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전 일제에 강제징용돼 일본 해저탄광 조세이에서 고역을 치르다 수몰사고로 희생된 고혼들의 넋을 달래는 법석이 마련된다.
관음종(총무원장 법명 스님)은 11월29일 일본 야마구찌현 우베시 조세이탄광 추모광장에서 ‘조세이탄광 희생자 추모 위령재’를 봉행한다. 특히 이번 위령재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재개되는 만큼 더욱 많은 관심을 모은다.
일본 시모노세키 남쪽 야마구찌현 우베시에 위치한 조세이탄광은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해저탄광으로 최악의 노동조건으로 유명해 일본인 광부들이 기피하는 탄광이었다. 이에 일제는 1939년부터 조선인들을 강제로 징용해 채탄작업에 동원했다. 그러나 1942년 2월3일 갱도가 붕괴되면서 탄광이 수몰됐고 당시 탄광에 있던 183명이 수장됐다. 희생자들 가운데 무려 136명이 강제동원된 조선인 징용자들이었으며 47명은 노동자들을 감시하던 감독관들이었다.
일본은 사실은 은폐해왔으나 1991년 양심에 가책을 느끼던 일본인들이 ‘조세이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을 결성하며 그 실체가 드러났다. 이에 한국불교계는 2016년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차원에서 처음으로 위령재를 봉행했으며 이후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쓸기 전까지 관음종에서 매년 위령재를 봉행해왔다. 당시 관음종 총무원장이었던 현 종정 홍파 스님은 “우리는 통한의 슬픔으로 숨진 183명의 영령들을 위해 위령재를 계속 봉행하고 있다”며 “조세이탄광뿐 아니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자 무연고 유골들이 가족들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한국과 일본 국민들의 공감과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노력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관음종은 “추모위령재가 3년 만에 재개되는 만큼 더욱 여법하게 봉행될 수 있도록 여러 차례 회의를 거듭하면서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위령재를 통해 바닷속 영령들이 극락왕생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1658호 / 2022년 11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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