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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종교 호감도 1위 ‘불교’…희박한 정체성은 과제

  • 교계
  • 입력 2022.12.09 16:17
  • 수정 2022.12.12 11:58
  • 호수 1661
  • 댓글 4

한국리서치 2022 종교인식조사
새로운 불자 유입 가능성 기대
불자 만들 적극적 포교 방안 요구
종교 삶 영향력 45%로 가장 낮아
정체성 약화로 이어질 우려도 많아

비종교인 2명 중 1명은 불교에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새로운 불자 유입 가능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한국불교에 대한 신뢰도와 사회적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면 종교가 삶에 미치는 영향과 자신의 종교에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천주교, 개신교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신도 이탈은 물론 응집력 약화로 이어져 불교계가 전체적인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리서치가 11월25~28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조사한 ‘2022 종교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불교에 대한 호감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7.4%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가톨릭은 43.0%,개신교는 22.8%라고 응답했다. 지난해 11월 조사 결과(50.4%)와 비교했을 때 비해 호감도가 소폭 하락했음에도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 종교는 3대 종교 중 불교가 가장 높았다. 또한 자기 종교에 대한 호감도도 68.2%로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가톨릭 65.5%, 개신교 64.5%로 불교보다 뒤처졌다.

이는 근래 불교계 내부에서 잡음이 발생하지 않는 등 전반적으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점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가시책에 적극적으로 동참, 선제적인 대응들이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또 최근 BTS 등 연예인들의 템플스테이 체험 또는 사찰을 찾는 행위 등이 전파를 타고 대중들에게 전해지면서 기존 불교가 가지고 있던 딱딱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탈피해 친숙하고 편안한 이미지로 각인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또 차별금지법 제정, 이태원 참사 등과 같은 사회문제에 불교계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대응하는 모습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종교에 대한 관심이 줄고, 불자가 감소하는 시점에서 이를 돌파할 적절한 포교 방안이 제시된다면 호감을 넘어 불자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종교 신자 호감도를 묻는 질문에도 47.0%가 불교신자에 호감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가톨릭 신자는 44.1%, 개신교 신자는 24.9%로 뒤를 이었다. 특히 자신이 믿는 종교별로 호감도를 살펴봤을 때도 불교신자 스스로 평가한 불자 호감도가 68.3%로 가톨릭(63.8%), 개신교(60.4%) 신자들에 비해 높게 집계됐다. ‘매우 긍정적’에 점수를 준 불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불교와 불자로서의 자긍심이 비교적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성직자 호감도 부분에서는 신부(45.5%), 스님(45.1%), 목사 (25.9%) 순으로 조사됐다. 신부의 경우 문재인 정권을 거치며 드라마나 영화에 ‘의로운’ 역할로 출연, 친숙하고 정의로운 종교인으로 등장하는 사례들이 영향을 줬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반해 목사는 성범죄, 횡령 및 탈세 등 범죄를 저지르거나 사회적 물의를 빚는 사례들로 호감도가 크게 깎인 것으로 보인다.

템플스테이 참여자가 스님과 차담을 하고 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템플스테이 참여자가 스님과 차담을 하고 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이번 설문 조사 결과는 불교계에 커다란 과제도 안겼다. 종교가 삶에 미치는 영향력을 묻는 질문에서 가톨릭 신자의 63.9%, 개신교 신자의 65%가 ‘긍정적’이라고 답한 반면 불교는 45.0%만이 동의했다. 불자의 절반은 불교가 자신을 변화시키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지 않고 삶에 있어 단지 하나의 문화로만 인지·향유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종교를 믿는 이유–소속감’ 문항에서도 ‘소속감을 느낀다’라고 응답한 비율도 62.0%로 가장 낮게 조사됐다. 가톨릭과 개신교는 각각 83.0%, 75.0%로 집계됐다. 이 같은 결과는 불자로서의 정체성 약화를 낳게 되고 결국 탈불교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안 모색이 절실해 보인다.

실제로 불교는 신도등록이 필수가 아니기 때문에 굳이 수계를 받지 않고도 절에 다닐 수 있다. 불교대학 입학도 마찬가지다. 그렇다 보니 기본 교리를 잘 모르는 불자들도 많을 수밖에 없다. 강제성이 없기에 누군가가 이끌어주지 않거나 단체에 소속돼 있지 않으면 신행활동을 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시간이 지나면 절을 찾는 발길 또한 뜸해진다. 불자들을 계속해서 절에 나오도록 하는 방편이 없다 보니 소속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예비신자 등록 후 교리교육과 미사에 필수로 참여한 뒤 신앙생활을 이끌어줄 대부모를 구해야 세례를 받을 수 있는 가톨릭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조계종 포교원 신도국장 윤성 스님은 “매주 사찰을 찾는 불자가 극히 드물고 특정한 날에만 절을 찾다”며 “이는 소속감이 낮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포교원은 소속감 강화를 위해 사찰 소식, 법문 스트리밍 기능이 담긴 모바일 신도증을 준비하고 있다”며 “새신도 안내교육 책자도 사찰로 배포해 불교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켜주고, 자연스레 신도등록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아 기자 kkkma@beopbo.com

[1661호 / 2022년 12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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