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무용과 미술이 어우러져 한국불교 종합예술로 꼽히는 영산재(靈山齋)가 동인도 산골마을인 따시종의 한 사원에서 시연됐다.
달라이라마 한국인법회 순례단(단장 연암 스님)이 11월28일 따시종 캄파갈 사원을 방문했다. 이날 칼파칼 사원 대법당에서 태고종 지혜, 보송, 수진, 지원, 혜원, 보련, 도원, 도봉, 해성 스님은 티베트 독립에 목숨 바친 열사들 넋을 기리고 전쟁 없는 세계 평화를 기원하며 영산재를 봉행했다.
여법한 나비춤이 시연되고 청아한 범패 소리가 울려 퍼지자 티베트스님과 주민들은 높은 집중도를 보였다. 지혜 스님은 시연을 마친 뒤 “오늘 영산재에 함께한 사부대중 모두 마음을 청정하게 닦고 업장을 소멸해 깨달음을 얻길 바란다”고 발원했다. 순례단을 이끈 가이드는 “한국의 영산재 법무가 시연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영산재는 대한민국 무형문화재 제50호이자 유네스코에 등재된 인류무형문화유산이다.
‘길상한 마을’이란 의미의 따시종(Tashi jong)은 티베트 이주자들이 집단 거주하는 산골마을이다. 다람살라 맥그로간즈와는 버스로 2~3시간의 거리다. 강원과 무문관이 있어 티베트불교 수행자들이 많이 찾는 둑빠카규파의 대표 사원이다. 티베트불교 시조인 파드마삼바바의 환생자로 알려진 제9대 캄툴 린포체가 주석하고 있다.
이날 달라이라마 한국인법회 순례단 66명은 캄툴 린포체를 예방해 지장보살 관정을 받았다. 순례단을 이끈 행복선원 연암 스님은 “이번 순례는 ‘어떻게 하면 부처님 가르침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까’에 대한 나름의 답을 얻는 것이 목적이었다”면서 “순례에 함께 해준 분들의 정성스런 마음이 모이니 깨달음의 세계와도 한 걸음 가까워진 것 같다. 순례를 계기로 복덕과 지혜, 공덕과 자비가 두터워져 개개인의 삶 자체가 극락정토가 되길 발원한다”고 격려했다.
동행한 조계종 전 포교원장 혜총 스님도 “인도에서 영산재를 여법하게 선보일 수 있어 행복했고 사부대중 덕분에 거룩한 법회가 된 것 같다”며 “부처님 나라에서 기도한 공덕으로 남북이 통일되고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계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도=대구 지사장 윤지홍 fung101@beopbo.com
[1661호 / 2022년 12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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