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독대와 브랜드’라 하면 무슨 싶기도 하지만 이는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을 대표하는 사업 ‘종로&장금이’를 말한다. 2013년부터 시작한 사업이 올해로 꼭 10년을 맞았고, 최근 장담그기 노하우를 담은 ‘장금이의 장맛’까지 출간하기에 이르렀다.
‘종로&장금이’는 애초 전통장 문화를 전수하기 위한 노인전문자원봉사단에서 시작했다. 단순히 복지관 프로그램 중 하나였기에 어르신들이 장문화를 학습하고, 장을 담그는 활동에 그쳤다. 시간이 흐를수록 참여자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종로&장금이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확인하면서 복지관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단순 봉사활동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닌 시장형 일자리 사업으로 전환를 꾀한 것.
서울시노인일자리시범사업에 선정되면서 자금을 확보했고, 2017년 9월 복지관 내 장체험관 및 장카페를 열어 본격적인 상품 판매에 나섰다. 물론 브랜드를 런칭하고, 매장을 운영한다고 해서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복지관에서 특화사업을 브랜드화시켜 시장에 내놓은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러나 종로노인복지관은 장류 4종과 장세트를 상품화하면서 2018년 한 해에만 2923만3000원을, 2019년에는 4086만6000만원 매출을 기록했다. 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제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복지관 수익 증대라는 경제적 파급효과도 불러왔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종로&장금이에도 변화가 생겼다.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찹쌀고추장 담그기 밀키트 판매, 보리막장·수제청 추가 판매, 외부 판매부스 설치 등 판매 콘텐츠를 다양화했다. 카페에서도 전통음료를 추가하는 등 다각적으로 수익창출 기회를 마련했다. 이러한 종로&장금이는 우수사례로 인정돼 천안시청, 양평군노인복지관, 신내종합사회복지관 등 벤치마킹 하려는 지자체와 복지관의 방문도 늘었다.
2022년에는 시장활로 개척 및 상품 다양화에 공을 들였다. 백향과청, 배도라지청 등 수제청 및 여행용 키트를 개발, 상품화시켰다. 기존 오프라인에서만 진행되던 사업을 온라인으로 확대, 네이버 온라인 스토어를 개설해 복지관을 찾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나 전통장과 수제청을 맛볼 수 있도록 했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이 선보인 ‘종로&장금이’는 타 복지관에서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형태의 사업이다. 끊없는 노력은 복지관만이 보유한 고유 브랜드가 되었고, 더 나아가 복지관 운영 자립의 가능성을 보여준 좋은 예다. 또 노인자원봉사활동에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모범적이고 성공적인 사례를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기존 사업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용자들의 특징과 장점을 파악해 복지관만의 사업을 만들어내는 것을 어떨까. 이젠 획일적인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자생을 위한, 차별화된 사업이 필요할 때다.
[1658호 / 2022년 11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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