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세계에 태어난 중생에게는 각각의 업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기에 수긍하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자포자기한다면 불교는 힌두교의 아류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부처님은 “오직 행으로 귀하고 천함이 결정된다”는 가르침을 통해 어떤 업이라도 우리의 삶을 묵어두지 못할 것임을 천명하셨다. 업의 족쇄를 끊는 길, 그 첫걸음은 아상을 무너뜨리고 이기심을 제거해 지혜를 밝히는 길이 참회다.
‘참회(懺悔)’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의 잘못을 깨닫고 깊이 뉘우침이다. 참회의 ‘참(懺)’은 지난날의 잘못에 대한 반성이고 ‘회(悔)’는 앞으로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맹세다. 그러니 참회는 잘못에 반성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나, 변화된 자신에 대한 각오이기도 하다. 참회가 행복의 출발,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인 이유다.
불교신행연구원장이자 출판사 대표인 저자는 ‘참회·참회기도법’ ‘참회와 사랑의 기도법’ 등의 책을 출간해 불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기도 했다. 어느새 칠순을 바라보는 필자는 그동안 집필해온 ‘참회’에 대해 집대성하고 이를 정리하고자 2021년 9월부터 ‘참회합시다’를 주제로 월간 ‘법공양’에 십여 차례 글을 집필했다. 그 글을 모아 다듬어 한 권으로 엮었다.
‘업장소멸’이라고 막연히 알고 있는 참회의 의미와 원리, 방법뿐만 아니라 참회를 통해 새로운 삶의 출발점을 연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절, 염불, 주력 등의 참회법을 원리에 입각해 설명하고 방법도 제시한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