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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불 모연 38억은 어디에

기자명 남수연
  • 교계
  • 입력 2004.03.29 11:00
  • 수정 2011.06.14 10:27
  • 댓글 0

불교TV 새 사옥에 얽힌 미스터리

“불교 TV는 2000만 불자들의 염원을 결코 잊지 않습니다.”

정말 그럴까. 불교 텔레비전(대표이사 성우 스님, 이하 불교TV)은 지난 1월 20일 한 교계 신문에 광고를 냈다. 광고에는 ‘삼천불 모연 조성 및 사용 현황’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불교 TV 법당 무상사의 삼천불 조성으로 모연된 총 액수가 38억 100여 만원에 총 지출액은 37억 7000여만원, 광고의 하단에는 사용 내역과 보시자들의 명단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실었다.

불교 TV가 신문 광고를 통해 이처럼 내역을 밝힌 까닭은 무엇일까.

2003년 3월 열린 주주 총회에서 현 불교 TV의 사옥, 봉천동 945-2번지 건물이 불교 TV 소유의 건물이 아니라는 사실이 보고됐다. 기공식에 이어 새 사옥과 법당을 마련했다고 교계 안팎의 신문에 광고까지 냈던 건물에 세를 들어 살고 있다는 경영진의 보고는 주주는 물론 불자들을 쉽게 납득시키지 못했다. 이후 불교 TV와 무상사 삼천불 조성을 둘러싼 궁금증과 잡음은 지속적으로 증폭됐으며 새 사옥에 관한 이런 잡음은 결국 불교 TV가 경영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으로까지 확산됐다.

<사진설명>불교TV가 세든 건물 전경.

이런 와중에 2003년 11월 현 사옥의 소유자인 이성기업이 건물의 매각을 추진했다. 불교 TV는 부랴부랴 또 다른 ‘새 사옥’을 마련하기 위해 45억원의 부채를 떠안은 채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새 건물을 매입하는 돌발 수를 두었다. 이 건물이 바로 옛 다솜방송 건물이다. 봉천동 사옥에 입주하면서 ‘제2의 개국을 맞이하며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던 회장 성우 스님의 인사말이 아직도 생생하던 불자들에게 ‘불교 TV가 또 다시 이삿짐을 싸야 한다’는 소식은 경영 악화로 주식의 80%를 감자했던 소식보다 더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1층에 마련된 무상사 법당에는 이미 불자들의 정성이 담긴 모연금으로 삼천불을 조성한 상태였다.

각종 의혹과 질타가 끊이지 않자 마침내 불교 TV는 사용 내역을 광고로 게재했으며 ‘사옥을 빙자해서 얼마라도 시주 받은 사실은 없다’고 광고를 통해 공표하고 나선 것이다. 이 주장대로라면 불교 TV 사옥과 삼천불 조성 불사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뜻이다.

무상사 삼천불 모연과 불교 TV의 새 사옥에 관한 의혹은 여기서 가라앉지 않았다. 2004년 3월 8일 불교 TV의 감사는 2003 회계 연도에 대한 결산 보고서에서 ‘회사가 삼천불 모연금 조성과 관련해 지출하는 비용은 회사와는 별개 단체인 무상사가 직접 지출하는 비용으로 보아 증빙을 수취하지 않았다’면서 ‘무상사가 지출하는 비용 또한 지출 증빙을 당연히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3월 25일 본지 기자와 만난 불교 TV 조재룡 방송본부장은 ‘지출 증빙’을 지적한 감사 결과에 대해 “법당 조성을 위해 견적을 내보니 불상 하나당 가격이 어떤 곳은 5000원, 1만원 어떤 곳은 1만 5000원이었다”며 “싼 곳으로 하려니까 사업자 등록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구매 영수증을 끊어 줄 수가 없어) 모연금이 들어온 통장에서 그대로 지출(결재) 했다”면서 영수증이 없는 이유를 해명했다. 불교 TV가 광고에서 밝힌 불상 조성비는 2억 1000만원이었다. 현재 봉안된 총 4408불의 한 기당 가격이 약 4만 7000원 정도이니 수치상으로 조 본부장이 설명한 가격과는 큰 격차를 보인다.

본지는 방송본부장과 총무국장에게 광고에 게재한 모연금 사용 내역에 대한 영수증 등 증빙 자료열람을 두 차례에 걸쳐 요청했으나 끝내 각종 증빙자료 원본을 볼 수 없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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