) 만나기 어렵고, 불법을 만났다고 하더라도 최상승(最上乘)의 진리를 아는 선지식(善知識)을 만나기는 더욱 어렵다.

무엇보다도 어렵고 중요한 것은, 참으로 고준한 진리의 법문을 듣고서 실천에 옮겨 바르게 수행해 나가는 일이다.

그 좋은 법문을 듣고도 행(行)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러니 하루 이틀 미루다가 백발이 되고 눈과 귀가 멀어지도록 허송세월하지 말고, 이번 안거에 대신심(大信心)과 대분심(大憤心)으로 용맹정진(勇猛精進)하여 자기사(自己事)를 밝힐 수 있기를 바라노라.

석가모니 부처님 이후로 가장 위대한 도인이라면 마조 도일(馬祖道一) 선사를 꼽을 수 있는데, 그 분의 탁월한 안목(眼目)은 감히 어느 누구도 능가할 사람이 없다 하겠다.
하루는 마조 선사께서 편찮으셔서 원주(院主)가 아침에 문안(問安)을 드리며, “밤새 존후(尊候)가 어떠하십니까?”하니, 마조 선사께서 “일면불(日面佛) 월면불(月面佛)이니라.”라고 말씀하셨다.

과거에 일면불(日面佛) 부처님과 월면불(月面佛) 부처님이 계셨다. “밤새 존후가 어떠하십니까?” 하는데 왜 이 두 분 부처님 명호를 들먹이셨을까?

마조 선사의 이 ‘일면불 월면불(日面佛月面佛)’은 알기가 가장 어려운 고준(高峻)한 법문(法門)이다. 이 한 마디에는 마조 대선사의 전(全) 살림살이가 들어 있다.

그러므로 마조 선사를 알고자 한다면 이 법문을 알아야만 한다. 역대의 선지식들께서도 이것에 대해 말씀하시기를, “‘일면불 월면불’, 이 공안(公安)을 바로 알아야만 일대사(一大事)를 마친다.”고 하셨다.

산승(山僧)도 이 법문을 가지고 5년 동안이나 씨름했고, 중국 송나라 때 설두(雪竇) 선사께서도 다른 모든 법문에는 확연명백하셨으나 여기에 막혀 20년을 신고(辛苦)하셨던 법문이다.

그러니 마조 살림의 진가(眞價)는 바로 ‘일면불 월면불’에 있다. 천하 도인이 다 마조 선사를 위대한 도인으로 평가하는 까닭이 이 법문에 있는 것이다.

그러한 고로 참학자(參學者)는 모름지기 이 법문에 확연명백해야 마조 선사의 살림살이를 바로 볼 수 있는 법이다.

일면불월면불
(一面佛月面佛)
오제삼황시하물
(五帝三皇是何物)
초출천성정액상
(超出千聖頂額上)
천상인간능기기
(天上人間能幾幾)
‘일면불 월면불이여,
오제삼황이 이 무슨 물건인고’라고 하셨으니
설두는 일천 성인의 이마를 뛰어 넘음이라.
천상과 인간에 이와 같은 안목을 갖춘 이가 몇몇이리오!

[1656호 / 2022년 11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