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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거 결제 스님들과 상월결사 정신 되새기며 정진

  • 수행
  • 입력 2022.11.14 17:12
  • 수정 2022.11.14 18:01
  • 호수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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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수국사 ‘사부대중 함께하는 템플라이프’ 현장
선체조·행선·실참 등 구성…내년 1월28일까지 진행
호산 스님 “제대로 배운 수행, 삶에 큰 도움될 것”

벽을 보고 둘러앉은 불자들은 지도에 따라 가부좌를 틀고 허리를 바로 세웠다. 목숨을 건 상월선원 천막결사로 불교중흥을 위해 치열하게 수행했던 아홉 스님들의 사진이 걸려있다. 용맹정진을 다짐하듯 조용해진 강당에는 자세를 바로잡아주는 입승의 가벼운 발걸음소리뿐. 이를 지켜보던 동안거 입방 스님들도 조용히 정진에 들었다.

상월결사 실천도량 서울 수국사(주지 호산 스님)는 11월12일 경내 템플스테이 체험관 월초당에서 ‘사부대중과 함께하는 템플라이프’를 개최했다. 동안거 방부를 들인 스님들과 재가자가 함께 정진하는 프로그램으로, 내년 1월28일까지 매주 토요일에 요가·참선 강의 및 지도·서오릉 걷기명상 등이 진행된다. 해가 뜨기도 전에 대웅전 참배를 마친 70여명의 불자들은 하나 둘씩 목에 묵언 명찰을 건 뒤 좌복을 펴고 자리를 잡았다.

오전 8시, 참가자들은 참선에 앞서 입승 능원 스님의 선 체조를 따라하며 몸의 긴장을 풀었다. 능원 스님은 미국 포틀랜드 보광사 주지를 역임하고, 고엔카 선센터·대만 불광산사 등서 정진한 구참 수행자다. 스님은 다리를 쭉 펴고, 양 팔을 곧게 펴 양 발을 붙잡게 했다. 몸을 잘 펴지 못하는 참가자에게도 웃으며 다음 동작을 안내했다.

선 체조가 이뤄지는 동안 새벽정진을 마친 비구·비구니 스님 12명이 단상에 자리를 잡았다. 주지 호산 스님은 참선에 앞서 “‘일상의 모든 순간이 선 아닌 것이 없다’는 행주좌와어묵동정(行住坐臥語默動靜)을 항상 품고 정진하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한 번의 제대로 된 수행 경험은 앞으로의 삶에 크나큰 도움이 된다”며 “이번 겨울의 수행 경험으로 선을 가까이하고, 자신을 제대로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방부를 들인 스님들과 함께 정진하는 흔치 않은 기회”라며 “서로의 정진에 본보기가 되어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자”고 당부했다.

참선은 50분간 이어졌다. 능원 스님은 죽비를 들고 긴 정진에 잠이 들었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불자들을 바로잡아주었다. 이윽고 죽비 3타. 잠깐의 행선 뒤 곧바로 참선 강의가 이어졌다.

능원 스님은 앞선 정진에서 재가수행자들이 대부분 허리를 곧추세우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스님은 “참선은 수행을 잘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공부를 잘 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기에 자세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며 “다리가 불편하면 고쳐 앉으면 되는 등 어느 자세를 취하던 명상할 수 있지만, 허리를 곧게 펴지 못하면 쉬이 잠에 빠지고 잡념이 몰려든다”고 강조했다. 또 “올바른 선정인을 취해야 한다”며 “양 손의 엄지손가락이 붙어있으면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정진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안내했다.

뭇 생명의 자유·행복을 발원한 상월결사 정신에 공감해 온 가족과 함께 참여했다는 신채윤(25) 불자는 “이번 정진으로 그동안의 참선 수행을 점검하고자 한다”며 “매주 꾸준히 참석해 삶의 방향을 다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희(문수월·68) 불자는 “염불·주력 등에 매진하다 좌선 수행을 소홀히 한 것 같아 참여했다”며 “안거 중인 스님들과 함께 정진하니 집중도 쉽게 되고 게을러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행자들은 오후 2시 고양시 서오릉으로 이동해 오후 4시 걷기명상으로 정진을 마쳤다. 수국사 안거 입방 스님들은 안거기간 동안 불자들과 ‘우리말 금강경 100일 기도정진’도 동시에 진행한다.

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658호 / 2022년 11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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