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병상의 아내에게 보내는 노시인의 노래

  • 출판
  • 입력 2022.12.12 14:23
  • 호수 1661
  • 댓글 0

간병일지
김종상 지음 / 대양미디어
158쪽 / 1만2000원

여든여섯 살 아내가 입원했다. 몸져 누운지 3년 만에 결국 병원으로 보냈다. 코로나19로 면회도 못하는 남편은 애가 끓었다. 평생 남편과 자식들만 살피던 아내다. 수술에, 검사에 시달리는 아내는 병실인지 집인지도 분간을 못 한다. 그 몽롱한 의식 속에서도 남편 걱정이다. ‘식사하고 내복 갈아입으라 한다’ 전화기 너머로 간병사가 전해주는 말에 남편은 또 가슴이 저민다.

‘간병일지’는 남편의 기록이다. 24시간 돌보던 아내를 병원으로 보내야 했던 남편은 아내의 빈 자리가 휑하다. 외롭고 안타까운 그 심정을 담담하게 시로 옮겼다. 

“여보, 나 세수하니. 상 차려요.”
벽을 향해 속으로 말해본다
목이 콱 막히며 눈물이 난다.
-‘아내의 빈자리’ 중에서

남편은 아내를 걱정하고, 후회하고, 그리워한다. 그리고 어머니도 떠올린다. 50여년 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빈 자리가 너무 커서 연작시를 썼다. 그 시에서 ‘어머니’를 ‘아내’로 바꾸어 부른다. 반세기 전 ‘어머니, 그 이름은’이라는 제목으로 시집을 내던 심정으로 ‘간병일지’를 펴냈다. 

1959년 등단한 시인이자 교육자로 교육 현장을 지켜왔다. 교과서에 실린 수 많은 동시의 작가이며 100여권 책을 낸 문단계 원로이자 한국불교아동문학회장을 역임한 신심 깊은 불자이기도 하다. 법명 조차 ‘불심’인 그의 시 속에는 신심 녹아든 불자의 세상보기가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61호 / 2022년 12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