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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박한 일상에 지친 주민들 명상으로 재충전

  • 수행
  • 입력 2022.11.11 19:35
  • 수정 2022.11.11 20:54
  • 호수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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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부터 진행된 불교상담개발원 늘봄 마음치유 명상 프로그램
11월10일 자양종합복지관서 ‘나눔하기 돌봄나눔’ 강연 이뤄져

“아이를 키우다보면 수시로 화가 납니다.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죠. 그러다 본인의 기분 나쁜 일을 아이들한테 풀기도 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조절하고, 통제하고 통찰할 수 있어야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나쁜 일을 겪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울하거나 불안할 때 3자의 입장으로 그 부정적 마음을 관찰하면서 내가 지금 화가 났음을, 화가 사라지고 있음을 관찰해 봅시다.”

11월10일 서울 광진구 자양종합사회복지관(관장 이호걸)에서 열린 마음치유프로그램 참가자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참가자들은 명상지도사의 안내에 따라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 고통이 찾아왔던 몸의 부위를 색연필로 그려냈다. 곧이어 명종이 울리자 참가자들은 지긋이 눈을 감고 숨을 가다듬었다. 다시 한 번 명종 울림. 잠시 숨을 고른 이들은 화가 난 상황을 되새겨보고, 고통스러웠던 부위에 집중하며 부정적 생각의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지난 8월 시작된 이 강의는 조계종 불교상담개발원(원장 선업 스님)이 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을 겪는 지역 주민들의 마음치유를 위해 실시한 대국민 마음돌봄 치유사업 ‘늘봄’의 일환이다. 부처님이 가르친 명상을 활용해 사회취약·소외계층의 우울 감소 및 회복탄력성을 증진시켜 자살예방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엄격한 선별을 거친 명상지도사 전문가들을 전국 복지관에 파견해 지역 주민들의 스트레스·불안감 해소를 돕고 있다. 11월까지 매주 진행되며 ‘참여하기, 지금멈춤’ ‘깨어있기, 온몸관찰’ ‘나눔하기, 돌봄나눔’ ‘무르익기, 성장확인’ 총 4가지 주제로 이뤄진다. 이날 복지관 강당에 지역 주민 10여명이 모인 가운데 ‘나눔하기, 돌봄나눔’ 프로그램의 두 번째 강의를 진행했다.

강의는 ‘하하호호 웃음명상’ ‘자기 자신 안아주기·토닥여주기’ ‘그림과 함께하는 몸 보살핌 다솜명상’ ‘다솜 마사지’ ‘할머니 손은 약손 와선명상’ ‘서로에게 감사의 절하기’ 등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에겐 실명 대신 바람·하늘·릴리·초아 등 다양한 별명이 주어졌다. 지도사가 서로 손을 맞잡고 덕담을 나누게 하고, 웃으며 원을 그리며 돌게 하자 분위기는 금세 화기애애해졌다. 

이날 사회를 맡은 진해진 명상지도사는 “매 순간 여러 감정이 일어나기에 우리의 마음은 항상 혼란한 상태”라며 “명상으로 마음의 중심을 다잡으면 어떤 감정이 들더라도 일일이 흔들리지 않고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이 웃다보면 뇌가 좋은 일로 인식해 행복호르몬을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 만큼 억지로라도 자주 웃어야 한다”며 “부모님이 우울하면 아이들도 기운이 없으므로 씩씩하고 밝게 자라날 수 있도록 명상으로 감정을 다잡으며 함께 웃자”고 강조했다.

강의는 서로에게 감사의 절을 올리며 마무리됐다.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잠이 드는 평범한 일상을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꼈다”는 바람 참가자는 “가족 간에 신뢰가 무너지는 일이 있었는데 시작은 작은 오해였다”며 “명상으로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늘 참가자는 “남편이 먼저 떠난 뒤 주변 사람들이 전부 싫어지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에 정신과 치료를 받곤 했다”며 “다시 고개를 든 것은 꾸준히 명상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자양종합복지관은 이전에도 지역 사찰 스님을 초청해 명상을 배우는 ‘자양 시민선방’을 운영하는 등 이호걸 복지관장을 중심으로 시민 정신건강 복지에 진력해왔다. 이호걸 관장은 “물질 복지도 중요하지만 심리적으로 안정돼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며 “지역 주민을 위한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 마련에 최선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657호 / 2022년 11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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